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박사 레오 Nov 20. 2020

CEO 출신이 대통령을 하면 안 되는 이유

Photo by Markus Spiske on Unsplash


* 글을 시작하며..

본 글은 절대 정치적인 글이 아닙니다!!

특정 정치인을 겨냥하거나 비판하기 위한 글이 아님을 먼저 밝힙니다. 

한 역할을 담당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능력과 자질(즉, 역량)에 관한 내용일 뿐입니다. 

따라서 이 글이 특정인을 비판하거나 비난하는 근거가 되는 등의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 또한 절대 반대합니다! 


저는... 매우 은둔형의 평화주의자일 뿐입니다!^^




최근 미국 대통령 선거가 화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낙선을 하고 바이든이 새로운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습니다. 

물론 예상과 마찬가지로 쉽게 승복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업인, 그리고 CEO 출신이 대통령이나 시장 등 주요 행정수장에 도전하는 일들이 종종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얼마 전 유죄가 확정되어 다시 수감된 이OO 대통령이 있으며, 모그룹의 왕회장님께서 대권에 도전했다가 실패하신 경우도 있지요.  

결론부터 말하면 기업 CEO 출신이 대통령이 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현상은 아닙니다. 



1. 경영과 행정은 다른 능력을 요구한다.


기본적으로 CEO로서 탁월한 성과를 보이기 위한 능력과 한 나라 혹은 지역을 책임지는 행정가로서 요구되는 능력은 다릅니다. 


기업이란 기본적으로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모인 집단입니다. 

기업이 추구하는 것은 결국 조직의 이익이며, 이 이익을 극대화하여 모든 구성원들이 그 성과를 공유하는 이차적이고 목적적인 집단입니다.  

조직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조직을 구성하는 과정 방법 자체가 차별적입니다. 즉, 선발이라는 절차를 두어 조직에 부합한 인재만을 선별하여 조직에 합류시킵니다. 결국 조직의 요구나 특성에 부합하는 사람들끼리 모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은 조직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합심하고 뭉치지만 기본적으로는 경제적인 이억과 성공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와 같은 조직의 성과는 구성원을 만족을 위한 전제조건이 됩니다. 


반면 국가란 정치적 단위로서 영토, 국민, 주권을 가진 공동체입니다. 

공동체 및 그 구성원인 국민들의 필요나 요구에 따라 국가라는 공동체를 보호하고 유지하며, 그 구성원들의 만족과 평화를 지키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인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이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안정과 만족을 달성하는 것이 그 성과입니다.  

또한 이를 달성하는 과정마저도 공동체 구성원들의 요구를 반영해야 하며, 그들이 충분히 납득하고 수용할 수 있는 과정들을 거쳐야 합니다. 

경제적인 이익이 있다면 좋겠지만(즉, 부강하고 잘 사는 나라), 이것보다는 공동체의 기본적인 안위와 안정감이 더 큰 선결과제입니다. 

부강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일부 국민들의 권리나 안전을 위협 또는 침해하거나 그에 맞지 않는 국민들을 다른 나라로 전출(?) 시킬 수는 없습니다(기업으로 말하면 사표 혹은 해고 등).  



2. 의사결정의 방법이 다르다.


기업과 국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의사결정 방식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CEO나 경영자의 경우에는 본인의 직관적인 안목이 필요하며, 본인이 추구하는 방향에 맞추어 구성원들을 설득해 합심하여 공동의 성과를 만들어가는 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때로는 반대나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를 돌파하고 헤쳐나가 궁극적인 성과를 달성할 때 비로소 탁월한 CEO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의 삼성이 있는 이유도 선대 회장님께서 반도체나 전자전기 분야에 대한 탁월한 안목이 있으셨기 때문에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의 직관과 예상에 따라 뚝심 있게 사업을 추진했던 결과인 것입니다. 

또한 이를 추진하는 과정이 임기제인 대통령이나 행정가와는 달리 3대에 걸쳐 일관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기에 지금의 대성공이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경우에는 상이하고 복잡한 계층으로 구성되어 있어 그 요구나 입장조차도 다양한 국민들의 의견과 요구를 수렴하고 종합하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항상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때로는 투표를 하여 의견을 종합해 민심을 읽고 이를 고려한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물론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인 만족을 최대화하는 결정과 행동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절차 공정성(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이 적절했는가?)과 배분의 공정성(만족 자체가 균형적이고 공정하게 배분되어 향유할 수 있는지)이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대통령이나 시장 등 행정 수반의 성과입니다. 


이처럼 기업의 경우에는 CEO나 투자자 등 주요 인물들의 의사결정이 우선되고 조직 전체가 이 방향에 맞추어 행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 책임도 결과도 그들이 감당하면 되며, 만약 문제가 있거나 실패를 했다면 소위 잘리거나 혹은 아예 회사가 파산하는 결과를 보이기도 합니다. 

대신 성공하였을 경우에는 그 성과를 나누는 것도 편파적입니다. 

CEO의 급여나 투자자들의 이익은 무한정 늘어날 수도 있으나 구성원의 급여는 높은 인상률이나 인센티브 정도입니다. 

의사결정자들(CEO나 투자자들)이 가져가는 것에 비하면 작은 비율일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국가는 다릅니다. 

아무리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맞는다고 하더라도 "국민적 합의와 수용"이 없다면 문제가 됩니다. 

그리고 그 국민적 합의와 수용은 감정적이기도 하고, 비합리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꼭 나중에 문제가 됩니다. 

여당일 때 야당의 요구를 잘 경청하고 수용한 경우에는 나중에 정권이 바뀌더라도 소통과 관계를 유지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반면 기득권(즉 여당)이 되었다고 자기들 마음대로 운영하다가는 후일 야당으로 정권이 바뀌게 되면 그들이 이전에 무시했던 만큼 무시를 당하거나 혹은 보복을 받게 됩니다. 

가능한 한 모두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고 타협하고 조정하는 것이 정치인과 행정가의 필요 능력입니다. 



3. 일하는 방식이 다르다.


기업에서의 업무를 추진하는 것과 국가에서 국정을 수행하는 과정은 매우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기업은 '일사불란'을 선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어진 목표를 빠르게 달성하여 신속하게 최대한의 성과를 달성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소수의 핵심 의사결정자들이 보기에) 합리적이지 않은 주장이나 (의사결정자가 아닌) 소수의 의견은 무시당하기도 합니다. 

결국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더 우선적인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목표 설정, 빠른 실행, 성과 중심적 태도와 행동, 조직 이익의 관점 등이 기업 구성원의 핵심 역량이 됩니다. 


반면에 국가를 운영하고 국민들을 이끌어 가는 방법은 다릅니다. 

국민 중 어느 한 사람도 소홀함이 없고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행복하게 만족하도록 하는 것이 그 목적입니다. 

이 과정에서 빠른 실행과 완결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사회적 및 국민적 합의가 중요합니다.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이를 달성하고 사업을 추진해야 합니다. 

만약 이 절차를 무시하거나 소홀히 한다면, 아무리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후일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업 CEO 출신의 행정가들이 가지는 가장 큰 문제 중에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소위 기업에서 하던 대로 "밀어붙이기" 식 행정을 너무 남발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특히 대통령의 경우 나이가 60이 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동일한 방식으로 몇십 년을 일해왔기 때문에 이 패턴을 바꾸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제가 누구의, 어떤 업적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기업 CEO 출신들이 추진했던 국가적 과업들을 리뷰해 보신다면, 한국이나 미국이나 공통적으로 이와 같은 행동들이 문제가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환골탈태(換骨奪胎)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기업 CEO 출신의 정계 진출을 막아서 아예 원천적으로 이를 차단하면 되는 것일까요?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기업 CEO 출신들이 정치나 행정을 하면 안 된다는 얘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분들이 기업 경영과 행정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본인의 방식, 즉 기업에서 성공을 이끌었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고자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정치를 하는 방식으로 기업을 운영할 수는 없습니다. 

이는 몇몇 사회적 기업이나 공익을 위한 기업 등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거나 금방 망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찬가지로 기업을 운영하던 방식으로 국가를 경영하는 것 또한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국가적 번영이나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크게 성장하고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 내부적으로는 차별이 심화되고 집단 간의 대립과 반목이 증가하게 됩니다. 


대신에 국가 운영에 기업가 정신을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미래 비전을 수립하고 그에 따른 장기적인 KPI를 수립하여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실행과 성취를 쌓아나간다면 국가는 괄목할만한 성장과 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기업에서도 "구성원들의 안정과 만족"을 중시하는 것은 항상 도움이 됩니다. 

구성원들의 행복과 만족이 증가될수록 업무에 대한 몰입이 증가하고 성과도 향상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를 운영하는 것과 기업을 운영하는 것의 차이점을 분명하게 인식하여야 하며, 

특히 그 수장인 CEO나 대통령이 그에 따른 자신의 행동을 조절/관리/개선/발전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이와 같은 새로운 역할에 대한 환골탈태가 이루어져야만 한 것이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님^^) 기업 CEO 출신의 정치인이 계십니다. 

큰 회사의 수장으로서 성공적으로 그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이끄신 분입니다. 

이 분이 모-대도시의 시장으로 선출되셨습니다. 

그런데 그 도시는 문제가 많은 도시였습니다. 

도시가 비정상적으로 그리고 급격히 확대되면서 도로 사정이나 교통의 체계성이 너무 비효율적이었습니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그분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거슬렸겠지요. 


그래서 그분은 큰 결심을 합니다. 

몇십 년 동안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엉망이었으나 아무도 손을 못 대던 버스 노선을 다 뒤집어 버렸습니다. 

버스를 빨간색(광역 간 이동), 파란색(지역 간 이동), 연두색(지역 내 이동)으로 구분하고 중복노선을 없앴습니다. 

그리고 버스 준공영제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이익에만 집중하느라고 소홀히 여겨졌던 공공서비스 측면을 보완하였습니다. 

이에 더하여 (이 분이 건설사 출신이셨던 터라 눈에 상당히 거슬리셨는지) 시내 한가운데 자리 잡은 낡은 자동차 전용 고가도로를 철거해버렸습니다. 

게다가 단순한 철거 이상으로 아예 복개했던 것을 다 뜯어내고 아름다운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 결과 지저분하고 어둠 컴컴하고 매연이 가득했던 청계천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이상에서 언급한 예는 이분의 경영자적 관점에서의 접근법과 강한 실행/추진력이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냈던 예시입니다. 

물론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말도 많고 반대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두가 대체로?! 만족하는 성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하여 이분은 후일 대통령까지도 하셨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사례에서 이와 같은 방식의 문제점들을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보면서 아쉬운 점은 좀 더 정치나 행정을 하는데 필요한 능력들을 보완하였으면 좋았을 텐데.. 혹은 그와 같은 위험성을 인지하고 잘 대처했으면 좋았을 건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즉 어느 누구도, 그리고 법에서 정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통력이나 지역행정 수반으로 출마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선은 기업인 출신의 행정가들이 가지는 전형적인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려하고 투표를 해야만 됩니다. 

큰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해서, 그것이 곧 한 나라나 시를 잘 이끌 것이라고 보장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두 가지 역할은 기본적으로 필요역량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만약 출마하는 분이나 이를 선출하는 국민들이 이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고려가 없다면 우리는 매우 고통스럽고 힘든 시행착오를 거쳐야 합니다!




생활 속의 역량(능력) 모델링 시리즈

1. CEO 출신이 대통령을 하면 안되는 이유

2. 연애할 때는 좋았는데, 결혼하니 달라지는 이유

3. 면접 때의 좋은 인상이 입사 후에 달라지는 이유

4. 일은 잘하는데 싸가지 없이 행동하는 이유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이 서툰 당신에게... (부모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