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Gift Habeshaw on Unsplash
'ㅠㅠ 오빠가 먼저 날 괴롭혔단 말이야!! ㅠㅠ 왜 나만 혼내? ㅠㅠ'
'어, 너 엄마가 남 탓하는 거는 나쁜 거라고 했지? 네가 오빠를 안 건드렸으면 오빠가 널 왜 괴롭히니? 너는 잘못한 거 정말 없어?'
'맞아, 엄마! OO이가 먼저 나 놀리고 깐죽거렸어! 하지 말라고 하는데도 계속 까불었으니까 내가 그랬지!'
'너도 마찬가지야! 오빠가 되가지고 동생 하나 못 돌보고 그렇게 똑같이 하면 되겠어? 오빠가 되가지고 동생 탓이나 하고.. 둘 다 똑같아! 둘 다 가서 벽보고 반성해!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10분 동안 반성해!!'
일반적으로는 '남 탓'은 나쁜 것이며, '내 탓'을 하는 것은 성숙한(?!) 행동이라고 착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양육과정에서 부모들의 경우 어느 한쪽의 편을 들기보다는 각자 반성하고 변화를 만들어준다는 미명(?!) 하에 사실 여부에 상관없이 '내 문제'를 반추하도록 양육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중에서도 '사실이나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 자체를 '변명'이라 칭하면서 비난을 하거나 '자신의 행동 상 문제로 귀인'하도록 교육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흔히들 금지하는 항목이 '너 왜 변명하고 그래!' 혹은 '너는 왜 남 탓을 하고 그래!'라고 혼내는 것이 올바른 교육 방법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자칫하면 이와 같은 접근이 부모가 의도한 대로 '자신의 문제를 반추하고 반성하여, 개선되고 발전된 모습을 보임'과는 달리 '억울함과 분함'을 느끼게 되기도 합니다.
게다가 이와 같은 '내 탓' 혹은 '내 문제'로 귀인하는 경우들이 자주 발생하게 되면 이는 더 큰 부작용을 낳게 됩니다.
부모들이 부지불식 간에 사용하는 표현 중 가장 자녀를 고통스럽게 하는 말이 바로 '네가 문제야!'입니다.
이와 같은 표현은 상황적 문제의 궁극적인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물론 적정한 수준으로 혹은 실제 문제의 원인을 제공하였을 경우에는 이와 같은 접근을 취할 필요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과 다르게 혹은 지나치게 반복해서 이와 같은 표현을 습관적으로 사용하게 된다면 크나큰 심리적 상처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특히 이런 패턴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부모들의 경우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분들은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위하여 상당히 엄격한 자기 통제 및 관리가 습관화되어 있습니다.
또한 스스로가 '남 탓'을 하기보다는 '자기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여 결과적으로는 보다 나은 현재의 모습을 형성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부모들이 자녀들에게도 동일한 패턴으로 '자신의 문제'로 느끼도록 양육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접근이 아직 성숙하지 못하고 성장기에 있는 자녀들에게는 너무 가혹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하도록 하는 것의 가장 큰 문제는 모든 문제를 진짜 '자신의 문제'로만 생각하는 습관을 만들게 됩니다.
역으로 적절한 '남 탓'을 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혹은 '남 탓'을 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됩니다.
그런데 실제로 타인에게 문제가 있거나 타인이 문제의 원인을 제공한 경우라면 이는 큰 문제가 됩니다.
상황을 판단하고 사실을 고려하여 적절하게 '남 탓'과 '내 탓'을 구분하지 못하고 오롯이 '내 문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굳어지게 됩니다.
이와 같은 경우 본인 스스로가 필요 이상으로 심하게 괴롭고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는 문제를 제공하거나 원인이 되는 행동을 한 타인들이 받아야 하는 심리적인 고통이나 부정적 감정마저도 본인이 감당하는 부작용을 초래합니다.
필요 이상의 죄책감이나 자책하는 행동을 보이며, 이로 인하여 상대방이나 환경으로 가야 할 공격성이 나의 내부로 향하게 되어 심한 우울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고 고착화되는 경우 결과적으로 부정적인 자아상을 형성하고 자기 존중감이 떨어지는 문제를 보이게 됩니다.
왜냐하면 '나'라는 문제 투성이이며, 항상 사고를 치면서 문제를 유발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자기 존중감의 저하나 결여는 단순히 감정적인 문제들에 그치지 않고 세상 속에서의 행동이나 태도에도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위축되게 되거나 혹은 필요 이상으로 긴장감을 느끼게 되기도 합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아니야! 내가 안 그랬어!! 내 잘못 아니야!!!'라고 미리부터 책임회피를 하거나 혹은 너무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내 탓' 혹은 '자기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감정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우선은 자신에 대한 만족이 없습니다.
낮은 자기 존중감을 보이며 자신의 대부분의 행동이나 수행 상에서 문제점 중심의 부정 편향적 지각이 강해지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스스로에 대해서 생각할 때에도 긍정적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이나 문제 중심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패턴을 보이게 됩니다.
그러니 본인 스스로에 대한 만족이나 자긍심이 생기기 힘듭니다.
그 결과 행복감이나 즐거움 등과 같은 긍정적 정서를 경험하기도 힘듭니다.
행복이나 즐거움은 심리적인 에너지를 보충해주고 활력을 복원해주는 기능을 합니다.
그런데 행복감과 같은 긍정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결국은 침체된 감정적 상태가 지속되게 됩니다.
결국 심리적 에너지는 부정적인 에너지로 소모되며, 긍정적 에너지의 보충이 이루어지지 않아 소진되고 고갈되게 됩니다.
그래서 남에게 긍정적인 행동을 한 후에도 스스로 자긍심과 만족감보다는 혹시나 실수나 문제가 없었는지를 중심으로 보게 됩니다.
또한 긍정적인 행동을 한 후 타인들의 감사나 칭찬에 대해서도 어색하게 반응하거나 지나친 겸손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행동이 적절하고 타인에게 좋은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반복해서 제공하거나 당당하게 행동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즉, 나의 좋은 행동이나 장점을 장점이라 생각하지 못해 충분히 발현하거나 드러내지 못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OO님 고마워요~ 정말 이번에 큰 도움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OO님은 참 좋으신 분인 거 같아요~^^'
'아우 그런 말씀 마세요ㅠㅠ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에요 ㅠㅠ 혹시 불편하거나 문제가 있지는 않았는지 걱정이네요 ㅠㅠ 그리고 저 알고 보면 그렇게 좋은 사람도 아닙니다. 알고 나면 실망하실까 걱정이네요 ㅠㅠ'
'ㅎㅎ OO님은 겸손하기도 하셔라~ 진짜 도움되었고 감사해요! 정말 고마워요~'
'아우 아니라니까요! 누구라도 그렇게 해드렸을 거고 별로 큰 도움도 아니었고요.. 문제나 안 일으킨 것만 해도 다행인 것 같습니다 ㅠㅠ 누가 되지 않았으면 다행이죠..ㅠㅠ'
'..... 네.. 그럼 큰 도움 안된 걸로 할게요.. 혹시 제가 싫으세요? 제가 뭘 잘못했나요?'
'거 봐요ㅠㅠ 제가 결국 기분 상하게 해드렸나 보네요..ㅠㅠ 제가 원래 좀 그래요 ㅠㅠ 제가 좋은 사람 아니라고 말씀드렸잖아요 ㅠㅠ'
'내 탓' 혹은 '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비록 안 좋은 면이라도 자신의 모습에 직면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또한 '자신의 문제'를 개선하고 변화시키고자 하는 성장 욕구와 발전하고 나아지고자 하는 태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다만 이와 같은 패턴이 너무 편향되어 있거나 혹은 너무 심하면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경우 자신의 패턴이 가지는 긍정적인 측면에 대해서 충분한 확신과 균형적 시각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과도한 자기비판과 지나치게 엄격한 자아 성찰은 내 마음과 감정을 다치게 합니다.
적절하게 나의 마음과 감정을 반드시 보호하고 치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이와 같은 내적인 보호와 치유가 일어난다면 아마도 보다 좋은 마음으로, 그리고 더 적극적이고 당당하게,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똑같은 상황과 대화라 하더라도 다르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본인도 더욱 행복하고 타인도 즐겁게 할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이 얘기하면 어떨까요?
'OO님 고마워요~ 정말 이번에 큰 도움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OO님은 참 좋으신 분인 거 같아요~^^'
'아 도움이 되셨어요? 다행이네요!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혹시 불편하거나 문제가 있지는 않았는지 걱정이네요 ㅠㅠ 게다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주시니 더욱 감사합니다! 알고 보면 그렇게 좋은 사람까지는 아닌데~ ㅎㅎㅎ'
'ㅎㅎ OO님은 겸손하기도 하셔라~ 진짜 도움되었고 감사해요! 정말 고마워요~'
'아우 아닙니다! 이렇게 감사해주시고 좋은 말씀 주시니 앞으로도 더 많이 도와드려야겠네요!!^^ 아무튼 좋은 피드백 감사드립니다!!^^(흠.. 도움되었다니 다행이네~ 휴.. 문제가 없었다니 더 다행이네!^^ 그래 그냥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아~ 오늘 기분 최고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