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부르는 호칭은 다양합니다.
박사님, 대표님, 선생님, 강사님...
(아직도 사업가 마인드가 부족한지라) 사장님이라는 표현이 아직도 매우 어색한 것을 제외하면 크게 문제 되거나 불편한 호칭은 없으나, 그래도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것이 제일 편하기는 한 것 같습니다.
다양한 호칭만큼 하는 일도 다양합니다.
오늘의 일정만 봐도..
오전에는 제가 모든 임원들의 리더십 교육과 코칭을 담당하는 모-고객사와 향후 조직 역량 개발 및 조직 활성화를 위한 미팅을 합니다.
오후에는 안타깝게도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한 고객사의 피해자분이 오셔서, 심층 심리검사와 피해자 상담을 하십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AI 기반 스타트업 회사와 함께 진행하는 콜센터와 영업사원들을 위한 업무능력 향상과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의 세부 프로세스 미팅을 준비해야 합니다.
모든 공식적인 일정이 끝나고 혼자서 집중할 수 있는 한밤중(?!)이 되면 제가 구상하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들의 심리적 지원과 심리학적 솔루션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스타트업 창업 제안서를 보완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도 제 직업이 정말 헷갈립니다.
한 회사의 사장님인가? 상담 선생님인가? 좀 더 심층적인 심리 치료자인가? 연구개발자인가? 교육 강사인가? 아니면 스타트업 창업 준비자인가?
나쁘게 보면 참 잡스럽게 이것저것 하면서 하나도 제대로 못한다 싶은 자책과 반성을 하기도 하고,
좋게 보면 엄청난 유연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역할들을 감당하고 있구나 싶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저는 시간이 항상 모자랍니다.
할 일은 엄청나게 많으며, 다양한 업무 내용도 제가 직접 해야 하는 일이 대부분이고,
그러면서도 새롭고 재미있어 보이는 아이템이 나오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브레인 스토밍 한답시고 자료 조사와 프로세스 구상도 하려니 항상 머릿속은 복잡하고 바쁩니다.
그래서 제 머릿속에는 일과 관련해서는 한 10칸에서 20칸 정도의 방들이 나누어져 있는 느낌이며,
각 방을 바쁘게 돌아다니는 제 모습을 떠올리곤 합니다.
이런 와중에 제가 일하는 시간을 제대로 따져보니 주 100시간도 넘는 것 같습니다.
하루에 먹고 자고 기본적인 위생관리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을 하며, 주말의 경우에도 밀렸던 업무를 하거나 정신없는 일정 때문에 하지 못했던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업무들을 주로 하게 됩니다.
게다가 이 정도 되면 꿈에서도 업무와 관련된 꿈을 꾸는 경우들까지도 발생합니다ㅠㅠ
일주일에 100시간을 일하려면 하루에 14.28571429시간을 일해야 합니다.
제가 오늘 5시 반에 일어나서 6시에 집에서 출발하여 7시경 회사에 도착하고,
저녁 10시나 11시까지 일한다고 치고 식사 등과 같은 생존을 위한 시간을 제외하면 얼추 맞을 것 같습니다.
근데...
이게 어디 사람 사는 겁니까?!ㅠㅠ
얼마 전 모 대선주자께서 주 52시간 제도를 비판하면서 120시간 까지도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본인이 원하는 경우 혹은 120시간 일한 후 그만큼 쉴 수 있도록 하자는 전제를 달기는 했습니다.
게다가 아마 본인이 하셨던 이전 업무와 조직 분위기 상 당사자께서는 정말로 일주일에 120시간 이상 일했던 적도 있을 것입니다.
저도 생각해보면 병원 수련생 시절, 잠자고 위생 관리하는 시간 하루 5시간 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일하면서 병원에서 120시간 넘게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추억이 있기도 합니다.
물론 주 52시간 제도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로 인해서 어떤 직장인들은 수입이 줄어서 투잡을 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며, 크런치 모드라는 것이 지금도 존재하는 IT업계나 게임업계, 혹은 엄청나게 일을 해서 비즈니스를 만들어내야 하는 절박한 스타트업 등에서는 불만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주 52시간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정한 것은 기본적으로 사람의 생존권과 마음건강 보호 차원에서의 최저 기준인 것입니다.
만약 이와 같은 가이드라인이 없다면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번아웃이 발생하기도 하며,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에 심하게 손상이 오는 경우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
특히 주 120시간씩 한 달 간만 일해도 엄청난 스트레스와 긴장감으로 인하여 몸과 마음이 망가져버리고 말 것입니다.
게다가 이와 같은 근무시간 자체를 본인의 희망에 따라서 완벽하게 선택할 수 있다고 하면 그나마 괜찮을 것이며, 수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로자의 의지와 선택과는 상관없이 상사나 사용자의 일방적인 요구나 강제에 의거하여 주 120시간을 일하게 한다는 것은 심각한 폭력이자 착취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일반인들의 현실을 진지하게 공감하거나 경험하지 못하였으며, 자신의 예전 경험에 기초해서 현실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스스로 꼰대임을 증명하는 정치인 분들의 비현실적인 탁상공론에 대해서는 그냥 견성견성(단순 오자일 뿐임! 다른 의미 없음!!^^) 듣고 넘겨버리고 맙니다.
오직 저의 걱정은 저의 고객이자 내담자이신 CEO나 임원분들, 그리고 직장에서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는 일반 직장인 분들께 부정적인 영향이나 결과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큰 영향력을 가지신 저명하신 분들이 별생각 없이 말씀하신 표현들로 인하여 주 100시간 이상의 노동을 하는 것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당연하게 생각하여 근로자의 기본적인 심리적 안전과 보호에 소홀하게 여기는 일이 생기지 않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또한 직장인들의 경우에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일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지게 되어 지나치게 본인을 혹사하거나 과도한 스트레스나 긴장감으로 인한 자기 파괴적 직장생활을 하지 않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많은 분들이 저에게 묻습니다.
'선생님(대표님, 박사님 등등등)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세요?'
상담 선생님이나 코치들은 자기감정관리 및 스트레스 해결을 어떻게 하는지가 그렇게 궁금하신 것 같습니다^^
그럴 때 저는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제가 말씀드렸던 그 방법들을 똑같이 저도 사용합니다!'라고!
즉 코칭이나 교육 시에 제가 말씀드리는 방법들 모두를 저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업무 상 스트레스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요소들 중 대표적인 2가지가 바로 '통제 가능성(controllability)'과 '예측 가능성(predictability)'입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통제감(Sense of Control)'을 가지는 경우 주관적인 스트레스가 감소하게 되며, 결과나 성과에 대한 성취감은 높아지게 됩니다.
그래서 양적으로는 일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은 CEO나 임원, 혹은 고위 리더들의 주관적인 스트레스보다 일반 직장인이나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으며, 상사의 지시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라고 느끼는 막내 직장인들의 주관적인 스트레스가 더 높은 것입니다.
또한 주요 의사결정을 실행하고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상황이나 업무를 조직화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어 상황에 대한 예측과 예상이 가능한 상사들보다 상사의 결정에 의거해서 예측하지 못했던 업무나 상황에 노출되기 쉬운 일반 직장인들의 스트레스가 높은 것입니다.
저의 경우 동네 구멍가게보다도 작은 회사이기는 하나 CEO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주요 의사결정을 제가 하는 '통제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의사 결정한 바에 따라서 상황에 대한 '예측 정확도'가 높은 편입니다.
더불어 고객분들의 (제가 생각하던 바와는 다르거나 잘못된)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왜 저렇게 하지?'라는 생각을 절대로 하지 않으며, 'Yes!'라고 답하면서 '통제할 수 없었음'으로 인한 불편감을 최소화하려고 하며,
고객사의 의사결정에 따라 스케줄링이나 상황에 대한 예측을 신속하게 변경하고 다른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마치 이전부터 계획된 일인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여 '예측하기 어려웠던 일이 발생'하여 생기는 스트레스 역시 최소화하려고 합니다.
저도 이런 방식들을 모두 사용하여 그래도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기'를 실천하려고 몸부림을 친답니다!!^^
이런 몸부림은 저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닐 것 같습니다.
지금 출근을 준비하거나 출근 중인 모든 직장인들에게도 해당할 것입니다.
그래도 통제감을 가지고 있으며, 높은 예측 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 CEO나 고위급 리더분들의 경우에는 자신이 주관적인 스트레스를 덜 경험할 수 있는 자리에 오르기까지 열심히 노력한 스스로를 칭찬하시면서 발걸음을 옮기시기 바랍니다.
동시에 직원들이 가능한 한 최대한 '통제감'을 가질 수 있도록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구체적이고 명확한 '업무 위임'을 해주어 그분들의 '통제감'을 높여줌과 더불어 앞으로 진행될 상황에 대해 적극 공지하고 소통함으로써 직원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좋은 성과나 결과가 나왔다면 스스로의 성취에 대하여 큰 만족감을 가짐과 동시에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되기까지 노력해준 직원들에게 그 공을 돌림으로서 직원들과 성취감을 나누시면 더욱 좋습니다.
본인이 선택하고 원하여 지원서를 제출하였고 본인이 열심히 노력하고 성실하게 입사 과정을 거쳐 합격한 회사로 출근하는 직장인 분들은 본인의 선택에 만족하고 책임지겠다는 '자기 통제감'을 가지시면서 출근하셨으면 합니다.
또한 아직은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다!'라는 합리적인 예측을 하면서 '예측 불가능성'과 관련된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지신다면 더 좋을 것입니다.
혹시라도 예상치 못한 업무로 인하여 스트레스가 발생하더라도 '서러우니 빨리 상사가 되어야지!'라는 본인의 '통제감'으로 이를 대처하신다면 아마도 자기 성장과 자기 계발을 위해 좀 더 노력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오늘 하루를 무사하게 출근하고 퇴근하는 것에 대해서도 하나의 작은 성취를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긍정적이고 건강한 마음가짐을 가지심과 동시에 업무 시간 중 했던 성과가 나름대로 큰 의미와 가치가 있었다는 (조금은 과도해도 되는) '의미 확대' 및 '건강한 자부심'으로 가벼운 퇴근길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최근 업무 증가로 인하여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속도가 현저히 늦어졌습니다 ㅠㅠ
그래도 아침 일찍 출근하여 가벼운(?) 글 하나 올렸다는 성취감으로 본격적으로 하루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또한 정체성이 모호하고 일 벌이기를 좋아하여 '예측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대표와 함께 일하느라 맘고생 및 몸고생이 가득한 저희 직원들에게 깊은 감사와 미안함을 표현하면서 직원들을 위해서라도 좀 더 열심히 해보자는 사장님 마인드를 좀 더 굳게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적어도 이 글을 보신 분들 중 몇 분이라도 '그래! 맞네! 내가 선택한 일이지!'라고 생각하면서 조금이라도 가볍고 유쾌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시게 되지 않을까라는 약간의 과대망상적 생각으로 좀 더 유쾌하게 하루를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저를 믿고 따라주시는 우리 직원들, 저를 신뢰해주시는 고객분들과 내담자분들, 그리고 이 글을 끝까지 진지하게 읽어주신 제 구독자분들, 모두에게 깊은 감사와 존중을 보냅니다!
여러분들 모두 좀 더 행복하고 보람찬 하루를 보내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