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박사 레오 Jul 08. 2021

한국OO대학교 교수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Photo by Jon Tyson on Unsplash



7월 1일과 2일 양일간 모-리조트에서 한국OO대학교 교수님들을 모시고 교직원 상담역량강화 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물론 모든 학교의 모든 선생님들께서 학생들에게 진심을 다하시기는 하십시다. 

그런데 (공개적으로는 밝히기 어려운) 여러 가지 이유로 이번 교육이 많이 특별히 느껴졌으며, 전문가로서 나름대로의 보람과 뿌듯함도 느껴졌습니다. 


이틀 동안 열심히 강의를 들어주신 여러 교수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 교육의 여운과 못다 한 얘기들을 모아 몇 자 글 적어 올립니다^^



1. 우선은 죄송합니다 ㅠㅠ


Photo by Isabella and Zsa Fischer on Unsplash


막상 글을 시작하려고 보니 우선은 죄송한 마음부터 먼저 듭니다. 


강사의 기본적인 의무와 책임이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여 부여된 강의 내용을 잘 전달했어야 되는데, 어떤 이유에서라도 주어진 시간에 내용을 다 전달해 드리지 못하고 끝부분을 제대로 설명 못 드린 점 우선 사과드립니다. 


또한 성격 유형 설명 중 나름대로는 유머러스하게 내용을 전달하고자 했던 표현들의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몇몇 교수님들께 불편함을 드린 점에 대해서는 다시금 진지하게 사과드립니다. 혹시라도 아직도 마음이 안 풀리시거나 불편한 점 남아있다면 언제든지 풀리실 때까지 진지하게 반복해서 사과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금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시간 상의 한계나 충분한 정보가 부족한 점도 없지 않았으나, 몇 분의 교수님들께서 질문하신 학생들을 지도하시는 현장에서 겪은 진지한 고민들에 대해서 '어쩔 수 없다!'라고 답변드렸던 점 또한 계속 마음에 남습니다. 시간이 좀 넉넉하고 교수님들의 상황 설명도 충분히 들을 여유가 되었다면 더욱 최적화된 조언을 드릴 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후일 또 좋은 기회에 뵙는다면 그때는 좀 더 진지하고 깊이 있게 최적화된 상의와 조언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 학생들을 걱정하고 배려하시는 그 마음에 큰 존경을 보냅니다 


Photo by Jan Kopřiva on Unsplash


개인적으로는 이번 교육이 최고로 힘들었던 교육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강사가 쉴 틈이 없었습니다^^

쉬는 시간은 물론이고 저녁 후 늦은 시간까지 교수님들의 진지한 학생 이슈 상담을 거절할 수가 없었으며, 

나름대로 진지하게 상담을 해드리느라 거의 쉴새가 없었던 교육이었습니다. 

이런 저의 피곤함과 힘듦이 소중한 기쁨과 즐거움으로 다가왔던 시간이었습니다. 


게다가 좀 더 구체적으로 교수님들을 존경하게 된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첫째, 학생들에 대한 지속적이고 면밀한 관찰이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세세한 특징까지도 정확하게 파악하시고 언급하시는데 제가 깜짝 놀랄 정도였습니다. 


둘째, 학생들에 대한 관찰이 장기적이고 지속적이었습니다. 

단편적으로 '이러이러한 친구가 있는데' 정도가 아니라 입학 후부터 지금까지의 행동 관찰 내용과 그동안의 변화 모습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시는 부분에 감탄할 정도였습니다. 


셋째, 다양하고 객관적인 해석과 고려 접근이었습니다. 

학생들의 행동에 대해서 단정하거나 쉽게 판단하지 않으시고, 다양한 측면에서의 가능성을 고려하셔서 일부의 경우에는 불필요하게 스트레스를 받으실 정도로 여러 가지 측면들을 동시적으로 고려하고 계셨습니다.  


넷째, 본인들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 감동하였습니다. 

자신이 했던 과거의 행동이 적절했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좋을지, 그리고 자신의 행동이 학생에 미치는 영향과 부정적인 측면은 없는지에 대해서 고려하시는 모습이 너무 진지하여서 깊은 감동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이 정도의 교수님들에게 지도와 돌봄을 받는 학생들은 정말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진지하게 한계를 받아들이고 인정하시기 바랍니다. 


Photo by Ben White on Unsplash


그런데 역으로 생각해보면, 이와 같은 본인의 역할이나 책임에 대해서 과도하게 느끼게 되는 것은 안 좋을 수도 있습니다. 


첫째, 교수님들을 쉽게 지치고 힘들게 만듭니다. 

왜냐하면 본인들이 감당하시기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교수님들은 교육자이지 심리 치료자는 아닙니다!


둘째, 교수님들의 마음이 다칩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도와줄 수 없음이나 과도한 개입으로 인한 좌절 등이 쌓여서 본인들의 마음을 다치는 일이 많아지게 됩니다. 

교수님들은 교육자이지 심리 치료자처럼 치료 과정에서 다치는 마음을 치유하는 자가 치유 훈련을 받으신 분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셋째, 학생들에게도 부정적일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교수님께 의지하는 것 자체는 어느 정도 바람직하나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혹은 자신의 심리적 아픔을 치유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추후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도한 의존이나 과한 기대는 나중에 실망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상처를 보듬어주고자 했던 노력들이 오히려 더 상처를 주게 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합니다. 


그래서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ㅠㅠ' 혹은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ㅠㅠ'라는 말에 크게 위로가 된다는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동안 혼자서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심리 치료자의 경우에도 정확하게 자신의 능력 수준과 치료적 범위를 인지하고 자신이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이 되면 더 적합한 치료자에게 치료받기를 권하는 것이 윤리입니다. 

교수님들의 마음은 백번 존경하나 본인의 한계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 또한 필요합니다!



4. 지혜롭게 학생들의 마음을 도와주기 위한 원칙들


Photo by Toa Heftiba on Unsplash

강의 중에, 그리고 개별적인 상의 중에 말씀드렸지만 교수님들을 위한 학생상담 가이드를 몇 가지 확인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학생 상담지도에도 구조화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대면 심리상담은 45분이나 50분을 진행하며, 늦으면 늦은 시간은 뺍니다. 

만약 공식적인 상담(입학생 개별 상담 혹은 학기별 필수 상담 등)이 아니라면 30분 이내 1일 전 예약을 원칙을 정하는 등 학생 상담을 구조화하시기 바랍니다(예시임!). 

그래야 교수님들의 생활이 방해받지 않으며, 학생들도 이에 맞추는 훈련을 하게 됩니다. 


2) 적절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이 힘들고 약해져 있을 때 누군가가 나를 돌보아준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큰 만족과 기쁨입니다. 

그런데 사람이라는 것이 욕심이 있기 때문에 더 큰 것을 바라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러다 보면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의존(?) 관계가 되기도 합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적절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학생들을 도와줄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시고 학생과의 관계에 적용하시기 바랍니다. 


3) 연구실 외에서의 상담은 자제하시기 바랍니다. 

기본적으로 교수와 학생 간의 관계는 배움이라는 목적으로 맺어진 관계입니다. 

그리고 이 관계의 대부분은 강의실에서 발생합니다. 

그리고 이 목적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기 위하여 학생상담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능한 한 학교 내에서, 특히 교수님의 연구소 내로 한정 짓는 것이 좋습니다. 

교수 연구실 이외의 상담이 잦아지면 심리적 거리가 무너지거나 학생에 대한 관여가 선을 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상담은 상담, 강의는 강의, 연구는 연구입니다. 

이는 두 가지 차원을 의미하는데, 하나는 교수님들의 역할에 대한 정의와 다른 하나는 교수님들의 회복탄력성입니다. 

교수님들의 역할과 관련하여 메인이 되는 것과 부수적인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그에 상응하는 비중을 맞추시는 것이 좋습니다. 

즉 교수님들의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역할은 학생들에 대한 지식과 정보 학습입니다. 

학생 상담은 이를 위한 기초가 되는 작업이거나 혹은 이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그래서 충분한 회복탄력성을 가지셔서 상담으로 인한 심리적 영향이 다른 영역에 불필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본업이 아닌 상담을 진지하게 해주는 것은 교수님들께 매우 힘든 일이 맞습니다. 

상담을 마쳤을 때에는 빨리 그 상태나 혹은 상담으로 인한 후유증에서 벗어나도록 연습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실 수 있습니다. 


5) 학생 상담센터와 협력하시기 바랍니다. 

솔직히 저야 교수님들 입장에서는 뜨내기? 전문가일 뿐입니다. 

1박 2일 교육과정을 담당하고, 조언을 했지만 책임지지는 않으며, 장기적 관점에서의 체계적인 조언이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드리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교내에도 있습니다!!!!!!

바로 학생 상담센터 선생님이십니다. 

만약 좀 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면 학생 상담센터 교수님들과의 협력 관계를 만들어 유지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5. 어린 시절 명절에 대한 기억들...


Photo by dylan nolte on Unsplash


(강의 중에도 말씀드렸지만) 저희 집안은 교육자 집안이며, 저희 아버지께서는 교직에만 30년을 넘게 계셨습니다. 

그런데 어린 시절 명절 때가 되면 아버지의 제자라는 분들이 찾아오시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외견 상으로 보면 같이 나이 먹어가는 똑같은 어른들인 것 같았는데, 제자들이 아버지께 절을 하면서 엉엉 울면서 감사하다는 얘기를 하는 장면을 자주 보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예전 어려웠던 시절 등록금이 없어서 학교를 그만두어야 하는 사정이 있었던 제자를 두고 볼 수만은 없었던 저희 아버지께서 등록금이나 여러 가지 도움을 받았던 제자들이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제가 했던 생각은 '아.. 사람들은 저렇게 몇 년, 혹은 몇십 년 후에 감사를 표하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더 나이가 많아지고 현실을 알게 된 후에는 '아.. 사람들이 도움을 받았다고 다 감사하러 오는 것은 아니구나! 그래도 와서 절하면서 감사 인사를 하는 사람들이 특별한 사람들이구나!'라는 깨달음도 얻었습니다. 

이처럼 사람을 키우고 육성하는 것은 즉각적인 반응이나 보상을 바라고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감사 인사가 없더라도 '내가 내 할 일을 다해야지!'라는 것이 바로 사람을 키우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하여 교직이 사명감이 꼭 필요한 직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사명감을 이번 교육에서 여러 교수님들에게 확인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강의한 단편적인 내용들이 참 작아 보이면서 강의를 했던 제가 오히려 교수님들께 더 큰 배움과 깨달음을 얻게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이런 저의 왠지 마음속이 가득 차 오르는 듯한 느낌을 교수님들께 전달하기 위하여 이 글을 씁니다!

한국OO대학교 교수님들께 다시금 진지하고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여러분들의 학생들의 성장과 발전(그들이 깨닫고 감사할지는 모르겠지만^^)에 큰 도움될 것임에 틀림없다고 말씀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새벽 6시 고속도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