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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2월 마지막 날의 마지막 출근
어느덧 12월 마지막 날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일찍 사무실에 출근을 했습니다.
굳이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올해 안에 꼭 마무리해야 하는 몇 가지 일들이 있어 저절로 일찍 깨게 되었습니다.
오늘 여러분은 출근은 하시나요?
아니면 이미 업무를 모두 종결하시고 여행을 떠나시나요?
어떤 분들은 아예 크리스마스에 이어 한주 내내 휴가를 내시거나 회사 전체가 쉬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각자 나름대로의 상황에서 의미 있는 2021년 마지막 날을 보내고 계실 것입니다.
그리고 오후가 되면, 그리고 저녁이 되면, 그리고... 온라인으로만 중계한다고 하는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우리 모두는 아주 공평하게 21년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2. 오늘의 해가 떴으며, 오늘의 해는 질 것이다
오늘도 다른 날과 전혀 다름없이 해는 떴습니다.
아마도 저녁이 되면 다른 날과 전혀 다름없이 해가 지겠지요?!
그리고 물리적 차원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는 밤이 올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의 아침을 맞이하고, 오늘 저무는 해를 보는 마음은 남다를 것입니다.
왜냐하면 일 년의 마지막 날이기 때문이겠죠!
자연현상으로만 보면 아무런 다를 것이 없겠지만, 그에 대해서 의미를 부여하고 생각하며 그 안에서 느껴지는 우리의 감정은 다를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과 같은 한해 마지막 날, 그리고 2022년도 새해 첫날은 더 많은 생각과 감정으로 가득 찰 것입니다.
때로는 알고 보면 다르지도 않은 날 괜히 의미 부여하고 그러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심리적 차원에서는 크게 다른 의미의 해가 떴으며, 너무도 아쉬운 해가 질 것입니다.
3. 당뇨를 얻다
제가 내담자분들이나 고객분들께 가장 자주 드리는 말씀이 '그러게 평상시에 마음건강관리를 하셔야죠!', 또는 '왜 이제 오셨어요ㅠㅠ 일찍 오시지?! ㅠㅠ 그동안 얼마나 힘드셨어요? ㅠㅠ'일 것입니다.
평상시에 마음건강관리를 했으면 지금처럼 우울해지지는 않았을 것인데....
만약 조금 일찍 오셨더라면 지금처럼 증상이 심해지거나 오랜 기간 동안 힘들지 않았어도 될 텐데 라는 아쉬움에 하는 애정 어린 구박(?!) 정도라고 보시면 될 듯합니다.
그러던 제가...................
실질적인 사장님이나 다름없는 저희 회사 넘버 2의 윽박에 가까운 강압에 못 이겨 엄청나게 바쁜 와중에 건강검진을 받으러 다녀왔습니다.
그때, 의사 선생님이 하시던 말씀.. '왜 이제 오셨어요? 작년부터 안 좋았네! 증상이 있었을 건데? 몸이 안 아팠어요?? 더 늦게 왔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그 순간 지난 한 해, 특히 하반기에 겪었던 몸의 변화가 다 증상이었구나를 깨달았습니다.. ㅠㅠ
평소에도 긴장하고 일할 때 콜라로 밤을 지새우던 제가 하루에 10캔의 콜라를 먹을 때부터 이상했다는 것을 알았어야 했으며, 이전과는 명백히 다르게 갈증이 많이 나고 집에 가서 쓰러지듯이 잠들어 버리는 모습이 신체적 문제에 의한 증상이 맞았구나 라는 생각을 뒤늦게 하였습니다.
그때, 제 애정 어린 구박(?!)을 받으시던 고객분들과 내담자분들의 심정이 이런 거였겠구나 라는 공감이 밀려왔습니다.
4. 날씬함(?!)과 젊음(?!^^*)을 얻다
21년 하반기에 제 체중이 무려 15 kg이나 빠졌습니다.
한편 보면 피골이 상접하다는 말이 딱 맞을 정도였으나 옷으로 가릴 부분은 가려서 그런지 그렇게 티는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체중이 현저하게 감소하고 나니 살이 너무 빠진 것에 대한 걱정과 더불어 '박사님~ 근데 살이 빠지시니까 더 젋어보이세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물론 살 빠진 저를 보고 '아프리카의 기아에 허덕이는 난민 같아요!'라고 냉정하고 객관적인 팩트를 말씀하시지는 않겠지요!^^
좋게 표현해서 긍정적으로 피드백 주시고자 하는 노력이 묻어나 있는 것인지는 알지만... 어찌 되었건 들어서 기분 좋으면 된 거 아닐까요?
게다가 평소에도 워낙 몸무게가 잘 늘지는 않는 반면 빠질 때는 쉽게 빠지고, 체중이 늘어나면 움직임이 둔해지는 것 같아 불편함을 느끼는 편인 저로서는 날씬해짐(?!)으로 인한 몸의 가벼움이 아주 좋았습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 기회에 건강에 대한 관심과 관리 필요성을 처절하게 느끼고 몸상태를 적극적으로 체크하는 관리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당뇨라고는 하지만 왜 그런 결과가 나오게 되었는지 역추적 과정을 통해서 금방 이해가 되었으며, 이제야 몸이 망가진 증상이 나타난 것이 신기하다고 타박을 할 정도로 몸 관리를 못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제가 몸에 좋은 것도 챙겨 먹고, 괸 리도 하고, 운동도 규칙적으로 해야겠다!(라고 아직은 결심만 하고!)고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5. 되돌아 봄이 소중한 이유
이처럼 한 해를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것은 항상 중요합니다.
특히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똑같은 해가 뜨고 비슷한 시간에 해가 지지만 마음은 복잡하고 요동치기 때문입니다.
보통 새해 첫 출근 날이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출근하며 책상을 정리합니다.
버릴 것은 버리고 새롭게 정리된 책상에 앉아 '올해도 열심히 해보자!'라는 결심을 다지면서 한 해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은 다 의미가 있으며, 비록 (작심)삼일이라도 업무에 대한 집중력이나 효율성이 올라갈 것입니다.
하지만 심리적인 것은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리가 된 것인지 아닌지도 불명확합니다.
그로 인해 우리는 덜 정리되거나 덜 마무리한 채로 한해를 끝내며, 애매한 상황에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실수를 하기 쉽습니다.
6. 2021년 12월 31일 마지막 상담
2021년도의 제 마지막 상담은 저녁 8시입니다.
아마도 상담 내용이 복잡하고 어려운지라 저녁 10시 정도는 되어야 끝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오후에도 두 시간 예정의 상담이 예약되어 있습니다.
두 분 모두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상담을 요청하신 경우입니다.
한 분은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인하여 회사를 퇴사하기로 결심하신 분이십니다.
또 다른 분은 원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상담을 요청하셨으나 내용을 듣다 보니 성희롱 문제와 2차 가해 문제가 함께 관여된 경우라서 시간이 오래 걸릴 예정입니다.
이분들을 포함하여 이번 주에만 직장 내 괴롭힘 관련된 상담만 7-8건 하게 되었습니다.
연말에 바쁜 일정 속에서도 무리하게라도 일정을 잡은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이 분들이 겪었던 심리적인 아픔과 어려움을 21년도에 다 털어내고 그래도 행복하고 즐거운 상태로, 적어도 눈물 날 정도의 고통과 힘든 마음을 가지고 올해를 마무리하는 비극(?)을 피해드리기 위해서입니다.
7. 21년을 보내며 다 털어내고 갑시다
아마도 이 분들의 크리스마스 연휴는 지옥 같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남들은 다 웃고 즐거운 것 같으며, 행복한 사람들만 가득하다고 느껴지는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나의 심리적인 아픔은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밤 또다시 새해를 맞이 하는 카운트다운을 하면서 행복하게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서 일주일 사이에 두 번이나 군중 속의 고독과 아픔을 느끼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는 지나갔지만 그래도 연말연시는 고통 속에서 보내지 않으시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꼭 올해가 끝나기 전에 상담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도 어제 뵈었던 어떤 분은 상담을 끝내면서 엄지 척을 하며 손가락 하트를 무려 5번이나 날리고 가시면서 울음 반, 웃음 반 섞인 채로 '박사님도 행복한 연말 되세요~'라고 말씀주시며 가셨습니다! (워낙 젊으신 MZ세대에 해당하시는 분이라서 감정 표현도... 정말.... ^^*)
아마도 그분은 어제 오랜만에 숙면을 취하셨을 것이며, 오늘 눈을 떴을 때에 왠지 다른 느낌으로 하루를 시작했을 것이고, 오랜만에 활기차고 유쾌한 연말을 즐기고 계시지 않을까요?
여러분들은 2021년은 어떠셨습니까?
오늘의 지는 해에 모든 원망과 아쉬움을 담아 날려버리시고 홀가분하게 저녁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어둡고 아픈 감정을 비워내고 내일부터 싹 비워진 마음의 공간에 새로운 즐거움과 활기를 채우시면 어떨까요?
8. 오늘과 2021년을 보내는 3가지 마음가짐
오늘 하루는 스스로를 칭찬하고 위로하는데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이미 지나간 세월 후회한다고 바뀌지도 않으며, 정신없는 연말연시에 생각을 한다고 해도 잘 되지도 않으며, 감정에 치우친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냥 복잡한 생각을 하지 말고 어려운 시기에 한해를 잘 버틴 스스로에 대해서 '수고했고, 고생했으며, 잘했다!!!!'라는 생각에만 집중하세요!
두 번째 2021년 이룬 것들을 회상하세요!
큰 것이 아니어도 되며, 개인적인 것이어도 됩니다.
올해 사표를 쓰지 않고 버텼다면 그것도 분명한 성취입니다. 올해 지각을 10번 이상 안 했다면 그 또한 성실한 것입니다. 애인이 생겼거나 결혼을 했다면 엄청난 성취와 인생의 과업을 완수한 것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별일이 없었던 같다면 저처럼 병을 얻은 사람을 생각해서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여 내년을 건강하게 맞이하게 한 스스로를 칭찬하세요^^
세 번째 내년 계획을 세우지 마세요!
아직 2021년입니다.
지금부터 내년에 해야 할 일을 미리 생각하고 고민하고 걱정할 이유가 하등 없습니다.
이런 고민은 1월 3일부터 하세요~
큰 경기를 앞둔 선수는 그전에 체력 보강과 보양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처럼 오늘과 신정 연휴는 푹 쉬시기 바랍니다!
9. 누구에게나 같지만, 누구에게라도 다를 수 있습니다.
아침에 뜨는 해와 저녁에 지는 해는 누구에게나 같은 것입니다.
내가 피하거나 인식하지 않고 싶어 한다고 해도 알고 보면 오늘의 해는 질 것이며, 내일의 태양은 뜹니다.
천지의 조화와 섭리를 어찌 하찮은 미물이 바꿀 수 있겠습니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용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똑같은 상황이라고 똑같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변화할 수 없는 상황을 어떻게 대응하고 반응하는지에 따라 각자의 삶과 미래는 다릅니다.
그래도 노력하고 준비하며 실행하는 사람은 적어도 1년 후, 혹은 3년 후, 아니면 5년이나 10년 후에는 매우 다른 삶을 살고 있을 것입니다.
단, 2021년 마지막 날을 보내는 오늘은,
한 해 동안 열심히 노력한 스스로에 대해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놀아라, 쉬어라, 휴식하라!'라는 카드 광고의 카피와 같이 칭찬하고 휴식하며 위로하고 격려하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제 구독자분들, 올해 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 여러분들 덕에 제가 버티고 힘내고 좋은 글을 쓰도록 노력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하루도 여러분들께 드리는 글을 쓰면서 마지막 하루를 아주 감동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으며, 오후에 오시는 분들께 더욱 큰 사명감으로 도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심 & 깊이 & 진지하게 감사드립니다!!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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