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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Jan 11. 2022

다름으로 조화와 시너지를 만들라(feat. MBTI)

Photo by David Pisnoy on Unsplash



1. 내가 모르는 나, 내가 모르는 남


Photo by Towfiqu barbhuiya on Unsplash


심리 전문가로서 많은 사람들을 상담하다 보면 의외로 많이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것은 ‘선생님, 저는 대체 어떤 사람이죠?’라는 질문입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며 자아정체감을 만들어가는 것이 심리적 발달과업인 청소년이라면 ‘그렇지!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30대는 물론이고 40대나 50대의 사회적으로는 성공했다고 인정받는 사람들도 이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이와 더불어 또 한 가지 질문 중 하나는 ‘저 인간은 대체 왜 그러는 거죠?’라는 질문입니다. 나도 나지만 다른 사람이 특정 행동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궁금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질문을 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저렇게 행동을 할 수 있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라는 분노나 서운함이 깔려 있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즉 서로의 성격의 다름이나 행동 방식의 차이에 따라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많은 갈등을 겪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람은 근본적으로 자신의 행동이나 성향에 대하여 알고 싶어 하고, 동시에 타인의 행동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납득하고자 합니다. 물론 이와 같은 자기 이해나 타인 이해가 없이도 세상을 살아나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설명되지 않는 나의 행동은 자기 정체성의 혼란으로 인한 방황을 가져오며, 이해할 수 없는 타인 행동은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대한 잘못된 기대와 예상대로 행동하지 않는 타인으로 인한 갈등이나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됩니다. 



2. 당신은 스스로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합니까? 


Photo by Caleb George on Unsplash


제가 교육이나 상담을 시작할 때 자주 던지는 질문이 있습니까? ‘자신의 특징을 5가지 말씀해 보세요!’라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자신의 특징 5가지를 술술 대답하는 분들이 별로 없다는 것 아십니까? 보통은 ‘5가지나요?’라고 되질문을 하거나,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라고 질문을 회피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그래서 실제로 5가지를 제대로 정리해서 즉각 대답하는 분들은 10%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 답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정확한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에 대한 생각을 보통 주관적인 자기 인식이라고 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관한 스스로의 생각과 인식 수준입니다. 이와 같은 주관적인 자기 인식은 주관적이고 내 입장에서의 판단과 평가입니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거나 또는 실제 나의 모습을 잘못 생각하거나 이해하고 있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 때문에 객관적인 자기 인식이나 다른 사람들이 보는 나의 모습에 대한 이해도 필요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근.자.감.(근거 있는 자신감)과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입니다. 


살다 보면 정말 능력이 출중하고 일도 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아마도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여 충분한 업적이나 성과를 만들어 냈을 것이며, 그에 기반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 중에는 유능하고 많은 업적을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이 부족한 경우들이 흔합니다. 외적으로는 겸손해 보인다고 할 수 있지만, 내적으로는 우울감과 긴장감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반하여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진 사람들은 본인 자신은 자신감이 넘치고 스스로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유능하지도 않고 업적도 없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와 같은 경우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분노하고 화가 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할 수 없죠! 객관적으로는 그리 유능하지 않고, 실제 업적이나 성과도 없으니까 인정해줄 수 없는 것입니다. 


이처럼 자신의 모습에 대하여 알고자 하는 내적 동기나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납득하고자 하는 생각은 인간의 본능적 욕구들 중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사람들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것이 운명이며, 그 안에서 조화와 타협을 이루고 협력하며 서로 의지하고 도와야만 생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사회적 존재로서의 사람은 궁극적으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자기 이해와 타인 이해를 추구합니다. 또한 주관적인 자기 인식과는 별개로 객관적인 자기 인식이 병행되어야만 타인과의 관계 또한 조화롭게 이루어 갈 수 있습니다. 



3. 역주행의 신화, MBTI


Photo by Devin Avery on Unsplash


최근 MBTI 열풍이 엄청납니다. 특히 젊은 층에서는 자기소개에 기본적으로 MBTI를 붙일 정도로 서로에 대한 이해를 위한 도구와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MBTI가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를 제공한 것은 1990년 경이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도입된 지 20년이나 지나서 자신을 표현하는 보편적인 지표로 사용할 정도로 역주행을 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하여 전문가들도 의아해하는 경우들이 있기도 할 정도입니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한 올바른 해석은 바로 자신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보는 것이 합당할 것입니다. MBTI 유형을 알아보고 거기에 쓰인 문구를 보면서, ‘맞아! 나 이래!’라고 자기 발견의 기쁨을 느끼기도 하며, ‘맞아 맞아! 나 이런 면도 있어!’라고 말할 때에는 모호하게 정리되지 않았던 스스로에 대해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통찰을 얻게 되었다는 표현입니다. 게다가 ‘내가 이런가? 이건 아닌데…’라고 생각되던 부분들을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 그러네! 그래서 내가 자꾸 그렇게 행동하는구나!’라는 새로운 통찰과 자기 발견을 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성격검사 도구인 MBTI를 비롯한 다양한 심리검사들은 그동안 제대로 또는 전체적 관점에서 인식하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을 도와주는 기능을 합니다. 그리고 주로 일하는 방식에만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이 대인관계나 감정관리, 때로는 스트레스를 받는 방식이나 해결하는 방식에 대해서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즉, 내가 나로서 살아가고 있으나 그동안 잘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4. 너는 어떤 사람이니?


Photo by stefan moertl on Unsplash


이와 같은 성격검사를 활용한 심리적 특성에 대한 이해는 자신에게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틀과 필수적인 정보를 함께 제공합니다. 우리는 무의식 중에 다른 사람도 나와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거나 일로 부딪치면서 아주 간단하고도 분명한 진실을 깨닫게 됩니다. 


‘아.. 다른 사람들은 나와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하는구나!.....’


우리는 모든 사람들의 외모가 다르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 생김도 다를 것이라는 생각은 덜 합니다. 우리는 각각의 사람들이 선호하는 먹거리가 다를 수 있다고 인정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도 다를 것이라는 생각은 덜 하게 됩니다. 우리는 각자의 타고난 특성이나 경험에 따라 달리기를 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못하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하며 이를 당연한 것으로 인정하고 수용합니다. 하지만 대인관계 스킬이 좀 떨어지거나 사람들을 만나면 긴장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래서 사회생활을 어떻게 하려고 그래?!’라고 타박하고 비난하기도 합니다. 


즉 물리적이고 외현적으로 나타나는 신체적인 특징이나 외모에 대해서는 수용적이고 허용적이며, 쉽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반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심리적인 것에 대해서는 자연스러운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틀림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심리적인 것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인식하거나 관리하기 어렵다는 것 때문이기도 하며, 심리적인 성격이나 성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5. MBTI결과는 믿을만합니까?


Photo by Magnet.me on Unsplash


MBTI 관련하여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는 MBTI 결과가 믿을 만 한가 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으며, 어느 정도 믿고 활용해도 되는지에 관한 질문이기도 하며, 진지한 관점에서는 검사에 대한 신뢰도나 타당도에 대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엄격히 말하면 진짜(정식) MBTI는 그래도 신뢰 로운 검사 개발의 과정을 거쳤다고 말씀드릴 수 있으며, 온라인 상에서의 검사(16 per…. 모모모)는 ‘잘 모르겠다!’입니다. 왜냐하면 진짜 MBTI는 학문적인 검증이 어느 정도는 이루어져 있으며, 관련된 연구도 꽤 있습니다. 반면에 온라인으로 하는 검사의 경우에는 엄격한 과학적 통계나 검증은 상대적으로 미흡하기도 합니다. 검사 개발이나 활용의 목적 자체가 학문적 활용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흥미와 재미를 목적으로 한 검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처럼 검사의 신뢰도와 타당도에 대해서 진지하게 의문을 가지는 성격 유형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의문을 가지는 성격유형은 대체로 NT(직관적 사고 유형, 일반적으로 과학자형) 유형들이 많이 하는 질문이며, 그중에서도 외향적 성향을 가지신 분들(즉, ENTJ 혹은 ENTP)이 가장 많이 “질문”합니다. 이 유형들의 경우에는 어떤 주장이나 접근을 수용할 때 논리적이고 개념적인 차원에서 이해와 납득이 되어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내향형들의 경우에는 내적인 궁금함이 있더라도 굳이! 강사에게 질문을 하지 않는 반면에 외향형들은 직접적으로 묻고 궁금증을 해결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다르게 행동하며, 각자의 판단과 경험에 따라 행동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패턴은 어느 정도 집중하여 관찰하고 분석한다면 이를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정확한 근거에 의해서 논리적으로 이를 이해한다면 다른 사람들을 대하거나 교류할 때 보다 긍정적인 맞춤형 접근을 통해 좋은 시너지와 협력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6. 왜 사람들은 다르게 행동하는 것일까?


Photo by Emily Morter on Unsplash


동일한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다르게 행동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대인관계를 맺고자 하며, 낯선 사람과도 스스럼없이 대화하고 친해질 수 있기도 합니다. 반면 다른 사람들은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보다는 소수의 사람들과 깊이 있는 관계를 맺고자 하는 경향을 보이며 낯선 사람에게는 쉽게 친숙한 행동을 보이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행동 상 차이를 보이는 원인들은 몇 가지들이 있는데, 가장 핵심적인 것은 유전과 양육 환경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는 이나저나 지금에 와서 바꿀 수도 없으며, 고민해봐야 별로 이익될 것도 없습니다. 유전자를 교정하려면 다시 태어나야 하는 것이며, 어린 시절 왜 저를 그렇게 키우셨습니까?라고 부모님께 호소해 봐야 열심히 키워 놓았더니 불평만 한다고 더 큰 욕만 먹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우리가 통제하고 관리하며 변화할 수 있는 요소는 바로 ‘상황’과 상황에서 주어지는 역할입니다. 그래서 집에서 검사를 하는 경우와 회사에서 검사를 하는 경우, 혹은 친구들과 모여서 서로 문항을 확인해가면서 검사를 하는 각각의 경우 다른 성향을 보이거나 점수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즉 회사 상황이라면 아마도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며, 체계적인 계획에 의거하여 신속하고 효율적인 실행을 해야 할 것을 요구받습니다. 또한 회사라고 하더라도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공기업이나 대기업에서는 이와 같은 요구들이 큰 반면에 게임회사나 디자인을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회사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에 개인적 상황 속에서 사적 관계의 사람들이 있는 가운데에서 검사를 한다면 좀 더 본연의 자연스러운 성격이 검사 결과에 반영될 수도 있습니다. 



7. 내속에는 내가 너무도 많아


Photo by May on Unsplash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는 성격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 중에는 환경과 환경적 요소들에 적합한 역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특히 직장과 같은 이익 집단의 경우에는 급여를 받는 대신에 수행해야만 하는 의무적 역할과 책임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에 맞추어 행동할 것을 당연하게 요구받습니다. 


이런 이유로 밖에서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적극적인 공감 능력을 보이던 사람이 집에 가면 자기 마음대로 하고자 할 수도 있으며, 회사에서는 권위와 위엄이 넘치고 카리스마가 줄줄 흐르던 임원들이 집에서는 설거지를 하면서 주부습진이 생기거나 일일 연속극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상황에 따라서 상황에서 요구되는 역할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변경하고 조절하는 것을 ‘유연성’과 ‘적응력’이라고 합니다. 혹자들은 이를 이중적이거나 겉과 속이 다른 인간이라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이는 지극히 부정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시각일 뿐입니다. 진정 훌륭한 선생님은 가르치는 아이가 초등학생인지 고등학생인지에 따른 눈높이식 교육방법을 사용하는 것처럼 상황을 파악하고 거기에서 요구되는 적절한 역할이 무엇인지를 생각하여 그에 맞추어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한 사회적 기술입니다. 



8. 사람에 웃고 사람에 운다


Photo by Lesly Juarez on Unsplash


이처럼 한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인 영향 중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사람입니다. 서로 의지하고 기대어 살아야만 하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듯이 어떤 사람들이 모여서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가 환경적 요소의 대부분을 결정합니다. 탁월한 영업사원은 자신 만의 놀라운 영업 스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특성을 파악하고 고객의 유형에 따라 맞춤형 접근을 하는 사람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함께 동거동락했던 동기 중 한 명이 리더로 승진하는 순간 서로의 관계는 애매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예전에는 탁 터놓고 같이 상사 욕을 하면서 우리가 상사가 되더라도 절대로 그렇게 하지 말자고 도원결의를 하던 동기의 바뀐 모습에 실망과 배신감을 느낍니다. 집에서는 맨날 엄마에게 구박받고 게을러 보이고 잠만 자던 아빠가 TV에 깔끔한 양복을 입고 청중을 휘어잡는 특강을 하는 모습은 낯설어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각각의 상황에서 수행해야 하는 역할과 책임이 서로 다른 것이며, 각 상황에서의 역할에 집중하고 충실할수록 낯설고 새로운 면모를 보이는 것입니다. 이는 변절이나 배신, 혹은 전혀 낯선 다른 사람의 모습이 아니라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측면 중 상황에 적절한 영역을 과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잘하기 위해서는 상황 파악 능력과 그에 따른 유연성과 맞춤형 행동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9. 장님 코끼리 만지기


Photo by Ashkan Forouzani on Unsplash


우리는 일반적으로 특정 사람과 교류하고 상호작용하는 것은 나의 일부분 만을 통해 이루어지는 과정입니다. 회사에서는 공적인 일을 처리하는 나만의 방식으로 행동하며, 사적인 생활에서는 다른 패턴을 보입니다. 또한 그날그날의 심리적 상태, 즉 기분에 따라서도 다르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기분 패턴이 일관되고 안정적인 사람이 있는 반면에 기분 변동이 심하고 변덕스러운 사람도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에 대해서 평가하는 것은 여러 가지 상황적인 조건들이 결합되어 있는 조건 하에서 이루어지는 일부분만을 상대하는 것입니다. 회사에서는 주로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이나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수립하며 목표를 달성하는 자신 만의 비법을 중심으로 교류하게 됩니다. 대신 개인적으로 친밀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일과 관련된 영역은 접고 보다 자연스러운 자신의 내적 욕구와 사적인 바람을 만족시키기 위한 개인적 특징들이 더 드러나게 됩니다. 게다가 이와 같은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에 대한 구분이 명확한 성격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은 성격 또한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타인과 교류하는 과정은 장님이 코끼리를 이해하는 과정과 같이 일부 측면에 국한된 상호작용입니다. 앞을 볼 수 없어 자신이 만질 수 있는 부분의 특징을 중심으로 코끼리의 모습을 추정하는 경우 정확한 코끼리의 모습을 기술할 수 없습니다. 코끼리의 코를 만지는 사람은 코끼리는 두텁고 긴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지만 다리를 만지는 사람은 두터운 정도가 아니라 한품에 안기도 어려울 정도의 두꺼운 기둥과 같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또한 코끼리의 배를 만지는 사람은 아주 넓은 판단한 언덕과 같다고 생각하겠지만 꼬리를 만지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설명하는 코끼리의 모습이 모두 잘못되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10. 틀림이 아니고 다름일 뿐이다


Photo by Sharon McCutcheon on Unsplash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면서 자신이 느끼는 것을 중심으로 하여 코끼리를 판단한다면 잘못된 모습을 기술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정확하게 코끼리의 모습을 기술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적어도 코끼리의 다양한 부분들을 만져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며, 다른 동물들도 다 만져봐야만 보다 정확한 코끼리의 모습을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더 쉽고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코끼리의 다른 부분을 만졌던 사람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입니다. 꼬리나 다리, 그리고 코끼리의 배를 만졌던 사람들과 함께 모여 자신의 경험과 판단을 나누며 종합적이고 코끼리의 모습을 추론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친다면 우리는 보다 빠른 시간 내에, 그리고 보다 정확하게 코끼리의 모습을 파악하고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코끼리를 만졌던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판단을 존중하지 않고 자신이 만졌던 부분 만을 고집하고 주장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의 성격이나 특성들, 그리고 심리적 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에 대해서 ‘그래 그럴 수 있지, 너의 말도 맞을 수 있지!’라고 생각하며 상대방의 특징과 행동 패턴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면 더 조화롭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의 의견이 틀렸다고 생각하며 나의 의견 만을 고집한다면 우리는 정확하지도 않고 맞지도 않는 불필요한 논쟁과 갈등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외모의 다름과 같이 마음의 다름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며, 옳고 그름의 관점으로 틀렸다거나 맞는 것이라는 판단을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단지 자연스러운 다음과 차이일 뿐입니다. 만약 우리가 틀림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한다면 서로의 조화와 타협을 통한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지만, 나만 맞고 당신은 틀렸다는 접근을 취한다면 결국에는 갈등이나 싸움만이 남을 것입니다. 



11. ESTJ CEO의 고민


Photo by Mario Gogh on Unsplash


어떤 회사의 CEO를 코칭할 때였습니다. 강력한 카리스마가 넘치는 주도적이고 실행적인 특징을 보이는 CEO분이 ‘소극적이고 실행력이 부족한 이사들의 성격을 바꾸어 주십시오!’라는 요청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심리검사를 해 본 결과 행동력이 강하신 CEO 분은 예상대로 외향형 성격이 강한 것으로 나온 반면에 이사들의 경우 대부분은 내향형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반 이상이 매우 강한 내향형 성격으로 나타났습니다. CEO와 이사진들의 결과를 모두 놓고 설명을 하는 가운데 웃으면서 반농담, 반진담으로 CEO 분께 질문을 던졌습니다. ‘왜 이런 분들을 이사로 뽑으셨어요?’


이에 대한 CEO의 진지한 대답은 정말 좋은 태도를 가지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그분은 자신의 약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보완하고자 하는 태도를 가지셨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의 단점을 잘 압니다. 제가 워낙 활동적이고 여차하면 달려 나가는 성격이다 보니 때로는 세세한 부분에는 집중하지 못하고 꼼꼼하고 정교한 면들이 떨어지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보완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사들은 그런 사람을 뽑았더니 이렇게 됐네요ㅠㅠ’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이를 보완하고자 하는 이분의 접근은 너무도 훌륭합니다. 그것도 CEO가 솔직하고 개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자신을 보완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용기 또한 훌륭합니다. 그리고 이들을 비난하거나 질책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이들과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여 코칭을 요청하신 것 또한 훌륭합니다. 이와 같은 개방적이고 소통하고 노력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대부분의 경우에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회사에 내려준 처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우선 CEO분을 대상으로 하여 CEO의 특징과 장단점, 그리고 이사들의 특징과 장단점을 외향과 내향을 중심으로 하여 충분히 설명하고, 이를 고려하여 상호 간에 보완할 수 있는 방법들을 서로 논의하였습니다. 또한 CEO를 포함한 이사진들을 대상으로 (이미 실시한 MBTI를 비롯한 성격검사 결과를 활용한) Executive Leadership Team Workshop을 하여 개념적인 상호 이해를 하였습니다. 


그 후속 조치로 CEO 분은 회의 전 미리 어젠다를 메일로 전달하여 이사들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생각한 후 회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회의 중에 (어젯밤부터 발표 과정까지도 상상하면서 준비한) 내향형 이사들의 발언을 중단시켜 혼란과 당황스러움을 일으키지 않도록 주의하였습니다. 이사들도 성격 급하시고 결론부터 듣고 싶어 하는 CEO의 특징을 고려하여 두괄식 발표를 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래서 결론부터 말하고 필요한 경우 설명을 부연하는 방식으로 자료를 준비하고 발표하도록 하였습니다. 



12.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입니까?


Photo by Jon Tyson on Unsplash


과연 이 회사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요즘 회사 분위기가 어때요?’라는 질문에 항상 CEO 옆에서 회의 분위기를 모니터링하는 핵심 비서분의 표현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요즘은 회의에서 큰 소리가 안 나요! 전쟁터에 평화가 찾아온 거 같아요!’라고 활짝 웃으셨습니다. CEO의 행동을 예민하게 파악하고 반응하며, 회의 분위기 등에 대해서 민감하게 파악하면서도 갈등이나 대립을 불편하게 생각하시던 내향적이고 감정형 성향을 보였던 비서분(ISFJ)의 마음에도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결국 어떻게 상황에 대처하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본인의 선택입니다. 나의 방식을 주장하고 맞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이 틀렸다고 할 것인지, 아니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름을 알고 이해하고자 하며, 서로의 다름을 맞추고 조정하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인지는 당신의 선택입니다. 


혹시 서로의 다름을 틀림이라고 생각하셨던 부분들이 있었나요? 또는 머리로는 이를 인정하였지만 실제 행동에서는 상대방을 비난하고 있지 않았나요? 만약 그렇게 행동했다면 이를 중단하고 서로의 장단점을 고려하고자 하는 균형적 관점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많은 갈등이 사라질 것입니다. 


이에 더하여 다른 사람은 나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하여 좀 더 진지하게 접근하고 이해하고 수용하고자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에 더 나아가서 상대방의 다름이 나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긍정적인 협력과 시너지를 어떻게 만들어갈지에 대해서까지 고민하고 협력을 요청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당신과 당신 주변의 사람들은 더할 나위 없는 좋은 파트너이자 보완자가 될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다름과 차이를 지혜롭게 극복하는 방법입니다. 이것이 바로 서로의 다름을 시너지로 만들고 다양성에 기반한 최고의 성과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단지 당신의 선택 만이 남았습니다. 싸움과 대립의 길로 들어설지, 아니면 조화와 시너지의 길을 선택할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MBTI와 같은 성격유형 검사를 활용한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괜히 연장 탓을 하지 말고 내가 가진 연장을 최대한 활용하여 가장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것이 진정한 장인의 자세가 아닐까요?!^^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2665/clips/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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