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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Jun 29. 2022

좋은 사람과 쓰레기 구분하는 법

Photo by Marija Zaric on Unsplash



1. 좋은 사람 VS 쓰레기 같은 사람



누구라도 자신의 옆에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기를 원합니다. 

반면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은 멀리 하고 싶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나에게 우호적이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과 부정적이고 나쁜 영향을 미치거나 혹은 위협이 되는 사람을 구분하는 접근은 꼭 필요한 능력입니다. 

특히 아주 먼 옛날 인간이 야생에서 수많은 동물 중 한 종으로 살아갈 때에는 이와 같은 나에게 이익이 되는 존재와 그렇지 않은 존재를 구분하는 것은 생존에 필수적인 능력이었습니다. 


물론 인간이 이 세상을 지배(하는지는 잘 모르겠으며, 논란이 있을 수는 있으나..)하게 된 이후에도 이와 같은 구분법은 계속 유지되고 있습니다. 

다만 인간의 사고 능력과 감정이라는 존재의 복잡하고 정교한 역동으로 인하여 긍정과 부정을 판단하기가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해졌을 뿐입니다. 

사람에 대해서 이분법적인 판단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기도 하며 도움이 되지 않는 접근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관적 및 개인적으로는 ‘아우.. 저 쓰레기 같은 인간’이라고 욕하고 싶을 정도의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는 정확하게 말하면, 상대방이 ‘특정 시점’에 ‘나와의 관계 및 역동’ 내에서 ‘나에게 부정적인 영향이나 피해를 입힌 것’입니다. 

즉, 그 사람이 모든 사람에 대해서 그런 행동을 한 것이 아니며, 나에게도 항상 나쁜 행동을 했던 것은 아닐 가능성이 높으나, 특정적 상황에서의 특정 행동으로 인해 극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것입니다. 



2. 쓰레기 같은 인간? VS 쓰레기 같은 (일부) 행동?



상대방의 문제 행동에 대하여 ‘쓰레기 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특정 상황에서의 일부) 쓰레기 같은 행동을 하는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심리적 차원에서는 상당히 다른 결과를 보입니다. 


‘쓰레기 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 행동이나 문제의 원인을 특성적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특성적이라고 판단한다는 것은 그 사람 전체가 쓰레기라고 칭할 만큼 부정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따라서 특정 상황에서 나와의 관계에서 문제 행동을 보인다 정도가 아니라 그 사람의 모든 행동이 부정적일 것이라고 추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상대방에 대하여 더 강하고 극단적인 감정적 반응과 공격적인 대응을 유발하게 됩니다. 


반면에 ‘쓰레기 같은 (일부)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특정 상황에서의 특정 행동이 문제가 된다고 판단하는 효과를 불러옵니다. 

상대방이 항상 & 누구에게나 문제 행동이나 부정적인 행동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상황에서 일부 행동 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도 부정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에 비하여 덜 강렬합니다. 



3. 굳이... (이렇게 머리 아픈 구분을 해야 하나요)?



그러잖아도 열받고 화가 나는데....

굳이..... 이와 같이 복잡하고 머리 아픈 구분을 해야 하나요?라고 반문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열받고 화나는데, 그냥 느껴지는 대로 생각하고 욕하면 되지 않나요?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구분을 하는 이유는 문제가 더 커지거나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에 더하여 본인 스스로 필요 이상의 분노나 화를 경험해서 심리적인 손상이 커지는 것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만약 극단적 생각으로 인하여 문제가 확대되거나 상대방을 더 자극하면 결국 그 반격이나 분노는 고스란히 내가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나도 더 상처를 입고, 상대방을 더 공격하게 되며, 공격받은 상대방은 더욱더 심한 공격을 하는 악순환을 낳게 됩니다. 

예를 들어 직장 내에서 ‘업무 지시를 하는 경우 권위적이고 거친 표현을 쓰는’ 상사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또는 그런데 상사에 대해서 ‘팀장님은 정말 리더로서의 자격이 전혀 없어요! 어떻게 그 자리까지 올라갔는지 당최 이해가 안 됩니다!’라는 마음을 가지거나 비난을 한다면 상대방은 어떻게 나올까요?

아마도 서로 사생결단하는 개싸움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감정가를 빼고 객관적으로 팩트만 체크해 본다면, 다른 해석이나 접근이 가능합니다. 

그 상사는 그냥 그 자리까지 올라간 것이 아니며, (부하의 입장인 내가 보는 관점 말고) 다른 사람들은 다르게 평가할 수도 있습니다. 

부하를 착취하거나 아랫사람들에게는 못되게 굴면서도 윗사람들에게는 충성을 다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회사가 아닌 개인 생활에서는 나름대로 긍정적 행동을 하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또는 다른 때에는 긍정적으로 대한 적이 있으나 최근에 들어서 (뭔가 기분이 안 좋은 일이 있는지) 심하게 소위 갈구는 행동들이 늘어났을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을 비판하거나 비난할 때, 특성적인 귀인을 하는 것은 상대방의 잠재적인 또는 나와 관련되지 않은 긍정적 측면마저도 모두 부정해 버리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그렇다면 상대방은 정말 쓰레기처럼 느껴지며, 상대에 대한 나의 대응도 쓰레기를 대할 때와 같이 과격해질 것입니다. 

그 결과 상대방도 억울함과 부당함을 표현하게 되며 더 큰 싸움으로 번지게 됩니다. 

결국 나 자신이나 상대방 모두 더 큰 손상을 입을 것이며, 둘 사이의 관계는 극한과 대립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4. 누가 좋은 사람인가?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일까요?

이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이나 준거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좋은’이라는 것은 상당히 주관적이고 감정적인 판단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차원에서 보면 ‘좋은’ 사람이란 나에게 ‘좋은 감정’을 많이 주고, ‘좋은 생각’을 하게 하며, ‘좋은 행동’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을 본다면, 


첫째, 나를 이해하고 수용해주는 사람입니다. 

이와 같은 사람들은 나를 편안하게 해 주며 심리적 안정감을 줍니다. 

내가 무슨 얘기를 했을 때, 그것을 분석하고 비판하지 않고 ‘인정하고, 이해하며, 공감해주는’ 사람들입니다. 

예를 들어, 생각보다 시험 성적이 안 나와서 스스로 자책도 하고 엄마한테도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학생에게는 ‘에휴.. 어쩌니.. 속상하겠네.. ㅠ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엄마도 봤는데.. 엄마가 다 속상하다.. ㅠㅠ’라는 엄마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위로받는 마음에 울컥해질 것입니다. 


둘째, 나에 대하여 배려를 해주는 사람입니다. 

배려 행동은 이해와 수용을 넘어서서 좀 더 적극적으로 나에 대한 지원과 도움을 제공해주는 것입니다.  

나에게 필요한 것에 대해서 미리 파악하거나 혹은 부탁한 바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예를 들어 버스를 타고 가는 경우 노약자나 아이에게는 흔쾌히 자리를 양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 적자생존이라는 원칙이 적용되는 동물의 세계에서는 어림도 없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하고 공감하는 인간이기에 자신의 편리함을 상대에게 양보하고 배려하는 행동을 합니다. 

이와 같은 배려 행동은 나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이 맞습니다. 

당연히 좋은 사람입니다. 


셋째, 나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사람입니다. 

우리의 삶은 이나저나 혼자 살아갈 수는 없는 법, 누군가의 도움과 지원을 받아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도움이 단순한 배려를 넘어서 크게 유용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사람은 좋은 느낌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나의 업무이기는 하나 일시적으로 업무가 과중하여 늦게까지 야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을 나누어해 주면서 도와주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상대방은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서 나에게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으며, 그로 인해 자신의 야근에 대한 부담이나 실제적인 업무 자체가 해결되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4. 누가 쓰레기인가 : 내 감정을 함부로 건드리지 마



쓰레기를 구분하는 첫 번째 기준은 나의 감정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입니다. 

좋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쓰레기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 역시 주관적이고 감정적인 것입니다. 

그 첫 번째 기준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내 감정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패턴이 계속해서 반복된다면 “쓰레기”라고 칭해도 됩니다. 


예를 들어, 생각보다 시험 성적이 안 나와서 스스로 자책도 하고 엄마한테도 미안한 학생에게 ‘거봐라! 엄마가 공부하랬지? 맨날 말도 안 듣더니 싸다 싸! 엄마 말만 들었으면 인생 다 성공한다니까 정말 엄청나게 말도 안 들어먹어!’라고 구박을 하는 엄마입니다. 

이런 말을 듣는다면 그 학생은 얼마나 속이 상하고 상처를 받겠습니까? 아마도 자책과 반성을 통해 더 열심히 노력해봐야겠다는 생각이나 엄마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싹 사라질 것입니다. 


이와 같은 명백한 상황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일상적인 상황에서 다양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원치 않는 조언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에 대해 피드백이나 조언을 하는 경우입니다. 

그래도 좋은 의도를 가지고 하는 이야기이니 백번 좋게 생각하고 싶어도 이와 같은 패턴이 반복되면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OO님은 대인관계를 좀 더 개선하면 좋을 것 같아. 그렇게 해서는 사회적으로 성공 못해. 내가 보기에는 그것만 바꾸면 참 좋을 것 같은데... 도움되라고 하는 애기야! 잘 새겨듣는 것이 좋아! 기분 안 나쁘지?’

그런데 어떻게 이 얘기를 듣고 기분이 나쁘지 않을 수 있단 말입니까?!

게다가 이런 일이 수차례 반복된다면 완전 기분이 나쁘고 화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좋은 의도이신 건 알겠는데, 그래도 제가 좀 많이 불편하니 자제해주시면 좋겠어요!’라고 정중히 부탁했는데도 ‘그래! 너는 그게 문제야! 그렇게 남들 피드백을 무시하고 귀 기울여 듣지 않으니 네가 발전이 없는 거야!’ 정도로 반응한다면 이것은 100% 손절각입니다!



5. 누가 쓰레기인가 : 나를 이용해 먹는 인간들



쓰레기를 구분하는 두 번째 기준은 ‘나를 이용해 먹는다!’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입니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단순히 불편함 감정이 드는 이상으로 억울함과 분노까지도 들게 됩니다. 

백번 객관적으로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경우들이 많거나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이용해 먹는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것은 200% 손절각입니다. 


대표적인 예는 자신이 보고한 내용을 상사가 마치 자신이 낸 아이디어나 자신이 다한 것처럼 위에 보고하는 경우입니다. 

이는 당연히 이용해 먹는 경우가 맞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보고하는 과정에서 ‘이 아이디어는 원래 OO님이 내신 것이며, 이를 다 같이 체계화했습니다!’라고 하던가, 아니면 나중에라도 ‘OO님 아이디어 좋았어요! 어때요, 제가 좀 보완해서 발표했는데.. 마음에 들었어요? 본인 생각과 다른 점은 없었나요? 보완할 점들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주세요!’라고 한다면 무엇이 문제이겠습니까?!


다른 한 가지는 이기적인 사람들에게 당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혼자서 야근하는 것이 안쓰러워서 도와주겠다고 하거나 일을 좀 도와달라는 간절한 부탁에 같이 야근을 해주는 이타적인 행동(?!)을 한 경우 모두에게 평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야근이 끝나고 나서 소위 ‘입을 싹 씻는 행동’을 하거나 ‘고맙다! 덕분에...’라는 감사의 표현도 없다면 이 또한 열받을 것입니다. 

그런데 며칠 후 너무 일이 많아서 도움 요청을 했는데, ‘아.. 나는 오늘 약속이 있어서..’라는 것만 해도 이해하겠지만, ‘근데 자기 일은 자기가 해야지!’ 또는 ‘이걸 왜 나한테 부탁해?’ 정도의 이야기를 한다면 어떨까요?

앞으로 계속해서 기대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이 정도에서 ‘이 인간 절대 도와주지 말아야지!’라는 열심히 드는 것이 적절할까요?!

이 또한 이용당한 것이 맞을 가능성이 높으며, 손절하는 것이 낫습니다. 



6. 누가 쓰레기인가 : 결과적으로 나를 손상시키는 사람



이와 같은 사례들을 보시면서 각자의 판단이 있을 수 있습니다. 

‘뭐 이 정도가 가지고 그래?’나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더 문제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각자 처한 상황과 입장이 다르며, 각자의 기준이나 원칙 또한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적 다양성과 각 사람의 고유성을 고려하더라도 어찌 되었건 나에게 심각한 심리적 손상을 주는 사람은 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심리적 상처를 주는 것도 성격이며, 심리적 상처를 받는 것도 성격입니다. 

물론 어느 누구라도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는 객관적인 상황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주 예전 사건으로 삼풍백화점 붕괴사건과 같은 재난 상황은 누구에게나 상처를 줍니다.

또한 어린 시절 물에 빠져서 허우적댈 정도의 사건이 있었던 사람은 물에 대한 공포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 간 교류로 인한 심리적 상처는 개개인의 성향이나 특성에 따라 매우 다릅니다. 

역으로 얘기하면 각자의 성향에 따라서 '쓰레기'라고 느끼는 행동이나 사건이 다 다를 수 있으며, 

본인이 상처를 느끼고 손상받는다면 그것은 개인적으로는 심각한 심리적 손상입니다. 


(본 글이 어떤 유형의 성격이 어떤 심리적 손상을 입는지에 관하여 세부적으로 설명하는 글은 아니기 때문에 & 그 얘기를 제대로 하자면 책 한 권을 써도 모자라기 때문에.. 개괄적으로만 언급하면) 본인이 특징적으로 어떤 유형의 접근에 특별히 취약하며 심리적인 손상을 입는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똑같은 재난 상황에 처한다고 해서 다 같은 수준의 심리적 손상을 입는 것은 아닙니다. 

어린 시절 물에 빠져서 죽을 뻔한 위험을 겪었지만 물에 대한 공포가 생기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개인적 차원에서도 스트레스나 심리적인 손상을 받는 영역이나 이슈가 다릅니다. 

어떤 이는 '너는 왜 이렇게 무능하니?!' 등과 같은  능력에 대한 강한 부정적 평가가 심각한 심리적 손상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는 반면에

다른 이는 '너는 인간이 못 돼먹었구나?!' 등과 같은 인간성이나 성격에 관련된 부정적 평가에 심각한 심리적 손상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누군가가 감정가 가득한 분노 표현을 하는 경우 손발이 다 떨리면서 벌벌 떨 정도로 공포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타인의 분노 표현에 '너 오늘 잘 걸렸다!'라고 생각하며 오히려 역공을 통해 쌓였던 스트레스까지도 다 풀어버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이건 자신이 특징적으로 상처를 받는 사람은 누구인지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하고 검토하여 관련된 (부정적) 행동의 빈도가 많거나 관련 영역을 자극하는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7. 때로는 "쓰레기"라고 욕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Photo by zibik on Unsplash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 글은 원래 팟캐스트 내용을 정리하는 글입니다. 

이번 회차의 제목을 정하는 데 있어서 "쓰레기"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쓸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있기는 했습니다. 

최근에는 워낙 팟캐스트나 유튜브 등의 경우 어그로를 끌기 위한 자극적인 제목을 쓰는 것에 대해서 개인적인 불편감도 있었기 때문에 많이 망설이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이 글을 읽으시는 몇몇 분들께서는 사람을 "쓰레기"라고 지칭하는 것에 대한 불편감을 느끼셨을 수도 있습니다. 


그. 러. 나.

글 제목에 당당히 "쓰레기"라는 표현을 쓰게 된 이유는 이 표현이 주는 나름대로의 쾌감과 심리적 발산과 정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누군가를 욕할 때, '당신이 전반적으로는 훌륭한 인격을 가지고 있으며, 나 말고 다른 곳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나에 대해서 하는 행동은......'이라고 말한다면 시원할 리 없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고통을 준 사람을 그렇게 배려하고 싶은 마음도 없으며, 이와 같은 과도한 배려는 나중에 더 억울하고 분한 마음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기왕 더러운 욕 내 입에 올리는 거, 기왕이면 시원하게 욕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합리적이고 이성적 사고를 충분히 가지고 있을지라도 내가 해결해야 하는 것은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내 안의 감정입니다. 

만약에 내가 품고 있는 내면의 부정적인 감정을 가능한 한 쉽게 &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해결할 수 있다면 무엇이 문제이겠습니까?

그냥 '아.. 증말.. 그 "쓰레기"같은 인간, 정말 상종을 하지 말아야지! 정말 냄새나는 쓰레기장에 확 처박아 버렸으면 속이 시원하겠어!'라고 말해야 그나마 분이 좀 풀리지 않겠습니까?


예를 들어 직장 내 괴롭힘을 한 상사에 대해서 얘기할 때에..

'지난주에도 저희 팀장님께서... 저를 회의실로 부르셔서 또 고함을 치면서 저를 비난하셨어요...  물론 좋은 의도와 목적으로 그러신 건 알겠는데요... 그래도 '너 같이 밥값도 못 하는 직원은 처음이다!'라던가 '너 같은 인간이 어떻게 입사를 했니? 정말 우리 회사 선발 시스템 문제가 아주 심각하네!'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좀 과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ㅠㅠㅠㅠ (엉엉엉엉 ㅠㅠㅠㅠ)'보다는

'아.. 증말 저 괴롭히는 그 인간이요, 또 저를 불러서 개지랄을 떠는데요.. 이번에는 정말 저도 달려들어서 같이 소리치고 목을 졸라버릴까 생각했다니까요?! 아니 터진 입이라도 그렇게 맘대로 심한 막막을 해도 되는 건가요? 입을 처 막아 버리고 싶었다니까요! 그리고 저도 외치고 싶었어요 '네가 더 문제야!', '너 같은 인간을 팀장 시키는 회사가 나도 이해가 안돼', '야.. 이.. 쓰레기 같은 인간아! 확 그냥 분리수거 해버릴라!'라고 말해주고 싶었어요'라고 말하는 것이 더 쉽게 감정이 풀리지 않을까요?




단 이런 과격한 표현을 아무 곳에서나 혹은 아무에게나 하면 안 된다는 조건은 붙습니다. 

상담에서는 모든 감정은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주며 수용하고 공감해주는 특별한 상황이니까 저와 같은 표현을 해도 됩니다. 

혹은 아주 가깝고, 나를 지지해주고 하는 마음이 가득하며, 입이 무거워서 절대로 비밀이 새어나가거나 혹은 상대방에게 이상한 내용으로 전달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이 드는 친구들이어도 됩니다. 

이와 같은 상황이나 조건의 전제는 마치 심한 신체적 문제가 있을 때에는 수술실에 들어가야 하듯이 '부정적인 감정을 풀 때에는 강력하게 풀어라!'입니다. 

만약 충분히 부정적 감정이 해소된다고 하면, 그 이후에는 '근데 가만히 보면 그 양반이 일은 좀 잘하기는 해..' 혹은 너무 심하게 욕한 것이 미안해서라도 다음 날 왠지 친절하게 대응할 수도 있습니다. 


어찌 되었건 관계가 덜 불편해졌으며, 내 마음속의 고통이 줄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에게도 아무런 손상이 가지 않았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로 생각하셔도 될 듯합니다. 

이것이 뒷담화의 가치이며, (의도적으로 부정적 감정을 풀기 위해서 욕할 때에는) "쓰레기"라는 표현을 쓰셔도 되는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불편하신 분들에게는 방어기제 중 하나인 '취소(Undoing)'을 추천합니다.

만약 너무 화가 나서 욕을 했거나, 아니면 "쓰레기"에 해당할 정도의 과격한 표현을 한 후 영 찜찜하다면, 

'입을 쓱 닦는 듯한 행동'을 하면서 '앗! 실수! 취소!'라고 한번 외치시면 됩니다!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회복할 수 있는 좋은 심리적 방어기제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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