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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Aug 15. 2022

행동부장과 생각대리의 함께 일하기

"일터에서 서로의 '다름'은 성공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by 노박사 레오^^


     

전형적인 외향형 성격의 행동부장과 내향형 성격의 생각대리는 같은 인사팀에서 4년째 함께 일하고 있다. 생각대리가 신입 사원으로 입사했을 때 행동부장은 과장으로 근무했으며, 둘은 찰떡궁합으로 여러 가지 프로젝트들을 완수해 모두 좋은 성과를 보이면서 승승장구해왔다.

하지만 1년 전 생각대리가 평사원에서 대리로 승진하고, 부하 직원이 2명 더 생기면서부터 뭔가 예전만큼 척척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차에 며칠 전에는 행동부장이 지시한 바를 생각대리가 고민 끝에 못하겠다고 하면서부터 문제가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1. 행동부장의 활동적인 일하기     


Photo by Razvan Chisu on Unsplash


저는 행동부장입니다. 

저는 우리 회사에서 신화적 존재입니다.  

제 입사동기들 중에서 가장 열심히 일해왔다고 자부하며, 또한 지금까지 가장 빨리 승진도 하며 인정 받아왔습니다. 


저는 입사 면접 때부터 두드러지게 튀는 지원자였습니다. 

면접 당시 저의 화려한 언변과 강한 자신감에 모든 면접위원들의 감탄이 쏟아졌을 뿐만 아니라, 입사 후에도 항상 제일 빨리 출근하고 제일 늦게까지 일하면서 제일 일을 많이 하는 가장 이상적인 직원이었죠.

그래서 회사에서 붙여진 제 별명이 ‘멈추지 않는 불도저’였습니다. 

제가 손대는 일치고 잘 되지 않은 일이 없으며, 회사 내에서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해결사 노릇도 톡톡히 했지요. 그리고 부하 직원들로부터도 항상 존경과 신뢰를 받아가면서, 그들을 이끄는 리더로서의 역할도 완벽하게 수행했다고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런데 저에게 요즘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저와 함께 동고동락을 했던 생각대리가 요즘 이상하거든요. 

저는 생각대리를 열심히 챙기며 일도 가르치고 마음을 다해 키웠습니다. 

얼마 전에는 대리로 승진도 시켜주고, 더 열심히 일하라고 부하 직원도 2명이나 붙여주었거든요.

하지만 오히려 생각대리는 그 후로부터 힘도 없고, 활기도 없고, 피곤하다고 일찍 가기도 하면서, 심지어 제가 맡긴 일을 도저히 못하겠다고 거절까지 했습니다. 

한편으론 괘씸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예전에는 그렇게 잘하던 친구가 영 시들시들하니 솔직히 걱정도 되는데, 왜 그런지 알 수가 있어야지요. 

아무튼 걱정입니다. 잘 도와주고 싶은데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 좀 알려주세요.     



2. 생각대리의 신중하게 일하기     


Photo by Daniel Chekalov on Unsplash


저는 생각대리입니다. 

저에게 지난 3년간은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지만, 나름대로 가장 보람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회사에 들어올 때 저는 입사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면접을 볼 때 하도 긴장하고 많이 당황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거든요. 

그 당시 제가 준비했던 문제들이 나와 나름대로는 며칠 동안 고민하면서 준비했던 답을 잘 말했는데, 갑자기 지금의 행동부장님이 엉뚱한 질문을 하는 바람에 완전히 면접을 망쳤었지요. 

그때 당시를 생각하면, 너무 당황해서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느낌이었고, 제가 뭐라고 대답 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단지 면접위원들의 황당해하던 얼굴 표정만 기억납니다.


그래도 운이 좋았는지 합격해서 배치를 받았는데 행동부장님 밑에서 일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정말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는 것인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실은 지금까지도 그때 모습을 행동부장님이 기억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갑자기 긴장이 되면서 그만둘까 말까 고민하는데, 그렇게 계속 고민만 하면서 3년 넘게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저는 그런 제 단점과 과오를 극복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동안 소심하고 소극적인 성격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는데, 아예 이번 기회에 나를 바꾸어보기로 결심한 후 시키는 일은 무조건 다 해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열심히 기를 쓰고 일했습니다.


제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정말 힘들었던 것은 행동부장님의 스타일을 따라가는 것이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개씩 동시에 일을 시키는 통에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저녁때면 그 많은 일들을 놓고 망연자실할 때가 많았답니다. 

저는 원래 하나를 해도 많이 생각하고 준비해서 꼼꼼하게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반면에 완벽하게 한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래도 이 악물고 하나씩 해결하다 보니, 나름대로는 재미와 성취감도 있었습니다. 

한 1년 정도 지나니까 요령도 좀 생기고 훨씬 나아졌어요. 

하지만 때때로 행동부장님이 “요즘 힘들지 않아?”라고 물을 때면 저는 항상 “괜찮습니다!”라고 대답하고는 후회를 합니다. 

실은 안 괜찮거든요. 

너무 힘들고 지치는데, 그래도 “힘듭니다”라고 대답 하면 부장님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고, 저 스스로도 그런 약한 모습은 용납이 안 되어 생각 끝에 “괜찮습니다!”라고 대답한 것입니다.


또 학생 때 선배들이 항상 “너는 어쩜 그렇게 놀 줄도 모르냐?”고 했던 말들이 가슴에 맺혀 회식 때면 졸린 것을 참아가면서 끝까지 버티려고 노력했고, 남들 앞에서 당당하기 위해 남몰래 노래방에 가서 최신 가요도 익히고 춤도 연습하면서 얼마나 준비했는지 모릅니다.

지금도 제 수첩에는 인터넷에서 최근에 유행하는 유머들이 한 10개 정도는 있습니다. 

남들 앞에서 좀 유머러스해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어떻게 해야 재치있는 사람이 될지 연구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말할 때면 결국 썰렁한 분위기를 만들고, 이에 당황한 제 모습에 사람들이 웃더라구요. 

그래서 유머러스해지기로 했던 건 이젠 포기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제 부하 직원이 2명 들어오면서부터 상황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지금 제 할 일도 많아 죽겠는데, 그 친구들까지 감당하려니 정말 죽겠더라구요. 

뭐 그렇게 아는 게 없는지 하나하나 다 설명해주어야 하고, 말하면 딱 알아들었으면 좋겠는데 그것도 아니고, 저 한 몸 추스르기도 힘든데 그 친구들 행동 하나하나까지 다 신경 써야 하다 보니 이제 제 머리는 터질 지경이 되었습니다.

요즘은 몸도 많이 안 좋아져서 너무 피곤합니다. 

소화도 안되서 병원에 갔더니 신경성 위염이라고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하는데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이러던 중에 부장님이 일을 하나 더 맡으라고 하자, 생각 끝에 용기를 내 거절했습니다. 

행동부장님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걱정도 많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원래 스타일과 맞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노력만으로 직장생활을 하는 것에 한계를 느꼈습니다. 

이제 좀 쉬고 싶어요. 혼자 여행도 다니고, 음악도 듣고, 그동안 못 읽었던 책도 읽으면서 여유롭게 살고 싶습니다.          



3. 행동부장과 생각대리의 함께 일하는 이야기     


Photo by Scott Graham on Unsplash


행동부장과 생각대리는 회사 내의 소문난 콤비였습니다. 

입사 때부터 화려한 신화의 주인공이었던 행동부장이 신입 사원 면접 때 아무래도 어딘가 부족해 보이던 생각대리를 자신이 직접 작품을 만들어 보겠다며 데리고 일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행동부장과 생각대리의 관계는 시작됐습니다.


워낙 활동적이고 적극적이었던 행동부장은 일을 벌이는 것을 좋아했는데, 항상 여러 가지 일들을 벌이고 다니기 때문에 일의 세부적이고 꼼꼼한 사항까지 챙기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워낙 꼼꼼하고 신중한 성격의 생각대리와 일하게 된 후부터는 행동부장이 벌여 놓은 일을 생각대리가 완벽하게 세부적인 문제들을 처리하고 해결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행동부장의 단점들이 많이 보완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때문에 행동부장의 생각대리에 대한 신뢰는 더욱 깊어졌습니다. 

때때로 생각대리가 일을 하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들어 보이면 회식 자리 등을 마련했으며, 그럴 때에는 2차와 3차를 거치며 화끈하고 신나게 놀면서 모든 스트레스를 풀도록 배려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둘 사이에 큰 문제가 생겨버렸습니다. 

우리 회사의 대표적인 콤비 사이가 갈라져 버린 것입니다. 



4. 행동부장과 생각대리의 다름 이야기     


Photo by Headway on Unsplash


처음부터 생각대리와 행동부장이 잘 맞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행동부장이 지시한 일에 대해 확인해보면 아직도 처리 중이라고 할 때 는 답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생각대리, 그 일 빨리 좀 처리해, 빨리!”라는 말이 입에 붙어 다닐 정도였죠. 

이런 문제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나아졌고, 속도는 좀 늦어도 완벽한 일처리를 보면서 흐뭇한 마음을 금할 길 없었습니다. 


하지만 행동부장이 또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은 회식 때 보이는 생각대리의 모습이었습니다. 

열심히 노는 것 같기는 한데 실제로는 별로 즐거워 보이지 않았으며, ‘꼭 일하는 것처럼 노는’ 생각대리의 모습이 가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행동부장이 생각대리에게 맡긴 일 역시 회사에서는 매우 중요한 일이며, 이번 일만 잘 성공하면 더욱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행동부장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말했을 때 당장 못하겠다고 한 것도 아니고, 며칠 동안 뭔가 골똘히 생각에 잠긴 듯이 보이더니 며칠 후 행동부장에게 ‘건강상의 문제’와 ‘개인적인 사유’ 등으로 새로운 프로젝트에서 제외시켜주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부하 직원들을 다루는 생각대리의 행동에서 나타났습니다. 

새로 부하 직원들을 붙여주었으니 좀 적극적으로 데리고 일하면 좋겠는데 같이 회식 한번을 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그 이후로 더 날카로워지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듯 보였습니다. 

부하 직원들 역시 생각대리를 편안하게 생각하는 것 같지 않았으며, 부하 직원들이 퇴근한 후에 생각대리가 남아서 부하 직원들에게 맡겼던 일을 직접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문제들로 행동부장과 생각대리는 함께 사내의 다름상담소를 찾아왔습니다. 

행동부장이 이미 일주일 전에 면담 신청을 했으나 생각대리가 “좀 생각해보고 결정하겠다”라고 대답해 일주일 뒤인 오늘에서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5. 행동부장과 생각대리의 성공 만들기 1단계. 현재 상태 분석     


Photo by charlesdeluvio on Unsplash


저는 다름주식회사 다름상담소 다름해결 소장입니다. 

사내의 ‘살아 있는 신화’인 행동부장이 상담 신청을 해서 한편 놀랐지만, 생각대리와 함께 상담을 신청한다고 해서 무슨 문제인지 어느 정도 감이 잡혔습니다.

생각대리가 입사할 당시 면접관으로 참가했던 터라 면접 과정에서의 일에 대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으며, 당시 다른 면접위원들의 공격적인 질문에 당황하면서 머뭇거리는 생각대리를 ‘편안하게 긴장을 풀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하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면접이 끝난 후 면접위원들 간의 토론에서도 “우리는 면접과 같은 긴장되고 쉽게 위축되는 상황에서 말 잘하는 사람을 뽑고자 하는 것이 아니며, 우리 회사 상황에 어느 정도 잘 적응한 후에 가장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입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면접에서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하는 생각대리의 모습 때문에, 생각대리의 신중하고 꼼꼼한 특성들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을 방지해 결국 면접위원들이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한 말이었습니다.     

행동부장 

소장님, 우리 생각대리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우수한 사원인지 아시죠? 

면접 때 소장님이 해주신 말씀만 믿고 “제가 한번 좋은 사람 만들어 보겠습니다”라고 결심하고, 데려오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저는 정말 성공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동안 기대에 부응해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고, 저는 생각대리가 저와 같은 제2의 신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쉬움이 큽니다.     


생각대리 

소장님, 여기 행동부장님도 계신데 이런 말씀 드리기 어렵지만, 저 그동안 너무 많이 힘들었습니다. 

소장님도 아시겠지만 제가 무척 꼼꼼하고 신중한 성격이어서 한 가지 일이라도 그냥 쉽게 못 넘어가거든요. 그동안 저는 거의 매일 밤새워 일했고 행동부장님이 시키시는 대로 완벽하게 해보려고 노력했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그런데 제가 이렇게 다 말해도 저나 행동부장님께 어떤 피해가 가거나 그러지는 않겠지요? 

그래도 회사 내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되나 좀 후회가 되네요. 

일단 너무 죄송합니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행동부장은 생각대리가 그동안 힘들어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상당히 놀랐습니다. 

물론 회사라는 곳이 스트레스가 없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생각대리가 말하는 것은 단순히 그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열심히 했는데 남들이 충분히 인정해주지 않을 때’, ‘자신의 책임 아래 열심히 하기보다는 시키는 대로만 일할 때’, ‘자신이 상황을 주도해서 적극적으로 임하지 못할 때’ 등과 같이 행동부장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과는 달리, 생각대리는 ‘나만의 시간이 없다’, ‘여유 있게 생각하면서 일하기 어렵다’, ‘주말에는 조용히 쉴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싶다’ 등과 같은 행동부장 자신과는 전혀 다른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자신과 궁합이 잘 맞았기 때문에 당연히 같은 스타일이라고만 생각했던 것들이 여지없이 무너져 버렸습니다.



6. 행동부장과 생각대리의 성공 만들기 2단계. 서로 이해하기 & 서로 보완하기


Photo by Giorgio Grani on Unsplash


저는 행동부장과 생각대리에게 전형적인 외향형 성격의 사람들이 일하는 스타일과 내향형 성격의 사람들이 일하는 스타일에 대해 설명해주었습니다. 

외향형 스타일의 사람들은 매우 적극적이고 활동적이며, 빠른 일처리와 주변의 상황을 자신이 스스로 개척하고 만들어가는 것을 선호하는 반면에, 

내향형 스타일의 사람들은 한 가지 일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행동은 느리지만 완벽한 일처리에 강하며, 주변의 환경을 자신이 적극적으로 만들기보다는 주어진 환경에 자신을 맞추어가는 경향을 갖고 있다고 설명해주었습니다.

또한 행동부장과 같은 외향형 성격들은 적극적인 칭찬과 지지를 제공해줄 때 더욱 신이 나는 반면에, 생각대리와 같은 내향형 성격들은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으로 수행을 높여 나가며, 이런 방식 때문에 생각대리와 같이 내향형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내적 스트레스가 훨씬 더 강하고 자기비판적인 태도를 많이 가진다는 것도 말해주었습니다.     


생각대리 

소장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그동안 제가 고민하던 것들이 좀더 분명해지는 것 같네요. 

저는 지금까지 주로 자신에 대해 엄격하게 평가하고 반성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고, 노력해야 할 점이 많으며, 좀더 채찍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왔죠.

그래서 가끔 행동부장님께서 저의 문제점을 지적해주실 때면 속상하기는 하지만, 며칠 동안 곰곰이 생각하고 나면 ‘그래, 나는 그런 문제가 있지. 이 문제를 꼭 극복해보자!’라고 결심하면서 문제점을 지적해주신 행동부장님께 감사할 때가 많았어요. 

오히려 저를 칭찬해주실 때면 기분은 좋지만 그래도 속으로 ‘그래, 이렇게 칭찬받았다고 자만하면 안돼! 나는 좀더 노력해야 해!’라고 다짐하면서 긴장을 풀지 않기 위해 노력한답니다.    

 

행동부장 

그동안 제가 알게 모르게 생각대리를 너무 많이 힘들게 했다는 것에 대해 정말 죄책감이 듭니다. 

그동안 자신과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저의 일하는 스타일을 따라오느라 생각대리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어떤 때에는 생각대리가 너무 느리다고 생각했고, 자신의 의견을 잘 말하지 않아서 답답한 적이 많았거든요. 

그럴 경우 조금 기다리다가 결국 주로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가만히 이야기를 듣다가 생각대리와 같은 사람이 저에게 얼마나 필요한 사람인지 오히려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저의 부족한 점을 생각대리가 그렇게 많이 채워주고 있는지 몰랐어요. 

솔직히 제가 일은 많이 벌여도 꼼꼼한 마무리는 잘 못하거든요. 

저는 당장 이 순간부터 생각대리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생각대리의 특성을 고려해가면서 일하도록 하겠습니다. 

소장님, 제가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몇 가지만 알려주세요. 

바로 이 순간부터 실천하겠습니다!     


똑같은 이야기를 듣고도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반추하고 생각에 잠기는 생각대리의 스타일과 바로 행동으로 실천하기 위해 결심하는 행동부장의 태도를 보면서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찰떡궁합을 이루었을까 생각하며 웃음 짓게 됩니다.

아마 지금까지 일도 이런 식으로 해왔겠지요? 

행동부장이 바로 행동할 수 있고 적용할 수 있는 해결책들을 기대하고 생각대리에게 말하면 생각대리는 꼼꼼히, 하지만 행동부장에 맞추기 위해 얼마나 많은 긴장과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혼자 밤샘을 했을지 상상이 됩니다. 

그래도 본인들이 의식했든 안했든 간에 이러한 다름이 서로를 얼마나 채워주고 있었는지 발견한 것은 큰 수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7. 행동부장과 생각대리의 성공 반들기. 뒷 이야기


Photo by krakenimages on Unsplash


이후로 행동부장과 생각대리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 행동부장은 생각대리에게 일을 시킬 때 일단 제안을 한 후 생각해 보고 나중에 결론을 내자는 식으로 제시했고, 생각대리는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반영해 수정 제안을 낸 후 결론을 내리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합니다. 

물론 행동부장 성격에 기다리는 시간이 다소 답답하기는 하지만 생각대리의 스타일과 생각대리가 주는 장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참을 수 있답니다.

왜냐하면 행동부장은 그동안 또 다른 새로운 일을 벌이거든요.


생각대리도 많이 변했습니다. 

처음 상담 이후에 생각대리는 추가 상담을 통해 저와 함께 몇 가지 자기 변화를 만들어갔습니다. 

첫 번째는 너무 많은 생각을 하기보다는 좀더 초점화되고 집중화된 생각을 통해 불필요한 생각들을 줄이는 등 좀더 효율적으로 생각하는 연습을 했고, 

두 번째는‘이렇게 말해도 되나? 혹시 잘못되거나 틀린 이야기면 어떻게 하지?’ 등과 같이 자기주장을 가로막았던 부정적인 생각들을 감소시켜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좀더 적극적으로 표현하도록 연습했으며, 

마지막으로 자신과 관련된 너무 엄격한 평가와 판단보다는 장점을 장점으로 받아들이면서 좀더 자신감 있고 당당한 모습을 찾게 되었습니다. 

요즘 생각대리는 표정도 밝아졌고, 말도 많이 늘었으며, 농담도 얼마나 잘하는지 모른답니다.



8. 어떻게 할 것인가?


Photo by Cytonn Photography on Unsplash

                         

행동부장(외향형)은 생각대리(내향형)와 함께 일할 때 이렇게 하세요

☞ 상대방이 가진 특성(꼼꼼함, 신중함 등)이 내게는 중요한 보완점이라는 것을 항상 기억하세요.

☞ 속도가 느리다고 다그치지 마세요. 다그치면 더 느려집니다.

☞ 한꺼번에 여러 가지 업무 지시를 주지 마세요. 표현은 안 해도 부담스러워합니다.

☞ 중요한 일이나 논의 사항은 글이나 메일을 통해 미리 전해주세요.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것입니다.

☞ 진취적이거나 활기차기를 강요하지 마세요. 상대방의 장점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생각대리(내향형)는 행동부장(외향형)과 함께 일할 때 이렇게 하세요

☞ 미리 연습하세요. 화려한 언변, 유창한 말투, 적절한 유머!

☞“생각할 시간 여유를 주세요”라고 당당하게 말하세요.

☞ 생각이 길어지거나 속도가 느려지면 중간보고나 코멘트를 전달하세요. 상대방이 더 잘 기다릴 수 있습니다.

☞ 상대방은 나처럼 많은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 표정 관리하세요. 때때로 무표정은 상대방을 불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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