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조직 내 실제 갈등 사례

성과 피드백은 갈등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by 최소윤소장


IT 중견기업 마케팅팀.
3년 차 대리 민정은 야심차게 준비한 캠페인 결과를 월간 성과 회의에서 발표했다.


성과는 중간 수준이었지만, 고객 반응은 괜찮았다.

그런데 발표 직후 팀장인 박 부장이 이렇게 말했다.


“고생한 건 알겠는데, 이 정도 결과면 전략을 다시 짜야 하지 않을까요?”


회의실은 조용했다.

하지만 민정은 속이 뒤집어졌다. 얼굴은 굳고,회의가 끝난 뒤엔 아무에게도 말을 걸지 않았다.


그날 오후, 민정은 동기에게 말했다.
“내가 그렇게 고생한 걸 알면서도 저렇게 말하는 거 보면, 날 사람으로도 안 보는 거야. 성과도 봐주지도 않고.”


사실 박 부장의 말은 비난보다는 건설적 피드백에 가까웠다.
다른 팀원들도 “부장님 말은 맞긴 했지”, “보통 때보다 부드럽게 말하셨는데?”라고 느꼈다.


하지만 민정은 감정 왜곡 상태에 있었다.


그녀는 이전에 팀장으로부터 몇 차례 ‘날카로운’ 피드백을 받은 적이 있었고, 그 감정 기억이 ‘방어’ 모드로 민정의 뇌를 반응시켰다.


즉, 현실보다 훨씬 더 비난받고 있다는 감정으로 느껴졌고, 그 감정은 “역시 나를 인정하지 않아”라는 확증편향적 인지 왜곡으로 연결되었다.


▶︎ 이 상황의 인지 왜곡 구조:

· 정서적 추론: 기분이 나쁘니, 팀장이 날 공격한 거다.

· 이분법적 사고: 인정 vs 무시. 그 사이 없음.

· 개인화: 전략 문제를 지적한 건데, 나 자체를 부정했다고 받아들임.


박 부장은 며칠 뒤, 민정의 무반응이 이상해 따로 대화를 요청했다.

그제서야 민정은 울먹이며 말한다.


"늘 제가 뭘 해도 부족하다고 느껴요. 부장님 말이 옳을 수는 있지만, 그냥 다 버려진 기분이었어요.”


이후 박 부장은 민정과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바꾸었다.
결과 피드백 전에 노력과 긍정 요소를 먼저 언급하고, 함께 전략을 리뷰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민정도 감정 기록 일지를 쓰며, '내가 느낀 감정'과 '상대의 의도'를 구분해보는 연습을 시작했다.

이 사건은 성과 피드백이 갈등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조직 상황에서, 감정 리터러시와 피드백 리터러시가 함께 필요함을 보여준다.


문제는 대부분 말 자체가 아니라, 그 말을 해석하는 감정 상태와 사고의 습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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