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 왜 직장동료들과의 사이는 날 힘들게 할까?

관계의 시너지를 만드는 법

by 자아

기계 고치는 법을 배우고 바다에 오른 지 10년이 넘었다. 그동안 거친 엔진룸에서 수만 가지 고장을 해결해 왔지만, 정작 가장 고치기 힘들었던 건 ‘인간관계’라는 정체불명의 기계였다. 좁은 배 안에서 24시간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 사회생활은 때로 고장 난 엔진보다 더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곤 했다.


말투가 ‘공격’이 아닌 ‘데이터’로 보일 때

예전의 나는 동료나 후배가 날 선 말을 던지면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저 사람이 지금 나를 무시하나?’, ‘왜 나한테만 저러지?’ 하며 라는 방어막을 바짝 세웠다. 결과는 늘 뻔했다. 내 마음은 과부하가 걸려 뜨거워졌고, 의미 없는 망상에 빠져 스스로를 괴롭혔다. 결국 관계의 기어는 삐걱거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음의 작동 원리를 공부하고 나니, 이제는 상대방의 날 선 반응을 ‘개인적인 공격’이 아닌 그 사람의 ‘마음 상태’를 나타내는 로그 데이터로 읽어낼 수 있게 되었다. 그 분석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로그 분석: 화를 내는 것은 내가 미워서가 아니라, 본인의 불안함이 건드려졌기 때문이다.

필터링: 거친 말투는 공격이 아니라,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서툰 방어기제다.

요구 파악: 이 상태에서 저 사람이 나에게 진짜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출력 제어: 분석 결과에 맞춰 필요한 피드백을 먼저 내보낸다.

시스템 최적화: 상황은 평온하게 마무리되고 관계의 마찰 계수는 낮아진다.

상대의 의도를 읽을 수 있는 ‘마음의 필터’를 장착하자 상처받을 일이 사라졌다.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평온을 유지하니, 오히려 관계의 주도권을 쥐게 되었다.


착해지는 것과 강해지는 것의 착각

솔직히 고백하자면, 마음 공부를 시작할 때 한 가지 두려움이 있었다. 타인을 수용하다 보면 거친 현장에서 너무 유약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었다. 남들은 날을 세우고 목소리를 높이는데, 나만 부드러워졌다가 만만한 존재가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해와 수용은 나약해지는 과정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높은 곳에서 시스템 전체를 조감하는 ‘설계자의 눈’을 갖는 과정이었다.

상대방의 에고와 방어기제를 읽기 시작하자, 팀원들이 어떤 상황에서 최고의 출력을 내는지, 어떤 말에 성능이 저하되는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예전 같으면 화를 내며 몰아붙였을 상황에서 이제는 상대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여유가 생겼다. 부품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결이 부드럽게 맞물리도록 조율하니 팀워크가 살아나고 시너지 효과가 발생했다.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최고의 기술이다

선배와 동료들은 여전히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하지만 나는 이제 기계적인 기술만 배우지 않는다. 그들이 묵묵히 기계를 지키는 마음, 그 거친 말투 속에 숨겨진 책임감까지 함께 읽어내려 노력한다.

결국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은 나를 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를 더 단단한 리더로, 그리고 우리 팀이라는 거대한 엔진을 가장 효율적으로 운전하는 ‘본연의 나’로 만들어주었다. 이제 내게 사회생활은 더 이상 소모적인 전쟁터가 아니다. 서로의 에너지를 합쳐 최고의 항해를 만들어가는 정교한 협업의 현장이다.


기계를 잘 고치는 엔지니어를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에너지를 조율하며 성장하는 지금, 나의 항해는 그 어느 때보다 순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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