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바닥

수치심

by 다정한 상담쌤 ㅣ나를

관계의 감정들 이 어느덧 28회 차이다. 여러 감정들 중 이 수치심과 관련된 글을 완성하기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왜일까?


대부분의 감정은 표현해 보거나

누군가 내가 느낀 것을 알아주면 조금 가벼워진다.


“속상했어.”

“화났어.”

“외로웠어.”


이 말들이 표현되어 나오고, 누군가 “그랬구나”라고 고개를 끄덕이면 나 마음은 진정이 되고, 그 관계에 긍정적인 무언가 남게 된다.


그런데 수치심은 다르다. 수치심은 설명될수록 어떤 상황을 피하거나 도망치게 하는 감정이다. 수치심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자신을 좀 낮추는 무엇이 아닌가? 싶을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내가 ‘사라지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게도 하는 강한 감정이다.


그래서 아프고 오래되기도 했고 참 힘들다.

수치심은 자기를 지우려 한다. 그렇기에 누군가를 이해하려 다가갈 때에 당신의 수치심 이란 단어를 꺼내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고민과 신중함 속에 글 발행을 미루게 된 것을 떠올려보면 ‘잘못 쓰면 안 된다’는 나의 수치감이 발동된 것 같다.


수치심은 ‘나’와 깊고 진하게 연결된 감정이기에,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수치심을 감싸거나 숨겨버린 다른 감정이 주로 겉으로 표현된다.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이 알고 보면 속으로 약하다고 보는 것도 이 때문일지 모른다.


그러면 과연 수치심은 개인의 것이지 않을까?

관계와 관련된 감정일까?



어느 수업시간 발표를 망쳤다고 느낀 순간을 떠올려보자. 집에 돌아와서도 얼굴이 화끈거리고, 이불을 덮고 “왜 그랬지…” 하고 되뇐다.


그때 방 안에는 아무도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부끄럽다.


현실의 그 자리에 없는 누군가의 표정이 우리 마음 안에는 여전히 살아남아 있기 때문이다.


수치심은 혼자 느끼는 감정처럼 보이지만, 실은 내 안에 저장된 타인의 눈과 함께 일어난다.


+ 대상관계이론 관점에서 본 수치심


도널드 위니컷은 아이가 자신을 경험하는 방식은 양육자의 반응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내가 울 때

“괜찮아”라고 안아준 얼굴이 쌓이면

나는 ‘괜찮은 나’가 된다.


하지만

“왜 또 그래”

“그만 좀 해”

“그게 뭐가 힘들어”


이런 표정과 말이 반복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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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세상, 나라도 다정할래’. /유쾌함+진지함 전문상담사. 일상을 살아가며 혹은 상담시간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기록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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