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에 머물기보다 연결되기

나를 기록하며 당신을 이해합니다


저의 첫 브런치북 ‘나를 기록하며 당신을 이해합니다’

연재를 완결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자꾸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역시 저는 ‘끝’과 ‘헤어짐’ 앞에서

조금 서툰 사람임을 떠올리며 미소가 납니다.


계획한 목차에 따라,

여기서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제 마음을 들은 지인이 말했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왜 맞춰 끝내려고 해?”

띵, 하고 마음을 건드리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더 두기로 했습니다.

연재 요일도 월·수에서 월요일 한 번으로 줄이고,

조금 더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을 이어가려 합니다.

제목도 수정해 봅니다.

(나를 기록하며, 당신을 이해합니다)에서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로

제가 글을 쓰는 이유가 좀 더 명확할까 싶어서요.

(25.7.21. 제목은 다시 기존 대로 변경)


어느덧 제 글을 읽어주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큰 숫자는 아니어도

그저 이 여정을

함께해 준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합니다.

신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누군가에게 하고 싶었던 말

그에 따른 제 생각을 기록하며

당신을 이해하는 이 따뜻한 연결을

더 이어가 보겠습니다.




아쉬움에 머물기보다, 연결되기

'아쉬움이 남는다'는 말,. 그 말속엔 조심스러움이 담아 있는 것 같다. 완전히 닫지 못한 문처럼, 마음 한편이 자꾸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마음이다. 심리학자 존 볼비(John Bowlby)는 애착이론을 통해 우리가 누군가에게 실망하고도 여전히 마음을 두는 이유는, 그 대상과의 정서적 연결이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쉬움은 끝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 ‘연결되고 싶다’는 소망이 표현되는 방식이라는 의미 같다.


흔히들 ‘관계를 끝내는 것’과 ‘마음을 정리하는 것’을 같다고 생각한다. 이 두 가지가 꼭 동시에 일어나지 않는 것 같다. 사람은 정서적 유대가 형성된 대상을 쉽게 놓지 못한다. 불편하고, 아프고, 때로 해롭기까지 한 관계도 '내가 중요하게 여겼던 연결'이기에 쉽게 정리되지 않는다.


그러니 아쉬움이 남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건 오히려 우리가 진심으로 관계를 맺었던 증거일 수 있다.

얼마 전 작성했던 '시절인연'의 글과 닿아있는 생각들이다. 감정의 완성이란, 애도의 개념과도 연결된다. 슬픔이나 아쉬움, 실망 같은 감정이 충분히 느껴지고, 표현되고, 의미화될 때 비로소 마음은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으니 말이다.


나의 마음 챙김과 결심을 통해 말하자면,
감정은 '끝내기'보다 '이어가기'를 통해 회복된다.
+더 이상 붙잡기 위한 연결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보는 연결.
감정을 표현하고, 감정을 이해하고,

감정을 들여다보는 연결말이다.


아쉬움은 멍울진 감정이 아니라, 나를 성장시킨 삶의 한 조각이 되어줄 수 있다. 오늘 당신에게도 아쉬운 마음이 있다면, 그 마음과 연결되어 보세요.


‘잘 지내고 있기를’ 바라는 그 마음도,
‘그때 나도 힘들었어’라는 진심도 당신이 꺼내줄 때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아쉬움에 머무르기보다, 나와 다시 연결되는 경험 안에서 오늘도 나에게 조금 더 다정해지기를.



애착의 본질=정서적 유대의 지속성

+ 유아가 특정 인물(주 양육자)에게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며, 이는 생존을 위한 본능적 체계라고 보았습니다+ 애착은 한 번 형성되면 지속적이며, 대상이 떠나도 남아 있는 특성이 있습니다

+ 즉, 애착의 정서적 연결은 실망과 상처 이후에도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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