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숨바꼭질
어떤 날은 세상이 너무 크게 다가옵니다.
해야 할 일은 끝이 보이지 않고,
사람들의 시선은 부담스럽고,
몸과 마음은 이미 지쳐 있는데
내일도 또 살아내야 한다는
누구도 모를 그 부담이 어깨를 짓누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무 일도 하고 싶지 않아 지고
누군가 만나는 일도 버겁고
쌓여 있는 메시지를 확인하기조차 싫어집니다.
그럴 때 마음 한쪽에서 불쑥 떠오르는 문장.
몇 달 전 내담자가 툭 내뱉은 이 말을 들었을 때, 마음이 참 아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 마음을 ‘무책임’이나 ‘회피’라는 단어로는 담을 수 없었습니다. 그가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애써왔는지 알기에, 그리고 나 역시 숨고 싶었던 순간의 기억이 내 안에 있기 때문에 그 문장에 담긴 버텨온 흔적과 무게가 느껴졌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그런 경험이 있었나요?
언제가 떠오르시나요?
숨고 싶다는 마음의 무게를 떠올리며…
회사에서 중요한 미팅을 앞둔 날, 모두의 시선이 내게 쏠려 있는데 한 주 내내 준비해 온 문장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스칩니다.
자녀의 선생님이 전화를 걸어와 ‘요즘 아이가 집중을 잘 못 해요’ 그 말 한마디가 마음을 무겁게 누르며
‘내가 부족했나, 내가 뭘 잘못했나’ 스스로를 비난하게 될 때, 모든 걸 멈추고 싶어 집니다.
사랑하는 연인의 눈빛에서 이별이 감지되고 표정이 싸늘해질 때, ‘지금은 그냥, 조용해야 겠다‘ 생각합니다.
누군가 나의 실수를 문제 삼을 때, 그 차갑고도 뜨거운 시선이 내 몸을 감싸며 숨고 싶은 충동이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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