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발달은 아이만의 것이 아니다.

부모성장, 부모교육


남녀가 사랑하고 결혼하여

그 사랑의 결실인 자녀가 태어났을 때

그때의 기쁨, 충만함, 삶에 대한 만족감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는다.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지고,

나를 희생하는 끝에

내가 없어지는 듯한 기분이 찾아온다.

보상 없는 요구와 책임이 끝없이 밀려올 때,

우리는 그토록 기다렸던 ‘행복’이 이런 걸까?

부모 됨이 왜 이렇게 버거운가 하고 지쳐간다.


소중하고 약한 존재 인 내 아이에게는

차마 토해낼 수 없는 그 힘듦이…

결국 옆에 있는 다른 이에게 옮겨 간다.


내가 부족한 만큼 상대가 조금 더 잘해주길 바라지만,

현실은 함께 지쳐가며

같은 곳에서 넘어지고,

때로는 같이 지옥을 구르는 것 같은 순간을 맞이한다.


내가 사랑한 그 사람이 맞나 싶은 실망이 밀려오기도 한다. 이전엔 우리 관계에서는 별일 아니었던 서로의 단점이, 이제는 우리를 흔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또, ’엄마니까 다 잘하겠지‘

‘아빠니까 알아서 해주겠지’

그런 기대가 생겼다가 채워지지 않을 때,

서로는 더 깊이 지치게 된다.


결국, 부부도 자녀를 둔 하나의 ‘체계’ 안에서 성장해야 하는 시기를 맞이하는 것이다. 결혼 직후에는 사랑의 감정으로 이어지지만, 자녀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부의 관계는 새로운 발달 단계에 들어선다. 이 시기에는 ‘연인으로서의 우리’에서 ‘부모로서의 우리’로 정체성이 확장된다.


아이의 성장과 발달은 결국 부모에게도 성장을 요구한다. 서로 다른 양육방식과 가치관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를 조율해 가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아무리 사랑으로 결혼했다 해도, 양육의 방식은 저절로 맞아 들어가지 않는다.


아이의 영아기가 지나가면서 돌봄의 방식, 책임의 분담, 가치관의 차이가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이 시기에 갈등과 답답함이 생기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충분히 대화하며 서로를 맞춰가는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초기부터 함께 하는 그 경험이 이후 자녀의 아동기, 청소년기를 지나가는 긴 여정 속에서 가정의 정서적 기초 틀이 되기 때문이다.


균형을 찾아가는 부부 관계는 결국

내 아이의 든든한 정서적 울타리가 된다.

아이의 초기 발달에 부부가 서로를 이해하고 맞춰가는 일은 단지 관계 유지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정서적 안정감과 애착 형성의 토대가 된다는 것이다.


부모 사이의 묘하고 불편한 감정 기류는 그 어떤 말보다 먼저 아이에게 전해진다. 싸우지 않는다고 갈등이 없는 건 아니다. 그 분위기가 아이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수도 있다.


부부가 부모로 성장한다는 건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함께 배워가며 견디는 일이다.

그 길 위에서야 비로소 아이도 천천히 자라게 된다.


나는 아동과 부모를 상담하며, 이 흔한 이야기 속에 담긴 진실을 수 없이 보아왔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막상살아내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더욱더 이 글을 남기고 싶었다.


부부의 성장도, 부모의 성숙도

누구나 그냥 되지 않음을

결국 ‘함께 자라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구독과 라이킷으로 자주 만나요 ^____^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