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돈된 책상을 바라보며
주말근무 일찍 끝내고 잠깐 여유가 생겼다.
늘 사용하지만 무심해지는
사무실 책상을 정리하고 조금 변화도 주었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나
딸아이가 써준 편지를 교체해서 달아 주었다.
그리고
상담실로 가서 평소에는 잘 안 건드리는
구석구석의 먼지를 닦아냈다.
늘 그러다 보면 몰랐던 거미줄도 있고,
아이들의 작은 놀잇감도 끼어 있다.
웃음이 나기도 하고
종결하여 헤어진 아이가 떠올라 찡해지기도 한다.
역시 정리와 청소는 내 삶을 다루는
큰 도구가 되는 것 같다.
거창한 대청소가 아니어도 말이다.
우리 마음도 그렇다.
그래서 내가 운영하는
좀 더 매력적인 유사한 이름을 고민고민했지만…
자녀를 양육하시는 분들은
직관적으로 알아주시겠지 하며 몇 년째 사용 중이다.
결혼 초, 깨끗한 차를 부지런히 세차하는 남편이
의아하기도 하지만 차를 아끼나 보다 했다.
그런데 언뜻 깨끗해 보였던 차가
물에 젖고 거품이 묻게 되면
기름 떼를 보이기도 하고
작은 흠집들도 발견하게 되는 경험을 했다.
일상을 살아내는 우리 마음도 그렇다 생각했다.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하루의 피로 속에서
누군가의 말 한마디나
잠깐의 나를 돌아보는 시간에
묵혀두었던 감정이 눈물이 되어 흘러내리기도 한다.
마음을 씻는 일이 그런 거 같다.
‘잘 달려왔구나’,
‘조금은 지쳤겠구나’ 하며
잠시 멈추어 내 마음을 살피는 시간이다.
그렇게 마음을 닦아내다 보면
조금 가벼워지고
내 일상이 소중해지고 …
누군가를 담을 여유도 생기게 된다.
올해 마지막 양육자 집단상담이 곧 시작된다.
어떤 인연이 닿아 함께 하려나 싶다.
나의 이런 마음이 전해지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