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컨셉진캠프 음악 소개 코너, 이랑 <가족을 찾아서>
그는 알려지지 않은 감독이었고 나는 만들어지지 않은 작품을 꿈꾸었고 우리는 지어지지 않은 집을 상상하며 하루하루를 세어냈습니다. 그런 우리의 길고 긴 하루에 퇴근 송이 되어주던 노래가 있습니다. 못, 서태지, 콜드플레이. 촉촉하고 조금은 축축한 싱어송라이터의 노래들이 취향이었던 그가 좋아하던 아티스트, 바로 이랑의 노래들입니다. 부족해도 괜찮다고, 계속 꿈꾸면 뭐 어떠냐고 말해주는 듯한, 우리네 청춘을 위로해 주던 그녀의 노래를 좋아합니다.
작가, 영상감독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이랑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2집 앨범 속 두 번째 트랙인 ‘가족을 찾아서’를 들으면 나의 고양이 옹구와 아버지가 떠오릅니다. “나는 언젠가 후회하게 될까”라며 시작하는 후렴구는 후회할 것을 알면서도 그 순간의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저지르고 말았던 나의 모진 말과 행동들을 반추하게 합니다. 매일 야근하고 집에 돌아와 밥을 해 먹을 기력도 없어 배달 음식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고 헛헛한 마음을 채울 길 없어 컴컴한 어둠 속에서 하염없이 엄지손가락을 굴리며 스크린 속 내가 찾는 그 무언가가 나타날 거라는 희망을 다음 날의 피로로 만드는 일을 되풀이합니다.
세상의 기준에 맞추어 살다 보면 가까이 있는 나, 내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놓치게 되기 일쑤고 미래의 행복을 꿈꾸며 현재의 내 구체적인 삶을 소홀하게 되어버리곤 합니다. 무엇을 위하는지도 모르고 살다 문득 나를 홀대해 가며 지금 내가 좇고 있는 그 무언가가 나를 데려다주는 곳이 진정한 행복의 길일까 생각이 드는 순간들이 있고요. 그럴 때 잠시 멈추어 주변을 둘러보고 나를 돌보고 진정 내가 찾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반드시 미래에서 찾아야 하는 건지 생각해보게 하는 소중한 곡.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오늘 저녁에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