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7. 제대로 쉰다는 건 어떤 걸까

외부 세계 부름에 대한 거절, 그리고 내면의 평온

by 김바리

신입 사원 시절, 업무에 대한 부담으로 거의 밤을 새 가며 사무실에 남아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무리수라고 생각한다). 너무 오래 한 자리에 앉아 있었던 데다가 무슨 생각으로 마법 기간임에도 흰색 바지를 입고 출근을 해 큰 사고가 났던 적이 있다. 이후 잡지사에서 일할 때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해 당시 만나고 있던 친구에게 갈아입을 옷을 가져다 달라고 해 겨우 곤란한 상황을 모면한 적도 있었다. 이러한 사건을 통해 내가 스스로 정지 버튼을 누르지 못하는 사람임을 깨달았다.


이후, 이러한 사건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뽀모도로 기법을 도입했다. 이 기법은 1980년대 후반 프란체스코 시릴로가 개발한 시간 관리 방법으로, 15분에서 25분 동안 집중하고 짧은 휴식을 취하는 방식이다. 이를 반복한 후 긴 휴식을 취하게 된다. 뽀모도로를 15분 집중하고 5분 쉬는 사이클로 설정해 두었다. 하지만 이 5분 휴식을 스킵하고 계속 일할 때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이 방법만으로 완벽한 휴식을 찾기는 어려웠다.


일부러 쉬려고 노력했다. 잘 쉬고 싶었다.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고, 최근 3년 동안은 '아티스트 데이트'라 불리는 습관을 실천해 왔다. 줄리언 카메론의 책 <아티스트 웨이>에서 제안하는 창조성 발견 도구이다. 주말마다 일정한 시간을 내어 창의적인 의식을 수행하고 내면의 아티스트를 위한 시간을 갖는다. 지침에 따라 주말에는 미술관 방문이나 짧은 여행으로 나 자신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며 새로운 영감을 얻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것이 의무처럼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창조적인 활동을 하지 않으면 불안을 느끼게 되었다.


‘휴식’이라는 단어는 때때로 모순적으로 느껴진다. 특히 휴식 중에도 내가 무언가를 배우고 깨달음을 얻어야 마음이 편한 나는 쉬면서도 새로운 도전과 학습을 원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쉬는 동안에도 압박을 느끼며, 휴식의 본질을 흐리기 일쑤였다.


국어사전에서 '휴식'은 '일시적으로 일을 멈추고 쉬는 것'으로 정의된다. 그러나 이 정의가 어딘가 부족해 보였다. 일은 멈추고 쉬고 있긴 하더라도 이 쉼이 무엇을 위한 것인가에 대한 정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 초 한 독서 클럽을 시작했다. 그곳에서는 매달 한 권, 마음에 관한 책을 읽는다. 그리고 달에 한 번은 나의 빈둥 거림, 놀이, 관찰을 통한 휴식에 대해 글을 쓴다. 독서 클럽에서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휴식의 다양한 방식을 알게 되었고,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쉼을 위한 중요한 사전 탐구 과정임을 깨달았다.


진정한 휴식의 중요성을 고민하며,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을 연구하던 중, 마케팅 구루 세스 고딘의 방법을 알게 되었다. 그는 어떻게 하루 24시간 중 대부분의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진정한 휴식을 찾을 수 있었을까? 세스 고딘의 방식은 놀랍게도 '거절'에 있다. 그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 쉽게 '아니요'라고 답하는 습관을 갖추고 있었다. 이 '아니요'는 그에게 진정한 휴식의 시간을 확보하게 해 주었고, 그 시간을 창의력과 생산성을 향상하는 데 활용하였다.


오늘날의 혼란스러운 도시 생활에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 스스로를 지키고, 진정한 휴식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세스 고딘처럼 '아니요'를 통해 불필요한 것들을 거절하고, 우리 스스로에게 중요한 것들에 집중하게 된다면, 그것이 진정한 휴식의 시작이 아닐까?


이 모든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나는 휴식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내렸다. 그것은 외부의 압박이나 스스로의 요구를 잠시 벗어나, 내면의 평온과 균형을 찾는 행위다. 휴식은 명상이든, 독서든, 자연 속의 시간이든 그 본질은 동일하다. 그것은 스스로의 마음과의 진실된 대화와, 그것을 통한 깊은 평온을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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