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숙희, ≪돈이 되는 글쓰기의 모든 것≫ (책밥, 2020) 속 문장
글을 잘 쓰려면 우선 잘 읽어야 한다. 잘 읽지 못하면 잘 쓸 수 없다.
- 송숙희, ≪돈이 되는 글쓰기의 모든 것≫ (책밥, 2020)
쇼펜하우어는 ‘읽어도 읽어도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글쓰기'를 ‘헤겔짓거리'라 불렀다 한다. 그가 쓴 글이 할 말도 없고 아는 것도 없고 생각도 없으면서 그래도 말은 하고 싶어서 말들을 골라 쓴 글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를 ‘독이 되는 글쓰기'라 표현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독이 되는 글쓰기와 돈이 되는 글쓰기의 차이가 생각한 것을 쓰는 단계의 차이에 있다고 말한다.
아마추어의 글은 생각한 것을 그대로 쓰기 때문에 읽기 좋은 글이 되기 어려운 반면, 돈이 되는 글을 쓰는 프로는 생각하고 쓰는 것 사이에 ‘쓸거리를 만드는' 단계를 거친다. 이 쓸 거리를 만드는 단계는 생각한 것에서 메시지를 뽑아내는 단계이기도 하다. 메시지는 결국,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함축하여 상대에게 전달, 설득하는 과정이므로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공식이 필요하다. 저자는 이를 오레오(OREO) 공식 하나로 정리한다.
O(Opinion): 의견을 주장한다. : 혼자 사는 어르신이라면 개를 키우세요.
R(Reason): 이유와 근거를 댄다. : 왜냐하면 개는 인간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E(Example): 예를 들어 설명한다. : 다양하게 활약하며 인간을 돕는 개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O(Offer): 의견을 재강조, 제안한다. : 도움이 되는 개가 필요하면 유기견 입양시설을 이용하세요.
이 프레임워크를 처음 봤을 때 PREP 방법이 떠올랐다. PREP은 짧은 연설, 즉석연설 또는 질문에 대답하는 데 유용한 스피치 프레임워크이다. PREP는 Point, Reason, Example, and Point를 나타낸다. 전달하고 싶은 요점을 말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요점에 대한 정당성 또는 설명인 이유를 제공, 요점을 설명하는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한 뒤, 요점을 반복하는 말하기 방식이다. 이를 통해 논리 정연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말하기에서든 글쓰기에서든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원하는 반응을 빠르게 얻어내기 위해서 저자는 오레오하우스 글쓰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한 단계로 에세이 양식의 글쓰기를 제안한다. 하버드 대학생들은 4년 내내 종이 무게로 50킬로그램이나 되는 분량의 에세이 쓰기에 매진한다고 한다. 그들에게 에세이를 배운다는 것은 독자가 읽고 싶어 하고 읽기 쉬운 글쓰기를 배운다는 뜻이며, 한마디로 돈이 되는 글쓰기 능력을 갖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저자는 APT라는 약어로 핵심을 전하는 에세이 포맷을 정리한다. 에세이 초반에 주목을 끌고(Attention), 본론에서 핵심을 전하고(Point : OREO 공식을 활용한다), 원하는 반응을 끌어내는(call To action) 프로세스이다. 무엇보다 이것을 가능한 한 짧게, A4 1장 이내의 글로 정리할 것을 권한다.
책에서는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방법, 한 단계 더 나아가 반응을 빠르게 얻어내는 글쓰기 형식, 분야 별 글쓰기 기술과 글쓰기에 필요한 태도와 습관까지 그가 한국 대표 글쓰기 코치가 될 수 있었던 노하우를 400페이지 분량에 꾹꾹 눌러 담았다. 가장 뒷부분에는 열 개의 워크시트도 마련되어 있어 앞서 책에서 언급했던 다양한 프레임워크를 한눈에 요약하여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 글쓰기를 할 때의 방법론, 마음가짐뿐만 아니라 일상 속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내용들이 담겨있지 않나 싶다. 글쓰기를 시작해야 하는데 막막함을 느끼는 분들, 열심히 글을 쓰긴 하는데 도통 먹히는 것 같지 않다고 느끼는 분들이 곁에 두고 참고하기에 좋을 듯하다. 이 책 한 권이면 나도 1년 안에 돈이 되는 글쓰기를 쓸 수 있을 것만 같은 든든한 두께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