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고 강인한 삶

랄프 왈도 에머슨, ≪자기신뢰의 힘≫ (타커스, 2016)중 한 단락

by 김바리
어떤 생활방식이나 행동양식에도 반대 의견은 있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곳곳에서 부딪히는 반대 의견에도 무심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가장 현실적인 지혜 가운데 하나이다. (...) 인생에서 최고의 행복은 자신이 찾아낸 것을 의심하지 않고 즐기는 사람, 세상과 잘 어울려 살아가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다.

- 랄프 왈도 에머슨, ≪자기신뢰의 힘≫ (타커스, 2016)



오지랖을 부렸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사실을 그들에게 미리 알려주었다. 나만 알고 있기에는 왠지 모르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반응은 내가 예상한 것과는 달랐다. 전달한 정보를 듣고 그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생각한 방향성에서 벗어날 것에 대해 언짢음을 표현했다. 당황스러웠다. 사실을 조금 더 빨리 공유하자는 의도였는데, 튀지 않아도 될 불똥을 휘저은 격이 된 것만 같았다.


이후 며칠 동안 ‘불편함'이라는 감정과 함께 지냈다. 이 감정이 분명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은 알겠는데 분노인지 슬픔인지 우울함인지 무엇인지 알기가 어려웠다. 다른 일을 하다가도 불쑥 그 사람의 말이 떠오를 때면 초대하지 않은 이 감정의 방문에 집중력을 빼앗기곤 했다.


가장 신경 쓰였던 말은 이것이었다. 지난 미팅 때 함께 의견을 맞춘 줄 알았는데, 내가 다른 결정을 한 것에 대해 당황스럽다는 이야기. 그런데 이건 오해였다. 나는 그들과 같은 의견이 아니었다. 다만 당장 급한 스케줄을 확정해야 한다는 생각에 빠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내 의견을 강하게 내비치지 않았을 뿐이다.


어디서 오해가 만들어졌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그동안 그들이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불안과 우려를 표할 때 그것에 공감하고, 나와 반대 의견이 있었을 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 그런 지점들이 오해를 불러왔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견을 표현하지 않은 데에는 내 생각을 의심하기 때문도 있었다. 좋은 게 좋은 거지, 저 사람 말도 맞을 거야, 식의 커뮤니케이션 법이 가져오는 부작용이다. 그동안 이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번 경험을 계기로 확실히 배운 것이 있다. 나를 위해서도, 상대방을 위해서라도 다른 의견이 있을 땐 표현할 것. 상대의 기분이 상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내가 상처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함구하고 있지 않을 것.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이렇게 결국 나의 탓이오,라는 생각으로 결론을 내려할 때 즈음, 랄프 왈도 애머슨의 이 말이 나에게 위로가 되어 주었다.


오해를 받을 게 분명하다고? 오해를 받는 게 그렇게 안 좋은 일인가? 피타고라스, 소크라테스, 예수, 루터,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뉴턴 모두 오해를 받았다. 지금까지 존재했던 사람들 가운데서 순수하고 지혜로운 영혼은 누구나 오해를 받았다.

- 랄프 왈도 에머슨, ≪자기신뢰의 힘≫ (타커스, 2016)


나의 신조는 어떤 일을 하든 뒤로 미루거나 남을 탓하지 않는 것이다. 막연한 희망을 품지 않는 것이다. 어디에 있든 누구를 만나든 항상 정의롭게 행동하는 것이다. 아무리 보잘것없고 추하더라도 지금의 친구와 환경을 우주가 보낸 신비의 전달자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 랄프 왈도 에머슨, ≪자기신뢰의 힘≫ (타커스, 2016)


내가 아무리 어떻게 하든, 누군가는 언젠가는 나를 오해하게 되어 있다,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가벼워진다. 다만, 비슷한 상황이 다시 찾아왔을 땐 내가 아무 표현을 하지 않아서 생기는 오해만큼은 만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나를 위해, 또 상대를 위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최선의 용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내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 자신의 생각을 믿고, 다른 오해를 낳을지라도, 내가 가진 생각을 정중하게 표현하는 연습을 앞으로 더 해나가고 싶다. 이 연습이 어른으로서 성장하는 훈련 중 하나라면, 열심히 하고 싶다. 그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고 싶다. 계속 오해하고, 대립하고, 의견을 표현하며 결국 더 나은 어딘가로 가기 위한 그 길에 함께 씩씩하고 강인하게 걸어가고 싶다.


결론은? 이런 생각의 기회를 만들어 준 그에게 감사하다. 하지만 다음엔 살살 해주세요.


우리가 모세나 플라톤, 밀턴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그들이 책이나 전통 같은 것을 무시하고,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말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이 자신의 것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무시해 버린다. 어느 날 낯선 사람이 나타나 우리가 항상 생각하고 느껴왔던 것을 제법 아는 척하며 그럴듯하게 말한다. 그러면 우리는 결국 부끄러운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된다.

- 랄프 왈도 에머슨, ≪자기신뢰의 힘≫ (타커스,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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