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바리 Feb 26. 2024

내겐 소음이지만 누군가에겐 음악일지도

도널드 밀러, ≪무기가 되는 스토리≫ (윌북, 2018) 중 한 단락

왜 수많은 브랜드가 음악이 아닌 소음을 만들어내는 걸까?
왜냐하면 자신들이 소음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 도널드 밀러, ≪무기가 되는 스토리≫ (윌북, 2018)



SNS 피드를 스크롤하다 보면 종종, 어떤 의도로 공유한 것일까 싶은 사진과 글들을 마주친다. 개인 계정의 경우 있었던 일을 기록하기 위해 ‘일기'처럼 사용하고 있구나, 싶은 사람도 있는데, 공감이 되는 내용도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빈번하다. 그런 콘텐츠가 자주 보일 때면 사실, 나에게 해를 끼치는 것도 아닌데 유쾌하지 않은 감정을 느낀다. 지하철 맞은편에 앉은 사람의 행동이 거슬릴 때의 상황 같달까.  꼭 지켜야 할 매너는 아니지만 불쾌감을 느끼는 그런 것 말이다. 


책에서 저자는 ‘소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브랜드들이 고객의 관심을 끄는 데 실패하는 이유는 바로, 그들의 메시지가 고객에게 소음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 소음이, 듣기 좋은 소리가 되기 위해서 검토해야 할 몇 가지 원칙을 안내한다. 


고객의 관심을 끌고 그들을 잘 설득하기 위해서는 스토리텔링을 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왜 스토리일까? 저자가 말하길, 인간의 관심을 몇 시간씩 붙잡아 놓을 수 있는 것은 스토리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주어진 시간의 30퍼센트 이상을 공상에 보낸다고 한다. 어떤 스토리를 직접 읽거나 듣거나 보고 있을 때만 ‘빼고'말이다. 그 이유는 스토리가 공상을 대신해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자는 스토리야말로 우리가 소음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무기라 말한다. 그리고 이 스토리를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마음에 와닿는 메시지를 선명하게 전달하라고 이야기한다. 


분명한 메시지가 고객을 설득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책 속 사례가 있다. 소방관 카일 슐츠는 사진 교육이라는 열정을 추구하고 싶어 온라인 사진 교실을 출시했다. 첫 출시 만에  2만 5,000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그 정도로는 직장을 그만두고 사진 교육에 전념할 수는 없었다. 


‘스토리브랜드 만들기' 팟캐스트를 구독하기 시작한 그는 자신의 메시지가 혼란스러운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기 시작했고, 스토리브랜드의 7단계 공식을 이용해 웹사이트를 수정했다고 한다. 판매 페이지에 있던 텍스트의 90퍼센트를 덜어내고, 전문 용어 대신 고객이 알아듣기 쉬운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이후 10만 3,000달러어치를 팔았다고 한다.


뭐가 달랐던 걸까? 슐츠는 부모들의 생존과 번창에 도움이 되는 측면을 강조했다. 더 튼튼한 자기 집단을 형성하고, 가족의 유대를 강화하고, 인생의 더 큰 의미에 더 깊이 다가서도록 도와주는 측면 말이다. 

- 도널드 밀러, ≪무기가 되는 스토리≫ (윌북, 2018)


스토리의 첫 시작은 흠결을 가진 주인공의 등장이다. 이 주인공은 변화를 원하지만 제대로 된 방법을 모르거나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주인공(고객)이 원하는 이야기를 책에서 제안하는 스토리텔링 7단계 공식에 맞추어 선명하게 제안한다면, 누구든 7개의 코드로 소음을 음악으로 만들 수 있는 멋진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SNS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만일 소음으로 느껴지는 피드가 있다면, 그 브랜드(혹은 사람)의 소음을 음악으로 느낄 만한 지점이 나에게 있는지 살펴보고, 아니라면 과감하게 소음을 차단하는 것이 주인공의 행복을 위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만드는 소리가 나에겐 소음일지라도 누군가에겐 음악이 되기를 빌어주면서 말이다. 



거의 모든 스토리를 아주 압축적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무언가를 원하는 어느 ‘캐릭터’가 ‘난관'에 직면하지만 결국은 그것을 얻게 된다. 절망이 절정에 달했을 때 ‘가이드'가 등장해 ‘계획'을 내려주고 ‘행동을 촉구'한다. 그 행동 덕분에 ‘실패'를 피하고 ‘성공'으로 끝맺게 된다. 이게 전부다. 정말이다.

- 도널드 밀러, ≪무기가 되는 스토리≫ (윌북, 2018)
작가의 이전글 나를 일으키는 '진짜' 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