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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바리 Mar 07. 2024

간결한 글쓰기, 어떻게 하죠

짐 벤더하이 외, ≪스마트 브레비티≫ (생각의힘, 2023) 중 한 단락

대부분의 사람들이 헤드라인만 읽고, 일부는 앞에 나오는 몇 문단을 읽는다. 기사를 전부 다 읽는 사람은 친구나 가족들뿐이다. 겸손하다고 생각하는가? 천만의 말씀. 아무도 자신의 노래를 듣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성공한 가수의 심정을 상상해 보라.

- 짐 벤더하이 외, 윤신영, 김수지, ≪스마트 브레비티≫ (생각의힘, 2023)



“다 읽은 걸까?” 


글을 보면서 자주 하는 생각이다. 작년 말부터 이곳저곳에 다양한 글쓰기를 해보고 있다. 브런치에는 가능하면 평일 매일, 아침에 읽은 책을 요약하는 에세이를 올리고 있다. 글을 업로드한 지 몇 분도 채 되지 않아 ‘좋아요’가 생기는 걸 보면 감사한 마음이 듦과 동시에, ‘이 분들이 내 글을 끝까지 다 읽으셨을까?’ 하는 질문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내가 글을 업로드하는 시간이 출근 시간 혹은 업무 시간이 대부분인지라 바쁜 와중에 긴 글을 읽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유명 작가도 아닌 사람의,  A4 1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글을 끝까지 읽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터, 두 번째로 이유는 내가 공유하는 글이 그리 간결하고 핵심을 잘 전달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종종 들기 때문이다. 스스로 내 글이 중언부언하는 거 같아서, 자신이 없어서가 독자의 호감을 의심하는 걸 수도 있다 (죄송합니다). 그렇게 점점 더 많은 글을 써갈수록, 내 글을 의심하며 자신감이 줄어간다. 


‘글을 이만큼 써왔는데 하나도 느는 것 같지 않아.’라는 생각이 들 때쯤, 이 책을 만났다.


‘잘 쓴 글’이란 무엇일까. 좋아요를 받은 횟수? 조회수? 챗GPT에게 물으니 잘 쓴 글의 기준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명확성, 일관성, 독창성, 문법과 철자, 대상 독자 고려, 설득력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 특정 플랫폼에서 잘 쓴 글이란, 대체로 그 플랫폼에 최적화된 형태로 쓰인 글이라는 것에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인스타냐, 브런치냐, X(구 트위터)냐, 네이버냐에 따라 잘 쓴 글은 조금씩 모양새가 다르다. 


플랫폼에 따라 잘 쓴 글의 형식은 다를지 몰라도, GPT의 말대로 잘 쓴 글의 보편적인 특징은 정해져 있다. 이 책의 표현에 따라 그것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전달하는 글’이 아닐까 싶다. 


책에서는 직관에 의지하지 말고 고객과 데이터를 믿으라고 말한다. 저자들이 악시오스라는 미디어 회사를 운영하며 고객 조사를 한 결과 자신들이 믿어왔던 신념과는 다른 답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간결함'이었다. 심지어 그들 회사에서 오랫동안 서비스를 이용해 온 충성 고객조차 긴 글을 읽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만약 팀원에게 업데이트 내용을 알릴 글을 쓰거나 친구에게 보내는 메모를 쓰고 있다면, 낭비할 시간이 없는 엘리베이터에서 그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상상하라. 만약 그들이 문밖으로 나가려 한다면, 잊지 않기를 바라며 뭐라고 외칠 것인가? 그게 우리의 첫 문장이다.

- 짐 벤더하이 외, 윤신영, 김수지, ≪스마트 브레비티≫ (생각의힘, 2023)


이외에도 책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간결하고 정확하게 글을 쓸 수 있는지 카테고리를 나누어 각장 별로 팁과 요령을 제공한다. 또한 마지막 장에서는 글의 종류 (이메일, 회의, 프레젠테이션 등)에 따라 팁을 활용하는 실전 사례들을 보여준다. 


‘뉴스레터의 기술' 부분이 특히 인상 깊었는데, 뉴스레터 이름은 몇 단어여야 하는지, 아이템마다 대략적인 길이를 알려주는 것, 유머가 필요하다는 것 등의 조언은 어디서도 얻지 못할 독특하고 구체적인 팁이어서 흥미로웠다. 



각 항목을 200 단어 이내로 정리하라. 이것은 독자의 시간을 존중한다는 뜻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 단어가 넘어가면 독자는 급격히 이탈한다. 정 필요하다면 보고서나 기사,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를 제공해 독자들이 “깊이 알아보기"를 선택하게 만들면 된다. 

- 짐 벤더하이 외, 윤신영, 김수지, ≪스마트 브레비티≫ (생각의힘,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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