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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바리 Apr 03. 2024

누릴 시간을 주세요

제임스 클리어, ≪아주작은습관의힘≫ (비즈니스북스, 2019) 속 한문단


분명 과거에 읽었음에도 새롭게 느껴지는 책이 있습니다. 목차를 주욱 훑었을 때 보이지 않았던 챕터가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책갈피를 해 두었던 부분이 아닌데도 새롭게 밑줄 긋게 되는 책.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이야기입니다. 몇 년 전, 달리기를 시작하고 브런치에 글을 꾸준히 올리기로 마음먹으며 스스로를  ‘읽고, 쓰고, 달리는 사람’으로 정의했습니다. 다른 습관이 흐트러질지라도 ‘신발끈을 묶고 밖으로 나가자'라는 배움으로 이 세 가지는 꾸준히 노력해 왔고 덕분에 이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다만, 이 외의 시간을 보내는 방법에서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계속 신경 쓰였습니다. 예를 들면 저녁에 혼자 맥주를 마시는다 할 일을 못 하고 잠이 드는 것, 미디어를 무분별하게 소비하는 것, 새로운 것을 도전하려 하면서 꾸준히 지속하지 못하는 것 말이죠. 흐트러진 습관을 바로잡고자, 내가 바꾸려는 습관의 대상이 올바른지 재점검하고자 책을 다시 펼쳤습니다.


제가 읽은 챕터 <정체성,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큰 비밀>에서는 손톱을 깨무는 버릇을 고치게 된 기업가 브라이언 클라크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신경이 곤두설 때마다 손톱을 물어뜯던 클라크는 손톱이 조금 자랄 때까지 물어뜯지 말자고 결심합니다. 의지만으로 겨우 해내던 습관은 아내와 함께 네일 숍에 가는 것으로 계기로 더욱 확고히 굳어지게 되는데요. 매니큐어를 칠한 손톱이 꽤 근사해 보였던 데다가 네일 아티스트가 클라크의 손톱을 보고 정말 건강하고 매력적이라고 말해줬기 때문이죠. 제임스 클리어는 이에 대해 자신의 어떤 모습에 자부심을 가질수록 그와 관련된 습관을 유지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커진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습관을 개선하려는 이유는 뭘까요? 분명 각자의 위치에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스스로에게 더욱 만족하고 자부심을 갖기 위해서 일 거라고 생각해요. 이를 위해 체중 감량, 친구 사귀기, 새로운 스킬 익히기 등 원하는 영역에서 새로운 행동을 시도하는 거겠죠. 그런데 어떤 습관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더 나아진다기보다는 더 나빠지지 않는 정도의 수준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특히 현재의 삶이 고통스러운 때는 몇몇 습관을 개선한다고 해서 내 삶이 더 나아지긴 할까, 하는 회의감이 찾아들 때도 있고요.



행복은 단지 욕망이 없는 상태다. 신호를 관찰했지만 자신의 상태를 변화시키고 싶은 열망이 없다면 현재 상황에 만족하고 있는 것이다. 행복은 즐거움(기쁨이나 만족)을 획득하는 일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욕망이 없는 상태에 관한 것이다. 행복은 더 이상 자신의 상태를 변화시키고 싶지 않은 순간으로 진입한 상태다. 하지만 행복은 일시적인 것이다. 늘 새로운 열망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캐드 버드리스의 말마따나 “행복은 한 가지 욕망이 충족된 상태와 새로운 욕망이 형성되는 상태 그 중간에 존재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고통은 상태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열망과 그것을 얻는 것 사이에 존재한다.

- 제임스 클리어, ≪아주작은습관의힘≫ (비즈니스북스, 2019)


저는 이 부분이 참 좋았어요. 행복과 고통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얻었습니다. 좋은 습관을 만듦으로써 내가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나만의 원칙을 세울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행복해지고자 하는 마음에서 나의 생각과 행동을 바꿔보려고 한다면,  지금 내가 무언가를 계속해서 욕망하고 있고 그것이 아직 채워지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왜 나는 언제나 현재 모습에 만족하지 못할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욕망이 채워지지 않은 상태를 고통이라고 한다면, 어쩌면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SNS와 미디어 세계 속 성공 신화에 새롭게 내 욕망을 끼워 맞추고 있지 않은가, 돌이켜 보게 되더라고요. 외부세계로부터 얻은 새로운 욕망은 계속해서  업데이트되고 그때마다 저는 제 현재 모습에 만족할리가 없겠죠. 어쩌면 저는 매일 두 시간 세 시간씩 스스로 고통을 유발하는 요소를 만들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욕망을 갖는 것은 더 나은 삶을 위해 변화하고 행동하는 데 필요합니다. 단, 그 열망이 정말로 나로부터 출발한 것인지, 최선을 다해 노력했을 때 가닿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갈망하며 고통 속에서만 시간을 보내기보다, 지금 이룬 것, 가진 것에 행복해하고 만족하는 시간을 충분히 누릴 필요도, 자격도 우리에겐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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