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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상원 Oct 14. 2024

용기라는 친구

어느 날 가르치던 대학원생이 상담을 요청했다. 학부 때 내 수업을 들었던 학생으로 친분이 있던 터였다. 내용인 즉,  지금 하는 전공을 그만두고 다른 학교에 다른 전공으로 지원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찾았다니 축하할 일이다. 그런데 이 학생이 학과장 교수에게 이 사실을 말하기가 무섭다고 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막연한 두려움이 있어 보였다. 그래서 용기라는 친구를 데리고 가면 어떻겠냐고 격려를 했고, 그 학생의 눈이 반짝였던 기억이 있다.


오늘 5주 차 MBSR (마음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완화) 심화반 모임이 있었다. 스트레스에 대한 습관적인 반응과 마음챙김을 통한 슬기로운 대응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면서 정서를 마주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루었는데, 참가자들이 불편하거나 어려운 감정이 두렵다는 말을 꺼냈다. 그렇다. 분노, 불안, 우울 등의 감정은 두렵고 가능하면 멀리 하고 싶은 것이 우리 마음이다.


그런데 문제는 피하거나 덮는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이런 감정이 내재화되면서 나중에 더 큰 어려움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두려움이 있다면, 용기라는 친구를 소환해 보면 어떨까? 두려움은 우리를 움츠러들게 하지만, 용기는 우리를 나아가게 한다. 모든 생명에는 본질적으로 용기가 내포되어 있다, 삶을 향해 움직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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