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용서가 어렵습니다.

by 김상원

얼마 전에 깨달았습니다, 용서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동시에 미움이 계속될 때 제 마음의 에너지가 마치 배터리처럼 방전된다는 것과, 마침내 용서를 하게 되었을 때 상쾌한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쉽게, 어서 빨리 용서하자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씨름하며 고뇌하는 시간을 통해서 얻게 되는 것이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용서를 강요하거나 요구할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분노에 휩싸여 간과하게 되는 것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최근의 용서에 얽힌 경험을 하면서 두 가지 교훈을 배웠습니다. 첫째로, 다른 이를 대할 때 갖춰야 할 조심스러움에 대한 것입니다. 내 충동에 이끌려 말하고 행동하기 전에, 다시 한번 돌아보고, 어떻게 나 자신과 상대방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상대의 용서를 바랄 때 갖춰야 할 염치에 대한 것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용서를 너무 쉽게 바라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닐 수도 있겠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 마음의 옹졸함으로 인해 용서가 어려울 때면 두 가지를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인간의 유한성입니다. 마주하기도 말 섞기도 싫은 그 사람도 언젠가는 운명을 다한다는 사실입니다. 미워하던 사람은 갔는데 제 마음속 미움이 그대로 남아있을 때 느끼게 되는 부질없음이란… 두 번째는 인간의 불완전성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김훈 작가님의 산문을 읽다가 되새기게 된 부분입니다. 앞뒤가 맞지 않고 이해되지 않는 말과 행동들. 이 불완전성을 깊이 들여다보면 무얼 만나게 될까 생각해 보니, 간혹 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좀 더 겸손해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 생각들이 제 안에서 잘 자리 잡고 성장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제 주변의 이들과 조화로운 관계를 맺어갈 수 있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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