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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에 머문다

by 김상원

어떻게 하면 현재에 머물 수 있을까를 생각했었다. 그리스도교 고전 ‘이름 없는 순례자’에 나오는 러시아의 순례자처럼, 하느님을 만나고 싶었다. 그러다 마음챙김 명상을 알게 되었고 실제적으로 현재에 존재하는 기술을 배우게 되었다.


우리는 과거-현재-미래라는 직선적인 시간개념 속에서 살아가며, 현재 보다는 과거나 미래에 마음이 가 있는 경향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마음을 쏟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현재 순간에 집중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 주의가 산만하고 잡념이나 근심걱정을 할 때, 행복감을 느끼기 어렵다.


마음챙김 수련에서는 주의를 현재 순간으로 가져오는 훈련을 한다. 아주 반복적으로 하게 된다. 어제 있었던 불쾌한 일이나 다음 달 여행을 생각하고 있었나? 그렇다면 이를 내려놓고 현재 순간으로 돌아오고,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려 노력한다.


삶은 오직 현재에 있다고 한다. 직선적인 시간 개념에서의 과거나 미래는 실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런데 현재에 머문다는 것을 조금 깊게 들여다보면, 여기에서의 ‘현재’는 본질적으로 과거, 현재, 미래가 통합된 상태이다. 현재에 과거와 미래가 내재되어 있으며, 이 상태가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다’는 깨달음인 것이다. 그러니 달리 갈 곳도 갈 필요도 없는 것이다.


나에게는 이것이 하느님 안에 온전히 머무는 상태, 하느님을 온전히 맞이하고 받아들이는 상태로 이해된다. 초월의 통로가 오직 현재 순간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명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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