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카도에서 배운 나눔의 지혜
박사기간 중 연구를 위해 우간다에서 지내면서 박사기간 내내 내 마음을 괴롭혔던 생각들로부터 자유로워졌던 나의 또다른 소중한 경험을 기록해보고자한다.
이를 위해, 나에 대한 background설명을 좀 해야할 것 같은데, 나의 MBTI는 ISFJ로 주변사람들에 대한 눈치가 빠르고 잘챙겨주려고 하는 타입이다. 게다가 나의 기독교적가치관은 항상 주변사람들을 배려하고 베풀려고 하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게 하였다. 한국에 있을 때 혹은 좀 더 어렸을 때는 이런 성향이 잘 작용을 한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한국에서는 나 자신의 불안도가 낮았고, 또 더 어렸을 때는 더더욱 내 자신에 대한 특별한 고민없이 속편하게 (순진무구하게) 살았기 때문에 주변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챙겨주려했던 것 같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나는 선천적(?)으로 혹은 또다른 본직적인 성향은 개인주의에 이기적인 성향이 강했는데, 그게 얼마나 강했냐면, 학창시절에 반이 바뀌면 애매한 사이였던 그 전 반 친구들에게 인사하는게 귀찮게 느껴지고, 무소용하다고 생각했던.. 그런 조금 냉혈한의 면모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교회를 다니고 하나님을 만나면서, 후천적으로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려고 노력하며 조금 나아진 거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내 마음속의 (원래 자리잡고 있던) 악마가 발톱을 드러낸건 박사를 시작하고 난 후부터였다. 박사를 하면서도 교회를 다니고, 나름 좋은 언니 혹은 누나 (늦은나이에 박사를 시작하니, 주변에 거의 동생들뿐이었다)가 되려고 가끔 집에 불러서 밥도 해주고 고민도 들어주고 했지만, 사실 그러면서도 내 마음에 기쁨은 적었던 것 같다. 속으로는 "아오 속편한 소리하고 있네, 그정도도 힘드니??? 내가 더힘들다 얌마" 이런 악마가 시니컬하게 소리치고 있었다. 그런데 또 그렇게 생각이 들때마다 속으로 스스로를 자책하며 좀 더 주변에 징징이들을 향해 사랑의 마음을 품도록 나를 다그치기도 했지만, 내 마음은 그럴수록 더 메말라갔고. 주변에 징징이들이 대부분이었으므로 (그래도 개중에는 내가 정말 애정하는 징징이들도 있었지만..) 사람들을 만날 때 에너지를 받거나 신나기보다는, 사명감 혹은 스스로 기합을 넣고 사람들을 만나며 애써 밝게 또 너그럽게 대하려고 노력했다. 정작 나의 마음은 나의 고민들과 힘듦으로 가득찼지만, 그것을 털어놓을 사람은 마땅치 않았다.
그러다가 동앗줄처럼 나에게 내려진게, 졸업연구로 우간다에서 연구를 진행하며 데이터수집을 할 수 있는 펀딩을 받은 것이었고, 펀딩덕에 나는 졸업연구를 위해 우간다에 가 5개월간 지내게 되었다. 2월에 우간다로 출발했는데, 그 때에 내가 살던 M주는 눈이 펑펑내려, 눈이 문을 가로막아 베란다 문을 열수없는 정도 였는데, 그런 M주를 떠나 도착한 우간다는, 살랑살랑 바람이 부는 봄날씨였다. 그 따뜻하고 기분좋은 바람을 맞으며, 우거진 나무들을 보면서 학교에서 구해준 숙소에서 연구실이있는 마케레레 병원으로 걸어가며 그야말로 daily힐링을 했던 것 같다.
나의 우간다 생활의 꽃은 뭐니뭐니 해도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우간다 언니들과 지낸 시간이었는데, 내 지도교수님의 연구를 위해 지어진 컨테이너에서 4~5명의 연구 스텝들과 함께 사무실을 쓰며, 점심도 같이 먹고, 수다도 떨고, 간식도 나누어먹으면서 지내면서, 박사기간 외로움과 사람들로부터의 스트레스로부터 나를 회복케해준 시간이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그리고 나를 괴롭히던 생각에서 건져준 경험이 있는데, 어느날 컨테이너 사무실에 출근했더니, 사무실 언니 중 한명이 집에 있는 아보카도 나무에서 한가득 따서 사람들과 나누어먹으려고 가져온 날이 있었다. 잠깐 재밌는 사실을 공유하자면, 우간다에서는 아보카도가 발에 치일정도로 많고(?) 사람들이 쉽게 먹을수 있는 열매인데, 그 크기가 진짜 보통 우리가 마트에서 보는 아보카도의 3배고, 그 맛도 달달한게 그냥먹어도 맛있을 정도이다. 아무튼 그런 아보카도 나무가 있는 집에사는 사무실 언니가 감사하게도 나눔을 하려고 한가득 아보카도를 가져온 것이다 (무려 트럭에 실어왔다). 그 날은 아보카도 축제였는데, 사무실의 다른 언니가 나보고 재철 아보카도는 맛있다면서 그자리에서 아보카도를 깎아주었고, (이런 호사를 누렸다.!) 나는 그 달달하고 부드러운 아보카도 맛에 감동했다. 사무실언니들이 나에게도 아보카도를 몇개를 챙겨줬고, 한 사무실 언니가 아보카도를 챙기면서, 이런 말을 했다. "아보카도 좋은 걸로 골라야겠어, 내가 좋은게 있어야 남한테도 좋은걸 나눠줄 수 있으니까." 물론 평소에도 약간 욕심이 많아보이는 언니야 였기에, 언뜻보면 이 언니 또 자기가 좋은 아보카도 챙기면서 괜히 머쓱하니까 이런 얘기 하네, 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나한테는 이 말이 가슴에 푹 꽂혔다.
"아, 내 마음에 좋은 것이 하나도 없는데, 좋은 것을 흘려보내려 하느라고 내 마음이 괴로웠구나."
정작 나는 나 스스로,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 마음은 하나도 돌보지 않고, 주변에 좋은 사람이 되려고하니 힘들 수 밖에 없었구나 라고 깨닫게 되었다.
"내 마음을 먼저 채우자. 그래야 좋은 사람도 될수 있다." 라는 결론을 내리니 속이 후련했다.
그렇게 우간다에서는 미국에서 엄두도 못 냈던, 1주일에 한번은 꼭 수영장에서 수영도 하고, 햇빛도 보고, 또 우간다아이들한테 수학을 가르치는 봉사활동도하고, 우간다 언니들이랑 하루하루 재미있게 보내고, 또 우간다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들이랑 새로운 곳을 탐색(?)하며 맛있는 음식도 먹고 수다도 떨면서 재미있게 지내다보니 미국에서의 무기력함에서 많이 벗어나고, 삶의 아름다움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주변에 좋은 것을 흘려보내려면 내 마음이 좋은 것으로 채워있어야한다."
이게 내가 우간다에서 배운 중요한 삶의 교훈이고, 나의 인생에 하나의 모토로 자리잡았다.
미국에서 어쩌면 외롭고 고단한 생활을 하면서도, 내마음을 지키는것에 소훌히하지 않기. 그리고 또 주변을 사랑하는 것을 잊지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