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쿠 시인이 돼 볼까.

by 마음돌봄


<가을 정장 >


새로 장만한 코코아색

가을 정장을 입고 나간 날.

바지 밑단이 터졌다.






<갈비>


매운 갈비를 먹었다.

똥꼬가 헐었다.






<사진>


어릴 적 아이들 사진을 봤다.

천사가 웃고 있었다.






<가수>


마음에 드는 가수가 생겼다.

중저음의 목소리.

나이를 보니 아들뻘이었다.






<달력>


달력을 한 장 찢었다.

휴.

아직 석 달 남았네.





<가을 하늘>


앞만 보고 걷다가

하늘을 보았다.

가을이었다.






<명절>


나물을 했다.

생선을 구웠다.

갈비를 재웠다.

우리 어머님이.






<눈 내리는 날>


혼자인 줄 알았더니

눈사람이 있었네.






<빗소리>


새벽이었다.

비가 온다.

다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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