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의 글쓰기 모임에서 예상치 않았던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직 모임의 멤버는 나 포함 4명.
그리고 10월에 두 명의 멤버가 더 합류할 예정이다.
매일매일 밴드에 글을 써서 올리고 서로 공감의 댓글을 쓴다.
책 한 권을 교과서처럼 정했는데
마침 챕터가 4개라 한 달 동안 글쓰기하기에 딱이다.
일주차는 챕터 1의 항목들에서 어떤 것이든 나에게 꽂히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으로 글을 쓰고 있다.
두 번째 모임에서 우리는 그동안 썼던 글 중 하나를 퇴고해 보기로 했다.
날마다 운동을 해서 몸의 근육은 안 만들어도
매일 글을 쓰는 근육을 만든다는 기쁨에 만족하고 있다가
글 하나를 퇴고해 보니 만만치 않다.
딱히 내용을 바꾼다기보다는 행간, 띄어쓰기, 쉼표나 마침표만 바꿔도 글이 상당히 달라졌다.
다른 작가님들은 예쁜 글쓰기 노트를 마련하여 직접 손으로 글을 쓰는데
난 도저히 종이엔 글이 써지지 않아 노트북을 항상 펼치고 글을 쓴다.
글쓰기 모임에서도 나 홀로 노트북을 폈다.
20분이라는 시간을 정해 두고 각자 썼던 글을 고치고 있다.
어떤 글을 퇴고해 볼까 고민하다가 그나마 짧을 글을 골랐다.
아마 다른 분들도 그랬으리라.
내용을 딱히 고치기는 애매해서 행간의 위치나 문단을 먼저 살펴봤는데
브런치 스토리에 글 쓰는 연습이 되어 있어서인지
내용에 따라 행간을 바꾸거나 줄을 바꾸는 부분이 어렵진 않다.
간결하게 쓰라는 말을 주워들은지라 문장도 그렇게 긴 편도 아니고 맞춤법도 오류를 찾고 쓰다 보니 괜찮다.
쉼표 하나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다르다.
쉼표 없이 문장을 읽을 때는 살짝 호흡이 가쁘기도 하다.
쉼표 덕분에 쉴 수가 있고, 전달하는 의미도 달라진다.
더 강조도 할 수 있다.
글을 쓰고 나서 사실 창피하지만 퇴고라는 걸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너무 긴 문장을 쪼개 보고
접속사 없이 단편적으로 있던 문장을 하나로 만들어보니 더 깔끔한 느낌이다.
쉼표 위차 하나에도 고민해 보고 문장을 반복해서 읽어보니
진짜 고뇌하는 작가라도 된 양 기분이 새롭다.
서로의 글을 성형외과 비포 앤 애프터 사진처럼 비교해서 서로 읽어주었다.
확실히 눈으로 보기에 가독성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종이에 쓰는 작가님들은 들여 쓰기를 하니 문단이 더 명확하게 보인다.
글쓰기에 대해 더 이야기를 하고
앞으로 쓰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 얘기 중엔 여러 글쓰기 플랫폼 이야기도 했는데
블로그, 티스토리, 브런치 스토리 등등 플랫폼에 따라 글 쓰는 포맷이 다르다는 점도 재미있었다.
지금 블로그를 쓰고 있는데 가운데 배치를 자주 하는 편이다.
뭔가 가운데 딱 박히는 느낌으로 시선을 끈다고나 할까.
그리고 여러 글쓰기 책을 추천받고 다음 글쓰기 주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세 시간이란 시간이 찰나의 빛처럼 지나갔다.
쉼표를 어디에 둬야 하나 고민을 하면서
어쩌면 지금 내 인생에 쉼표를 찍는 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쁘게 아이들 키우며 일만 하다 보니 세월이 훌쩍 흘렀다는 뻔한 말.
정말 웃기게도 세월이 흐른걸 티브이를 보고 알았다.
7년 전 신인이었던 아이돌이 벌써 중견 아이돌 그룹이 된 걸 보던 날.
시간이 흐른 걸 알았다.
다르게 살고 싶다며 내 안의 것을 왈칵 쏟아내고 싶던 어느 날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계속되는 걸 보면서
어느 시점에 쉼표를 찍는다는 건 어쩌면
잘 살고 싶다는 당연한 희망.
지금과는 다르고 싶다는 하나의 목표가 될 수 있다.
거창한 의미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남은 2막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온기가 된다.
20대의 급박하면서 뜨거운 열정도 아니고
훅 사라져 버린 30대에 대한 위로도 아닌
그냥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지극히 평범하고 때론 특별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행복감.
그래, 행복감이다.
살다 보면 대부분이 마침표를 찍으며 살아가지만
가끔씩은 느낌표도 찍어보고
물음표도 찍어보자.
말줄임표를 써도 괜찮다.
언제나 명확한 문장 부호를 쓰지 않아도 된다.
편안하게 살자.
쉼표를 찍으며 잠깐 멈춰보기도 하면서.
그럼 또 다른 마침표도 찍을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