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묘사의 힘

'보여주기' 기술을 연마하는 법

by 마음돌봄

이제는 연습을 더 해볼 시간이다.

책을 읽으면 한 번 읽을 때와 두 번 읽을 때 혹은 여러 번 반복 독서를 할 때마다 느낌이나

보이는 부분이 다르다.


그 말인즉슨 이 책도 다시 보며 연습해야 한다는 말이다.

오늘은 그 첫 연습이다.

예시 문장이나 해답 문장은 이 페이지에 보이지 않고, 다음 챕터에 있다.

과연 나는 얼마나 '보여주기' 기술을 드러낼 것인가.

개봉박두.








1. 그는 추웠다.

- 그는 온몸을 사시나무 떨 듯 떨었다. 담뱃불을 붙여보려고 해도 자꾸 불은 꺼졌다.




2. 바깥은 더웠다.

- 출근 준비를 하던 진서는 밖을 바라보았다. 땅은 방금 먹은 계란 프라이처럼 지글지글 타올랐고, 사람들은 연신 땀을 훔쳐댔다.



3. 그는 피곤해 보였다.

- 그의 눈은 이미 충혈되어 있었고, 눈물이 고여 있었다. 슬픔에 젖은 눈은 아니었다.



4. 그는 비만이었다.

- 작년에 산 바지는 이미 제 역할을 상실했다. 그에겐 맞지 않았다. 이미 사이즈가 40이었는데.



5. 그 집은 낡아빠졌다.

- 이층으로 향하는 계단은 이미 삐걱거렸고, 살짝 기대본 벽은 바스라히 부스러기마저 떨어졌다.

어린 시절의 추억도 그렇게 부서졌다.



6. 폭풍이 몰아치는 어두운 밤이었다.

- 캐서린은 문득 밖을 바라보았다. 히스클리프가 표효하는 듯했다. 짙은 밤안개가 자욱하고 더 이상 창 밖은 그녀 얼굴 외에는 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란 그녀는 창문을 더욱더 세게 잠갔다. 바람은 그녀를 집어삼킬 듯 불어댔고, 창문이 깨지지 않는 게 다행이었다.



7. 그는 어딘가 불편해 보였다.

- 엘리자베스 맞은편에 앉은 그는 평소와는 달랐다. 마치 감기에 걸린 사람처럼 땀을 흘렸고,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연신 왔다 갔다 하며 좀처럼 앉지 못했다.



8. 나는 안도했다.

- 드디어 끝이 났다. 아침의 찬 기운은 저녁의 포근함으로 바뀌어있었다. 다행히 답은 밀려 쓰지 않았고, 점심 도시락을 먹고 체하지도 않았다. 마지막까지 그 어떤 이변도 없었다. 첫 수능이었다.



9. 그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 그가 계속 걸어 다니는 통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고, 양손을 자꾸 비벼댔다.

손소독제를 또 한 번 발랐으며, 갑자기 얼굴이 환해지다가 울상이 되기도 했다. 전화를 받으려다 끊어버린 그는 의사가 '아버님 들어오세요' 하는 소리에 쏜살같이 진료실로 들어갔다.




10. 그가 차를 몰고 가는 길에 비가 내렸다.

- 퇴근하는 길, 의외로 막히지 않는 도로 사정에 기분이 좋아졌다. 날씨마저 잘 따라준다고 생각하던 순간, 툭툭 하고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렸다. 눈이 온다더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11. 나는 저녁을 먹었다.

- 어머님이 국을 끓여서 몇 가지 반찬과 함께 보내셨다. 일이 끝나지 않은 나는 미처 냉장고에 다 넣지 못하고 바쁘게 수업에 들어갔다. 밤 10시, 드디어 저녁을 먹으려고 자리에 앉았다. 된장국이나 토란국인가 하고 생각하고 열었는데 곰국이었다. 마당의 가마솥에서 한참을 끓이셨을 텐데. 전복까지 넣으셨네. 늦은 저녁 식사가 참 따뜻했다.




12. 피자는 맛있어 보였지만 실제로는 맛이 형편없었다.

- 듬뿍 올려진 각종 토핑들, 블랙올리브, 파프리카, 파인애플에 새우까지. 거기다 쫙쫙 늘어나는 치즈라니.

이거 맛이 없을 수 없겠는걸. 행복한 마음으로 한 입 베어무는 순간, 재료 낭비도 재능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ana-tavares-VDwINWBdX0Y-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Ana Tava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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