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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돌봄 Apr 13. 2024

고래만 춤추냐, 나도 춤춘다.

고래는 크기가 큰 동물이다.

대왕고래는 몸무게가 무려 90톤에서 140톤이나 된다고 한다.

이런 거대한 고래를 춤추게 하는 게 있다.

바로 '칭찬'이다.

이게 무슨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냐 싶겠지만 그만큼 칭찬이 중요하다는 거다.

막연한 칭찬은 금지, 결과를 칭찬하지 말고 과정을 칭찬하라, 감탄하는 것이 칭찬이다 등등 육아서에서는 칭찬도 꽤나 복잡다단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

정말 다행인 것은 내 나이 정도되면 그런 과정과 고민 따윈 가뿐히 무시해도 된다는 거다.

칭찬의 '칭'만 나와도 감지덕지하기 때문이다.


가족과 사업을 했더니 일머리가 없다고 혼이 난다.

시댁이 생기더니 모든 것이 당신 자녀들 기준으로 판단한다.

난 왜 이리 허점 투성이에 문제가 많나 생각하며 보내던 때도 있었고, 낮은 자존감에 허우적대던 시간도 있었다. 딱 마흔이 넘어가니 이젠 내 맘대로 하겠소이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작은 거 하나라도 칭찬해 주는 사람들, 장점을 봐주는 사람들, 다소 엉뚱한 면도 귀엽다고 여겨주는 사람들.

그들 속에서 나를 사랑하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며 꼭꼭 숨어라를 하던 중, 하고 싶은 건 사소한 거라도 해보기 위해 점점 점진하고 있다.



선정이 되어야 수강을 하던 안 하던 결정할 수 있어서 부담 없는 마음반, 떨리는 마음 반으로 신청한 책 쓰기 프로젝트에 참여해도 좋다고, 그러니 수강 여부를 결정할 권리가 생겼다는 문자를 받고 실로 오랜만에 칭찬을 받은 기분이었다. 잠깐 마음에 느낌표가 생겼다. 흔치 않은 일이다. 남들이 뭐라 하던 마이 웨이로 가다가도 막상 넌 이걸 바꿔야 한다, 고쳐야 한다라는 말을 들을 때는 구겨진 종이컵 같은 마음이 되어 무한히 쪼그라든다. 아, 나도 애들한테 이러나. 지적 말고 칭찬을 더 해야지. 차라리 말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 해볼 용기를 가져야지 생각이 든다. 이런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참 칭찬이 고프다. 많이 고프다. 여전히 인정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다.


합격했으니 무조건 책 쓰기 프로젝트에 오세요가 아니라 선택권을 갖게 된 점도 참 좋다.

시키는 대로 해. 내가 어른이니까 내 말이 맞아. 넌 이게 문제다.

이런 일방적인 소통이 아니라 본인에게 선택권이 주어졌다.





" 다음 과정을 시작하실 수 있어요. 혹은 하지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
선택은 당신의 몫."





선택지가 주어지는 삶이란 얼마나 감사한가.

비록 그 선택이 후에 돌아봤을 때 완전한 것이 아닐지언정 우린 모두 그 순간에 매 순간에

최선에 최선을 다하여 선택하며 살고 있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반추해 보면 무엇이라는 하는 편이 훨씬 낫다는 것은 자명하다.

스스로 고민에 빠져드는 과정이야말로 좋은 선택이다.

점점 몸은 피곤하고 아무리 운동을 해도 피로는 잘 가시지 않지만 이처럼 사소한 것이라도 해야 조금씩 살아있고 아기 발자국만큼이라도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아장아장 걸어서 열심히 가봐야겠다.

언젠가 뛰어갈 수도 있을 테니.


칭찬이 한창 고플 나이, 작은 말도 덥석 물어 칭찬으로 마음대로 해석하는 마이웨이 나이, 마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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