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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돌봄 Jun 23. 2024

< 레이디 수잔 >

발칙한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원하신다면

<레이디 수잔>

레이디 수잔은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외모, 뛰어난 화술, 지적임을 무기로 영국 사교계에서 팜므파탈로 유명하다. 남편과 사별한 지 10개월.

당시 영국 사회의 여성들은 친정이 재력가이지 않은 이상 남편의 재력과 재산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레이디 수잔은 유일한 딸인 프레데리카를 멍청하지만 순수한 재력가 제임스 경에게 시집보내려 하고 자신 또한 맨워링과 염문을 뿌리며 결국 맨워링 부부를 이혼까지 하게 만든다. 과연 레이디 수잔은 팜므파탈이자 속물근성이 있는 여자일 뿐일까.


이 작품은 영국의 대작가 '제인 오스틴'의 첫 작품으로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제인 오스틴이 만들어 낸 획기적인 여성 캐릭터이다. 여성의 권위는 없는 시절, 오로지 많은 지참금을 가지고 부유한 남성과 결혼하는 것이

출세의 지름길이자 삶의 유일한 안식처였던 시절. 그녀는 어쩌면 자신이 그토록 원하는 인물을 레이디 수잔을 통해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 레이디 수잔과 그녀의 동서 캐서린의 서간문으로만 이루어진 이 책은 길지 않은 내용이지만 충분히 제인 오스틴의 첫 작품으로써 역할을 톡톡히 한다. 책과 영화의 글은 대부분 일치하며 배우들은 자신의 캐릭터에 맞는 역할을 충실히 백 프로 이상 수행한다.


레이디 수잔과 레지널드의 오해와 편견에 찬 첫 만남과 사랑의 과정은 <오만과 편견>을 연상시키며 딸 프레데리카에게 제임스 경이 최고의 신랑감이라며 가스라이팅(?) 하는 장면은 <엠마> 속 엠마 우드하우스 같기도 하다.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모습이 들통났을 때도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고, 사랑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모습. 경제적으로 가진 것은 없어도 당당한 모습과 원하는 것은 합리적으로 쟁취하는 모습에서 어쩌면 우리 모두는 쾌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서로 속내를 뻔히 알면서도 겉으로는 상냥하고 우아하게 지내는 모습은 백조처럼 우아하며, 그들의 발길질처럼 바쁘다. 레이디 수잔의 뻔뻔함에 혀를 내두르면서도 한편으론 그녀의 모습을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나 또한 속물일까.


속물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떠랴.

자신의 삶에 주체적으로 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레이디 수잔은 좀 괜찮은 여성인 듯.

결론은 제인 오스틴의 작품답게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막장이라며 막장이고 뻔하다면 뻔하지만 마지막 장면에 행복을 찾은 프레데리카와 목적을 이룬 레이디 수잔의 모습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극도록 닫힌 결말이 꽤 행복하다.






존중하지도 않는 사람들이랑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내 결정을 포기하며 사는 것도 이젠 질렸어.







존슨 경은 활기차게 생활하기에는 너무 늙었고, 죽기에는 너무 젊은가 봐.







정작 자기는 열정적으로 사랑을 표현하거나 고백할 용기도 없으면서 누군가가
자기한테 호감을 느끼면 괜히 우쭐해하는 남자들이 정말 경멸스러워.
나는 정말 그런 남자들이 너무 싫어.






아름다움에 찬사가 뒤따르듯,
뛰어난 화술에도 존경과 명성이 확실하게 따라오니까 말이야.
 이곳에서 온종일 대화를 하며 지내니
분명히 내 언어 구사 능력이 더 좋아졌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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