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사진을 찍는 이유

by 마음돌봄

흔히 꽃사진을 자꾸 찍기 시작하면 나이가 든 거라고들 한다.

자주는 아니지만 어느 순간 나도 그럴 때가 있다.

특히 요즘처럼 벚꽃이 흐드러지게 바람에 날릴 때는.

산책로를 아늑한 동굴처럼 만든 벚나무를 보며 겨울에도 그 자리에 있었을 텐데

봄이 되길 기다리다가 한껏 자신을 드러낸 모습을 보면 봄이 오긴 왔구나 싶다.



aj-McsNra2VRQQ-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 AJ


주로 사진을 찍는 순간은 조금이라도 예쁜 배경에서 책사진을 찍고 싶기 때문인데

가끔은 그저 꽃이 예뻐서이다.

자연의 색감이 주는 편안함이 눈길을 끄는 순간 카메라 셧터는 어김없이 움직인다.


아직 바람이 찬 요즘 온전히 봄이라는 생각을 못했는데, 벚꽃을 보고 알았다.

봄이 왔구나.

어김없이 절기는 예정대로 흐르고 계절은 소리 없이 제 역할을 하는구나.

세상이 천지개벽을 해도

전쟁으로 신음하는 곳이 있어도

당장 살아내야 할 일상 속에서도 조용히 다가오는 그 시간, 그 계절.



zhaoli-jin-kpAPi3UoZbY-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 Zhaoli JIN


사람들이 자연을 찾는 이유인가 보다.

한결같은 모습, 소리 지르거나 애쓰지 않아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하는 그 꾸준함에

인간들은 경외심을 갖나 보다.

꽃이 피는 곳이면 어김없이 사람들이 모여들고, 꽃놀이라 부르며 어디든 떠나는 계절.

봄은 이렇게 성큼 내 곁에 다가와있다.


어젯밤 비가 내리고 벚꽃이 다 사라지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다행히 아직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벚꽃 아래에서 사진을 찍으며 느꼈다.

자연을 찾는 이유를.

그곳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장소에 모인 이유를.


그게 자연이 주는 힘이다.

그 힘으로 사람들은 다시 살아간다.

나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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