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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강원도.

Goodbye.

by 마음돌봄

여행 셋째 날, 체력 좋은 조카들은 아침부터 라면을 흡입하고 바다로 향했다.

바다파가 아닌 식구들은 '낙산사'로 향한다.

큼직큼직 널찍널찍한 낙산사.

어제까지 놀았던 낙산 해수욕장과 아주 가까웠구나.

입구로 올라가는 언덕은 주차장을 가려는 차들로 그득하고

여유 있게 아래 주차장에 주차한 우리 식구들은 걸어서 유유히 입구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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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은 주룩주룩 흘렀지만 이렇게 커다란 절 안을 걷노라니 나무의 음이온 덕분인지 부처님의 은혜 덕분인지

걷는 길이 힘들지만은 않는다.

의상 대사님의 이야기도 박물관에서 읽어보고 커다란 정자는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무수히 많고

무료 커피와 음료까지 군데군데 있다.

이거 하나로 낙산사는 일단 만점이다.


여름에도 따뜻한 커피를 찾는 나에게 선택된 폴라포


다시 절 안을 걸으며 방금 산 폴라포를 열심히 깨물어본다. 역시 여름엔 얼음과자가 최고다.

절 안엔 부대시설이 잘 되어있어서 여러 가지 물품 구경에 아이스크림에 찻집에 구경거리가 많이 있다.

이제 점심을 먹을 시간, 수제 버거를 먹기로 한다.

부모님을 생각하면 막국수를 먹어야겠지만 여기선 수제 버거는 먹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후후후.


대기 번호를 뽑기 위한 키오스크를 이용해야 하는 수제 버거집.

나름 핫플레이스인가 보다.

번호는 21번.

얼마나 맛있나 보자.

시그니처 버거세트를 10인분 주문하고 기다리는 시간. 역시나 어른들은 기다리는 걸 힘들어하신다.

기다리면서까지 좋아하지 않는 버거를 먹어야 하냐고 말씀하시곤 수제 버거 세트를 쏘신 어머님도 10만 원이 넘는 가격에 놀라신다.


어머님, 아버님. 수제 버거이옵니다.

맛있게 드시어요.

버거를 챙기고 다시 집으로 향하는 시간.

버거를 좋아하지 않으신다고 하시던 두 분이

차 안에서 맛있게 드신다. 시장이 반찬이어라.



산이 많은 강원도답게 터널이 길고 많다.

긴 터널 속에서 꽝하는 소리와 함께 차가 부딪히는 소리도 들리고 갓길에 접촉 사고가 난 차량들도 제법 보인다. 처음 가본 영동고속도로는 많은 여행객들만큼이나 설레기도 했지만 사고 소리와 긴 터널에 놀라기도 했다. 다친 분들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갈 때 8시간, 올 때 7시간이 걸리는 먼 거리였지만 역시나 여행은 즐겁다.

이래서 돈을 버는 거지.

우리나라도 이렇게 새로운 곳이 많은데, 대한민국이 작다는 건 다 거짓말 같다.

두 번 다시 바다는 안 가겠다고 하시지만 부모님들이 또 함께 가실 것도 안다.

아이들은 커가고 부모님은 늙어가시고 우리 부부는 나이 들어간다.

여행이란 건 인생에서 추억을 쌓는 경험인 것 같다.

그 추억들을 계속 쌓아가야겠다.

몸은 힘들지언정 마음이 즐거우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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