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또 다른 요가다
나는 컨트롤 욕구가 강한 사람이다.
영어로는 컨트롤 프릭(Control Freak!)
예전엔 인정하지 않았지만, 마흔이 된 지금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특히 나 자신에 대한 컨트롤이 강하다.
마음먹은 건 반드시 해야 했고, 혼자일 때는 그것이 장점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들기 전까지 내 삶을 내 방식대로 설계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파트너와 아이가 생기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남의 인생은 물론, 내 삶조차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컨트롤을 잃는 순간 중심이 흔들리고, 그와 함께 마음까지 무너졌다.
피로와 분노, 좌절과 슬픔이 한꺼번에 몰려와 나를 밑바닥으로 끌고 갔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설명하기 어려운, 깊고 어두운 소용돌이였다.
그때 나를 구해준 건 요가와 명상이었다.
수련을 마친 뒤 찾아오는 평온, 뒷목과 어깨의 긴장이 풀리고 배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기운.
그건 카페인 같은 인위적인 각성이 아니라,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새로운 주파수였다.
주파수가 살짝만 바뀌어도 같은 세상이 지옥에서 천국으로 변했다.
그때 나는 믿었다.
“마음을 컨트롤할 수 있다면 나는 행복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깨달았다.
진짜 요가와 명상은 ‘마음을 컨트롤하는 것’이 아니라 ‘컨트롤을 놓아버리는 것’이라는 걸.
컨트롤이라는 개념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언젠가 반드시 그것을 잃고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놓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우리는 더 강해진다.
좋은 일에도, 나쁜 일에도 흔들리지 않고 설 수 있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파트너든, 아이든, 사람을 컨트롤하려 하면 관계는 금세 균열이 생긴다.
내가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나는 글쓰기를 만났다.
글쓰기는 또 다른 나의 테라피였다.
삶의 오르내림 속에서 내 마음을 정직하게 마주할 수 있는 시간.
휘어진 시선이 아니라 평평한 자리에서, 내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방법.
글을 쓰면 생각이 정리되고, 어지러운 감정이 맑아진다.
흩어진 조각 같던 일상이 문장 속에서 하나로 이어지고,
그렇게 완성된 글은 다시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
이제 나는 안다.
글을 쓴다는 건 컨트롤하려는 마음을 내려놓는 또 다른 방식이라는 것을.
글은 내 마음을 강제로 끌어당기는 게 아니라, 그저 흘러나오게 하는 과정이다.
쓰다 보면 알게 된다.
세상은 결국 내 뜻대로 되지 않지만, 그 속에서 내가 어떤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지.
그래서 글은 나에게 힐링이고, 고백이며, 살아가는 방법이다.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와 공감으로 닿기를 바란다.
글을 쓴다는 건, 내 삶을 조금 더 깊이 사랑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