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일 찾기] 20일간 글쓰기 모임
미션:
“오늘의 과제는 어떤 일을 할 때 즐겁고 신나는지 생각해 보고 그 생각을 글로 정리해봅니다. 지금까지 내가 경험했던 모든 일들과 앞으로 거쳐야 될 경험까지 모두 생각해 봐요. 글쓰기가 정말 나를 신나게 하는지, 다른 일이 나를 신나게 하는지, 천천히 생각해 보고 여러분의 생각을 정리해 주세요. 짧게요.”
-공대생의 심야서재, 이석현 글-
오늘 처음 본 걸까?
“짧게요.” 라는 미션.
(아..........나의 미션.......)
처음 이 모임에 왔을 때 나의 목적은, 가볍고 짧게 글쓰기를 해보는 것이었는데. 그 외에 목적은 없었었는데.
나는 언젠가부터 또 마음줄 정신줄을 놓고 운동장 자유 달리기 하는 옆집 개마냥(이름: 바니) 그렇게 이리 뛰고 저리 뛰었구나, 온갖 글질로.
길고 긴 문장들, 순간 오르고 사라지는 모든 단어들을 흘린 것 있나 없나 다 담아, 풀어놓았구나, 고백한다...
실패인건가. 나의 목적에는 실패다. 그러나 내가 아닌 적은 없었으니, 후회는 없는 걸로.
글의 태(짧게 쓰기)는 망쳤으나 모임의 태는 이뤄냈다.
‘신나는 글쓰기 방’
신이 났다. 흘러내리는 나의 모든 생각을 그냥 다 흘려보냈다. 검열해서 짧게 줄여내지 않아서, 그냥 막 자유로워서, 그래서 신났다.
생각지도 못한 단어가 키보드로 찍히고, 생각의 속도와 손가락의 속도가 합을 이뤄낸, 그 모든 날들의 모든 쓰기가 신났다.
미션이 힘들어 본 적도 없다. 오늘은 어떤 단어가 까맣게 그어질까, 궁금했었다. 그래, 설레었었다. 일상에선 쓰이지 않는 단어들이 출연해 ‘다른 공기’를 만들어 낸, 그 모든 날들이 즐거웠다.
하루 단위로, 정말 ‘오늘’ 단위로 살아낸 1월과 2월. 오늘 적힐 내 안의 단어들을 궁금해하며 하루만 내내 가득히 살아 보았다. 하루를 마치며 글을 써 보내면, 내일은 무엇이며 모레는 무엇일지. 하루 앞만, 딱 하루 앞 날만 보며 여기까지 왔다.
하루만 살았다. 정말 제대로 하루만 가득히 살아보았다. 18일간의 하루살이. 18일간 가장 깊게 숨 쉬어 온, 하루살이.
이제 이틀 남았다. 슬프다. 슬픈건 슬프지만, 여전히 내가 가장 사랑하는 감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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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고독. 언제나 고독.
그러니 지금 이 슬픈 순간은 내게,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