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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바꾸다

마인드가드너에서 lotus로

by lotus

사실 이름을 바꾸고 싶지 않았다.

마인드 가드너라는 내 이름이 마음에 들었고 사람들에게 내 글과 말로 작은 마음의 씨앗을 뿌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에 적절한 이름이라고 생각했고 만족 중이었다.


8월 강릉 여행 중이었다. 브런치에서 메일이 와있었다. 브런치에서 온 메일은 처음이었기에 연재한 내용 관련해서 새로운 제안이라도 왔으려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메일함을 열었다. 기대와는 다르게 이름을 바꿔달라고 요청하는 메일이었다. 같은 이름의 유저가 이름 저작권과 특허권(?)도 있으니 이름을 바꾸라는 내용이었다.


다소 황당했다. 세상에 같은 이름이 얼마나 많을 텐데, 나에게 이렇게 메일을 건넬 만큼 내가 견제될만한 대상인지.. 브런치에 글 쓰는 것으로 수익을 버는 구조가 없기도 하거니와 내 계정이 아직 그만큼 커져있지 않기 때문에 그 메일을 받을 때 띠용- 싶었다. 평화로운 내 여행 속 작은 유리조각 같은 거였다.


저작권과 상표등록권 등등 보내주시면 확인하고 이름을 바꾸겠다고 답했다. 뒤이어 메일로 모두 증명해 주었고 나 또한 받아들였다. 상표까지 등록되어 있으면 사업자로서 같은 이름을 쓰는 것에 신경 쓰일만하다는 어머니의 말에 납득했다. 그렇지만 아주 조금 억울한 것도 있는 건, 난 아무 수익도 내지 못하고 이름이 맘에 들어서 그저 쓰고 있는 중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따흡


아무튼, 이제 눈물을 닦고..

나는 lotus로 돌아왔다. 왜 '돌아온' 거냐면, 나는 줄곧 나를 lotus로 불렀다. 아버지가 영어이름으로 '연꽃'이라는 이름으로 lotus를 지어주셨기 때문. 그래서 블로그도 인스타도 lotus로 시작한다. 이름에 '연'이 들어가긴 하나 연꽃 연자는 아니다. 진흙 속에서 정화되어 깨끗하고도 진한 꽃잎을 내비치는 연꽃이 마음에 든다.


앞으로 적당한 이름이 없다면 일단은 브런치에서도 lotus로 살아갈 예정이다. 큰 마음먹고 만든 나의 새로운 이름이었던.. 마인드 가드너야 안녕. lotus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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