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숫자에 연연하고 싶진 않지만, 세어보니 그렇다.
28살, 만 27살에 네 번째 직장을 경험하게 되었다.
쉼 없이 달려왔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남들보다 느려서 우울하기도 했다. 롤러코스터 같은 생각의 허들을 넘나들며 감정을 컨트롤하느라 애썼던 나 자신이 마구 떠오른다.
24살부터 시작한 사회생활은 마냥 행복하지가 않았다. 좋아서 한 일들이 싫어지고 '일'은 무엇일지 '삶'은 무엇일지 지금 내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매일같이 되물었던 시간의 반복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지 않으면 희미해져 버리는 게 생각이라서.
음음 그래서 나는 지금 내게 또 묻는다.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어떻게 길을 만들어갈지. 참 웃기게도 몇 번 경험해 봤다고, 그냥 무덤덤하다.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일을 하면 또 그것만의 희로애락이 있는 것이라, 조금은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그렇지만 지난번 직장을 다니기 직전의 불안감보다는 덜 하다. 그냥 뭐, 좀 힘들긴 하겠지. 집에 가서 강아지 쓰다듬으면서 엄빠 품에 앵겨 응애거리며 직장에서의 일을 쏟아내고 조금씩 치유되다가 또 일하러 가겠지 뭐.
전과 다른 생각을 지니게 된 이유는, 내가 선택한 삶이라는 것을 인정했고 마음에 너무 많은 짐을 두지 않기로 했다. 나를 스스로 옭아매거나 속박하지 않기로 했다. 내 몸과 마음에 자유를 허락해야지. 차를 산 것도 그렇다. 나는 어디든 갈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떠날 수 있다. 나의 자유에 7할이나 럭키(내 차 이름)가 점유하고 있다.
이제 마음의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부단히 더 노력을 해야 하는데 나만의 방법을 몇 가지 찾았다. 일단은 수영을 하는 것! 수영이 너무 춥다면 PT라도 받을래. 자유수영하다가 강습받다가 또 싫증 나면 필라테스를 다니던 헬스를 하던 재미난 운동 하나를 해야겠다.
그리고 두 번째는 책을 다시금 읽어야겠다. 머리가 텅텅 빈 느낌 그만. 읽고 싶은 책 목록은 넘쳐나는데 글을 정말 안 읽는구나. 12월부터는 독서왕으로 다시금 태어나보자 왕 아니어도 되니. 글자 좀 읽자.
암튼 운동하고 글을 읽는 것, 그리고 기록도 하는 것.
아 그리고 서브 프로젝트도 하고 싶다. 뭐 거창한 것은 아니고, 취미 1개를 만들 거다. 좀 머리를 비울 수 있는 취미 1개. 뜨개질을 배우거나 그림을 그리고 싶다. 직업적으로 연관된 서브 프로젝트도 하나 할 건데, 아직 구체화하지 못했지만 공간에 방문해서 글 쓰는 것을 해보고 싶다. 공간을 소개하고 나만의 생각을 적는 것. 블로그가 될지, 브런치가 될지는 잘 모르겠다. 둘 다 적어도 좋고.
어제 문득 생각난 새로운 글 연재 아이템은, 내가 28살이 될 때까지 어떤 생각으로 이렇게 직장을 옮겨 다녔는지를 적어보는 거다. 나와 같은 생각으로 진로고민하는 사람들이 분명 많을 텐데, 나는 내 주변에 나처럼 직장을 옮긴 사람을 많이 만나지 못했다. 내가 경험한 고민과 아픔을 공유하면 나 스스로도 치유되며 정리될 테니. 하나씩 차근차근 정리를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