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몸의 건강함을 챙기는-운동/ (5)필라테스와 달리기.3
/ 달리기
필라테스와 함께 짧은 달리기를 시작했다. 필라테스와 달리기를 함께 하면 운동효과가 좋다고 한다. 달리면 숨이 차서 답답하고, 어릴 때 달리기 시합에서 꼴찌를 맡아하던 창피한 기억이 있어 달리기를 싫어했다. 멀리하던 달리기를 스스로 시작하다니 늦게나마 철이 드는지 신기하다.
집 앞 작은 공원에서 25분 정도 가볍게 뛰면 이동거리는 3km를 약간 넘는다. 공원 한 바퀴를 돌면서 2/3는 뛰고 1/3은 걷는데 무릎도 아프지 않고 지루하지 않다. 답답해서 힘든 느낌은 2-3바퀴를 돌고 나면 더 늘지 않는다.
뛰러 나가기는 내키지 않지만 뛰면 좋다.
몸에 피가 잘 도는 느낌이 든다. 여름 빼고는 차가운 손끝에 온기가 돈다. 건강검진 수치들도 조금씩 더 좋아졌다. 배출에도 효과가 있어서 달린 날은 화장실 가기도 편하다. 달리면 배와 허벅지 살들이 찰랑찰랑 움직이는데 이 부위의 지방들만 덜어지기를 기대한다. (아직 확인된 바는 없다.) 아침에 뛰고 나서 따듯한 물로 씻고 하루를 시작하면 뿌듯하고 상쾌하다.
빨라지는 호흡과 쿵쾅거리며 뛰는 심장이 살아있다고 명확하게 알려준다. 심장은 모든 순간에 움직이는데, 나는 그 존재를 긴장으로 두근거릴 때나 알아차렸다. 폐도 마찬가지로 들숨, 날숨을 평소에는 인식하지 못하고 당연하게 지나치며 살았다. 이 움직임이 멈추면 나는 세상에 없을 텐데, 나는 이 움직임을 결정할 아무런 능력이 없었다. 달리면서 떠오른 이 생각에 허무하면서도 나를 존재하게 하는 모든 활동들이 신비롭고 뭉클했다. 살아있게 해 줄 때 잘 살아야겠다.
공원을 뛰면서 느껴지는 계절의 변화가 좋다. 때가 되면 피고 지는 꽃과 잎들은 날마다 새롭다. 활짝 핀 꽃들만큼이나 피어나는 설렘이 담긴 꽃망울도 예쁘다. 봄에 뾰족뾰족 돋아나던 새잎이 맞나 싶게 5월의 나뭇잎들은 쑥쑥 자라고 색이 짙어진다. 오늘의 풍경을 다음에 볼 수 없다는 아쉬움과 새로운 모습에 대한 기대를 함께 느끼면서 뛰는 재미가 있다. 공원에서 운동을 하거나 이른 출근 하는 사람들과 마주친다. 하루가 활기차게 시작되는 장소에 있으니 오늘을 잘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뛰면서 오늘 하루의 계획도 세워본다. 어쩐지 마음이 밝아진다.
주 3회 달리기가 목표다. 날씨와 미세먼지 때문에 달리기 좋은 날이 충분하지 않다. 오늘 말고 내일 뛰자고 했다가 비가 오거나 미세먼지 나쁨이 되면 뛰지 못한다. 그래서 가끔은 날씨가 달리기를 허락하면 내일 할 달리기를 당겨서 오늘 뛰기도 한다. 미루지 않고 때에 따라 피고 지며 시간의 흐름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나무들처럼 나도 해야 할 때를 알고 해내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