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수소비

4. 생활을 안전하게 하는 - 절약 (3) 홀수소비

by 삶속의마음




(3) 홀수소비




돈은 안 쓰면 모이지만, 안 쓰고 살아갈 수 없다. 절약으로 시작되었지만 대충 먹고 대강 입는 내 모습에서 ‘정상 궤도 이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안 쓰기'에서 ‘지출관리’를 생각하게 되었다. 지출을 파악하고 예산을 세워두고 거기에 맞게 살림하기를 중요하게 여기기로 했다. 그리고 ‘홀수소비’를 시작했다.


나의 ‘홀수소비’란 홀수인 날에만 지출하기다. ‘짝수소비’가 아닌 ‘홀수소비’가 된 이유는 31일로 끝나는 달이 많아서다. ‘31일’ 덕분에 홀수날짜가 많아서 쉬울 것 같았다. 엄격하게 다그치면 쉽게 포기하는 나를 인정하고 잘 달래서 길게 이어갈 방법을 생각했다.


‘이렇게 해서 부자가 되었어요!’라면 유명 해졌겠지만 그렇진 않았다. 대신 지출 관리가 쉬워지고 쇼핑에서도 미루기가 되었다. 당장 물건을 사고 싶다가도 짝수날이어서 소비를 미룬 채 다음날이 되면 급하던 마음이 약간 누그러졌다. 그래서 가진 물건 중에서 대체품을 찾기도 하고, 쇼핑몰 장바구니에 담아만 놓기도 했다. 한 달에 절반을 지출을 하지 않자 가계부도 밀리지도 않고 수월하게 쓰게 되었다. 바빠서 홀수날에 지출이 없으면 3일간 연속해서 소비를 안 하게 되는데, ‘3일 동안 쓰지 말자!’보다 쉽게 할 수 있었다. '다음에 분명히 더 좋은 조건으로 살 수 있어!'는 항상 맞지는 않는데 꽤 괜찮은 주문 같다. 덤으로 홀수날은 지출할 수 있다는 자유로움에 신나고 활기찬 기분이 되었다.


‘좋은 물건을 사서 오래 쓰면 오히려 돈이 덜 든다.’는 이야기가 처음에는 불편했다. 좋은 물건은 단지 비싼 물건이라 생각해서였다. ‘좋은 물건’에는 안목이 담겨 있다고 이해하고, ‘예산 범위 안에서’를 더하니 괜찮은 이야기가 되었다. 균형을 맞춰 소비를 하다 보니 품질이 좋고 내게 잘 어울리는 물건들을 찾아내는 능력이 키워지고 있다. 10년 넘게 잘 사용한 물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외출용으로 사용하다 시간의 흔적이 묻으면 일상에서 사용한다. 그렇다 보면 특별한 때와 평상시의 격이 맞춰진다. 정말 낡아지면 아쉬운 마음으로 비우게 된다. 덕분에 옷장도 간소해지고 10년은 쓸 물건을 사야 해서 지출에도 신중해졌다.


잘하고 있다고 자만하고 있었는데 ‘홀수소비’를 다시 신경 써서 해야겠다. 새로운 느낌이 들면서 고물가 시대를 잘 지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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