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약압박

4. 생활을 안전하게 하는 - 절약 (2) 절약압박

by 삶속의마음




(2) 절약압박




몸이 아파 회사를 그만두고, 재취업을 위해 학원을 다니며 모아둔 돈은 야금야금 사라지고 있었다. 예상보다 많은 돈이 필요했고, 돈이 사라지는 속도가 빨라지니 마음이 급해졌다. 이때 직장생활 시작하며 들었던 종합건강보험도 실효되었다. 당장 빠져나가는 돈이 아쉬웠고,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나중에 다시 넣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재취업하고 다시 살려보려 절차를 밟았지만 안 되었다. 나중에 새롭게 보험을 들면서 실효시켜 해지된 보험의 괜찮았던 보장 내용이 떠올라 마음이 쓰렸다.


재취업을 하고서는 다행히 이전보다 마음가짐이 단단해졌다. 보통통장에 천만 원을 모으기 힘든 사람임을 알았기에 적금을 통한 저축을 우선순위에 놓았다. 취업준비 기간에 돈이 줄어들며 불안하던 기억이 생생해서 ‘일단 모은 후에 쓰자!’는 마음이 들었다. 새로 취업한 회사는 복장은 자유롭고 점심과 간식도 주어서 출근하면 지출 없이도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결혼 계획도 실행되고 있어서 더 열심히 저축을 하고 싶었다.


돈이 차곡차곡 쌓이는 적금통장이 좋아지면서 한편에선 절약에 대한 압박이 시작되었다. 돈 쓰기가 아깝고 싫어서 조금은 춥고 배고프고 다리가 아팠다. 데이트를 하면 분식을 주로 먹고 공원 산책을 많이 하고 서점을 자주 다녔다. 돈의 액수가 선택에 큰 영향을 주었다. 여기에 불을 지핀 것은 남자친구(현재 남편)였다. 정확히는 어머님이시다. 어머님은 알뜰하고 부지런하시다. 결혼 전에도 어머님을 완벽하게 닮을 날은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이 맞았다. 남자친구도 자연스레 그런 모습을 배우며 자랐고, 특히 작은 돈이 새어나가는 것을 싫어했다. 어느 날 분식을 먹고 카드로 결제하려는데 현금만 받는다고 해서 남자친구는 식당에 나를 두고 현금을 찾으러 갔다. 금방 온다며 휴대폰도 두고 갔는데 한참 동안 오지 않았다. ‘언제 오나?’라는 기다림이 ‘무슨 일 있나?’는 불안으로 바뀌고서야 왔다. 현금을 찾으며 수수료 내지 않아도 되는 ATM기를 찾다가 늦었다고 했다. 기다리는 사람 생각은 안 했냐며 다퉜지만, 이 사람과 함께 살려면 나는 어때야 하는지 제대로 깨달았다.


돈이 빨리 모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아껴야 한다는 압박이 크고, 마음이 급하다고 돈이 더 잘 모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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