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생활을 안전하게 하는 - 절약 (4)관리-내 손바닥 안이야!
(4) 관리-내 손바닥 안이야!
‘외식비 지출 0원’을 한 달 동안 해봤다. 생활비를 10% 정도 줄이려고 했는데 식비에서는 외식비가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평소 외식을 자주 하지 않았지만 한 달간 아예 외식 없이 지내려니 신경이 많이 쓰였다. 풍선효과로 간식비는 조금 늘었지만 한 달간 잘 지켰다. 그때 일기에 뿌듯해하며 나를 많이 칭찬했더라. 성격이 나빠지는 듯하여 짧게 했지만, 특정 영역의 지출을 0원으로 만들면 그동안의 소비를 점검하게 되고 자신감이 늘어난다.
한 달간 커피를 사 먹지 않고 그 돈을 모아봤다. 기분을 새롭게 하기 위해 커피를 사면서 푼돈을 모아야 푼돈이라며 가볍게 생각했는데 정말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동안 집에 돌아다니는 티백들로 차를 마시고, ‘카누’를 담은 텀블러를 가지고 다녔다. 종이컵 안에 그 돈을 모아보니 푼돈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 돈으로 비싸서 가끔 먹는 크림치즈 타르트 한 판을 주문했다. 냉동실에 얼려두고 주말에 한 조각씩 먹으며 푼돈을 모으면 타르트가 되는 즐거움을 누렸다.
가계부를 쓰고 외식비를 줄이고 커피를 줄여도 고정지출이 많아서 전체 지출이 크게 바뀌진 않았다. 대신 상황이 변해서 수입이 변동될 때 '이런 소비를 줄이고도 나는 그럭저럭 잘 지내겠구나'라고 안심했다. 월말이 가까워져 가계부의 그래프가 ‘예산 초과’를 빨갛게 표시할 조짐이 보이면 소비를 ‘잠시 멈춤’하고 냉장고 정리에 들어간다. 나중에 먹겠다고 얼려 둔 재료나 남겨둔 채소들은 없는지 찾아내서 2-3일 동안 집밥을 열심히 먹는다. 사고 싶거나 필요한 물건들은 메모를 해놓고 다음 달에 구매한다. 이렇게 월말에 소비를 잠시 멈추고 냉장고를 비우면 어쩐지 살도 빠지는 것 같고, 살림도 대단히 잘하는 듯 느껴진다. 버려지는 음식은 없고 지출도 잘 관리하는 모습이 나의 불안감을 덜어준다. 생활을 잘 꾸려간다고 안도하는 경험이 쌓이면서 더 잘 관리하게 되었다. 자연스레 저축을 먼저 하고, 필요 없이 새어나가는 돈을 피하게 되고, 가계부를 충실히 쓰게 되었다. 좋은 제품을 사서 오래오래 아껴 쓰기를 좋아하게 되었다. 낡음을 먼지로 가려두지 않고 반들반들 윤을 내며 살림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