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드레 Aug 29. 2022

어제 전하지 못한 말을
내일은 할 수 있을까.

영화 <어제>, <내일> 리뷰


영화 ‘어제’는 가족관계를 중심으로, ‘내일’은 친구 관계를 중심으로 그린 단편영화이다. 김혜윤 배우가 주연인 두 개의 영화는 시작하는 장소도 끝나는 장소도 다르게 표현되어 있어서 별개의 영화이지만 미묘한 이약기들은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제는 지나갈 오늘이고 내일은 다가올 오늘이라는 것에 주목하며 나를 아우르고 있는 주변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어제>

가족이라는 존재는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존재일까. 혜지에게는 흩어진 가족과 그들을 온전히 꺼낼 수 없다. 가장 가깝게 지내는 친구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던 모습을 보이게 되면서 쉽게 말할 수 없는 속마음이 더 구석으로 들어간다. 익숙한 것에서 낯선 것들로 뻗어나가는 주변의 환경은 도저히 적응할 수 없지만 하루는 또 지나간다. 어제는 오늘이 되고 오늘은 어제 하지 않았던 이들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유일하게 속마음을 털어놓았던 재국에 대한 이야기가 더 풀리지 않아서 아쉽다.



<내일>

어제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은 너무 당연하게도 오늘의 이야기로 흘러온다. 함께했던 시간을 지나 함께할 수 없었던 시간에 도달하면 조금씩 벽이 쌓인다. 영원히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관계는 오늘 하지 못한 말들로 인해 내일을 꿈꿀 수 없게 되었다. 곳곳에 잔존하고 있는 공백을 다시 채울 수 있을까. 걸음만 떼면 어디든지 나아갈 수 있는 곳에서 편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던 슬기는 그 공백을 채우지 않고 자신이 존재하던 곳으로 다시 돌아갈 것 같다. 영화에서 다 다루지 못한 이야기들이 궁금해진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하지만 동시에 사랑할 수 없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