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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Aug 27. 2022

사랑하지만 동시에 사랑할 수 없는.

단편 영화 <엄마 극혐> 리뷰


모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모녀의 관계는 친구 같은 존재로 서로 의지가 되는 관계이지만 그 이상을 넘어서는 관계이기에 더 복잡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에 본 ‘로스트 도터’라는 영화를 보고 나서 더욱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데, 모성애라는 단어가 절대 변하지 않는 개념이라고 생각했었던 나에게 신선함을 가져다주었다. 어떻게 보면 무책임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은연중에 강요해왔던 어떤 개념을 비틀어 버림으로써 과연 엄마라는 존재는 어떤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물음을 이제야 해보는 것 같다. ‘모두가 그렇게 하니까’가 아니라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을 지금에야 마주하게 되었다. 이 영화는 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필름 - 젠더 섹션에서 감상이 가능하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사랑하는 존재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은 마치 드러내지 않아야 온전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어떤 감정을 드러내고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임에도 왜 이렇게 침묵을 유지하기 시작했을까. 이 영화는 가영이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이 엄마에 의해서 존재 자체를 거부당하는 마음에 부정적인 감정으로 시작한 자신의 영화를 찍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영화와 현실이 겹쳐지며 그 누구보다 엄마의 사랑을 온몸으로 받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처음이라는 두려움은 항상 존재한다. 우리의 미래는 경험할  없는 것들이기에 지금의 나의 선택과 행동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있다는 것을 무엇보다  알기 때문에  두려움은 엄청난 크기를 자랑한다. 두려움을 표출하는 부정적인 감정은 항상 나를 소중하게 여겨주는 이에게 솟구친다. 대물림하고 싶지 않으면서도 남들처럼 하길 바라는 마음이 나이고 싶은 마음과 끊임없이 충돌하기 때문일까.  사람이 다른 방향에서 서로의 삶을 바라보며 이해라는 종착지에 도달하는 순간을 마주한다. 물론 끊임없이 '극혐'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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