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미트> 리뷰
제한된 시간 내에 한계(limit)를 넘어서기 위한 사투를 그대로 담아낸 추격 액션 스릴러 영화 '리미트'를 소개한다. 노자와 히사시의 소설 '리미트'가 원작인 이승준 감독의 신작이다. 아동 연쇄 유기 사건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는 예상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여러 신념이 부딪히는 순간이 다소 날카롭게 표현된다. 예측 불허의 상황과 결코 내려놓을 수 없는 두 가지 역할 사이에서 각 인물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아이를 향해 뻗어오는 손길과 그를 뿌리칠 수 없는 아이가 교차된다.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공간에서 저항하지도 못한 채 납치된 아이를 찾기 위해 수사가 진행되지만 범인의 추적이 쉽지 않다. 딸의 유괴 소식에 쓰러진 피해자 엄마를 대신해 소은이 엄마 대역을 맡게 되고 부족한 단서로 인해 수사에 난항을 겪는 와중 소은에게 수상한 전화가 걸려온다. 그 전화로 인해 최악의 상황에 치닫게 된 소은은 사건을 해결하면서도 자신의 전부와 다름없는 이를 위해 한계를 넘어선 추적을 감행하며 누구도 모를 치열한 추격전이 펼쳐진다.
여러 번의 총격전 속에서 충동적인 인물들과 대치하는 순간에 다다르며 영화에서 엄마라는 존재는 각기 다르게 표현되는 것을 보여준다. 누구에게는 나를 버린 존재, 혹은 모든 것을 다 줄 수 있는 존재가 되는데, 이는 빼곡하게 들어찬 기억들로 인해 은연중에 묻어나는 편견으로 자리 잡아 사소하고 살아가고 있는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 이 부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부족했지만 누구에게나 같은 모성애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인상적이었다.
이정현, 문정희, 진서연을 주축으로 이루어진 영화는 최상의 조합이라고 할 만큼 기대감을 자아냈다. 그리고 엄마판 테이큰이라고 할 만큼 처절한 액션과 감정 표현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그 긴박감에 비해 매끄럽지 않은 각본이 몰입감을 떨어뜨린다. 여러 선택의 개연성과 부족한 이야기 구조에는 뛰어난 연기로 가득 메워도 역부족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준 것이다. 뻔함에 촌스러움을 더한 뻔뻔함에 모든 선택지의 흩어짐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짧은 시간 내에 풀어내기엔 부족한 서사와 매끄럽지 않은 이야기가 아쉽게 느껴진다. 이제는 여성 서사의 시작이 아닌 한계를 넘어서는 이야기를 보고 싶다.
15세 관람가이지만 다소 잔인하니 관람에 유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