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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Sep 12. 2022

환상 속의 썸머에서 현실의 어텀으로.

영화 <500일의 썸머> 리뷰


마크 웹의 '500일의 썸머'는 조셉 고든 레빗과 조인 데이셔넬을 중심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이다. 처음부터 너무 달랐던 그들이 언제나 그 계절에 머무를 수 없는 시간 같은 사랑을 담았다. 겹겹이 쌓였지만 조각조각 흩어진 500일의 시간은 어떤 계절을 담고 있을지 문득 궁금해진다. 사랑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 부분들과 그렇지 않은 부분들을 톰과 서머의 관계를 통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듯하다.


 

남자 주인공의 시점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같은 계절에 있지만 사뭇 다른 온도에 머무는 톰과 썸머의 모습을 보여준다. 썸머에게 운명을 느끼며 조금씩 다가가는 톰, 자신만의 신호를 알아채지 못하는 썸머에 좌절감을 느낀다. 그렇게 시간은 계속해서 지나가고 어떤 계기에 의해 관계가 진전되며 그들은 시작하게 된다.  온도는 다르지만 사랑하는 마음은 같아서 좋은 기억이든, 좋지 않은 기억이든 함께 할 수 있었다. 톰의 500일 중에 어떤 날도 썸머가 빠지지 않지만 함께할수록 환상이 조금씩 벗겨지며 현실로 바뀌며 그 운명은 조금씩 깨져간다. 하지만 그 운명이 깨지는 것을 아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기엔 아직 어리석었기에 한참 후에 깨닫게 되었다. 운명은 없지만 우연은 언제든지 만들 수 있기에 계절이 바뀌면서 여름을 놓아주고 가을을 맞이한다. 링고 스타보다 건축이 더 잘 어울리는 계절로.



지극히 톰의 관점으로 비치는 이 영화는 서머를 나쁜 사람으로 규정한다기보다는 그때 나이의 미숙했던 톰이 서머를 환상 속에 가두어놓고 생각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특히 현실과 이상을 구분하는 장면이 그를 뒷받침한다. 늘 나서지 않고 소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도 그렇고 가볍다고 생각했고 결핍을 채우기 위해 톰을 이용한다고 생각했지만 깊고 진했던 썸머의 사랑을 다 이해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썸머의 취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장면을 통해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진 자신에 취해있다는 것이 썸머의 시선에서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다만 남자 주인공의 시점으로 시작하는 만큼 그의 시선에 가려진 여자 주인공의 시점도 궁금해진다. '500일의 톰'을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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