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년시절의 너> 리뷰
왠지 모르게 끌리는 영화였던 ‘소년 시절의 너’는 포스터만으로도 상당한 흥미를 유발했다. 10대라는 나이의 순수함보다는 10대라서 자행할 수 있는 폭력이라는 이름이 끔찍한 상황까지 이끌 수 있는지를 그대로 담아낸다. 보호받아야 하는 나이임에도 누구도 보호해주지 않는 상황을 첸니엔을 통해 보여주며 그와는 전혀 다른 성향의 사오 베이를 통해 한 번도 받지 못했던 보호를 받게 된다. 그 시절의 ‘너’와 ‘나’를 바라본다.
입시 과열의 학교, 좋은 성적을 받기만 하면 멋진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교육을 받으며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한다. 좋은 성적을 받기만 하면 인성은 포기해도 된다는 걸까. 학교폭력으로 인해 한 학생이 죽었음에도 사진을 찍으며 구경하기에 바쁜 다른 학생들 사이에서 자기 겉옷을 벗어주는 첸니엔. 그는 그 사건 이후 괴롭힘의 대상이 된다. 그런 위험한 세상 속, 그 누구도 첸니엔에게 손을 내밀지 않는다. 보호자가 되어야 할 어른들은 빨간 천으로 건물을 휘감고 좋은 성적으로 멋진 인생을 살아가라고 요구할 뿐이다. 어떤 테두리 안에 들지 못하면 내치고 아이들은 그것을 습득 한다.
집에 돌아와도 쉴 곳 없는 첸니엔은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집에 가던 중, 한 무리에게 심하게 맞고 있는 사오 베이를 구한다. 그 일을 겪은 후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는 첸니엔에게 두 걸음 더 나아가라고 지켜주는 샤오베이가 다가온다. 끊임없이 도움을 요청했던 첸니엔에게 다가온 결과는 절망, 그리고 절망, 절망뿐이었다. 절망 속에서도 더 좋은 날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살아가는 첸니엔에게 또 뻗쳐오는 학교폭력. 위급한 순간에서도 도움받을 수 없는 상황을 겪고 나서 사오 베이를 찾아가 자신을 지켜달라고 한다. 조금 다르지만 비슷한 서로의 세상을 마주한 그들이 섞이며 서로를 바라본다. 첸니엔의 뒤, 맞은 편을 사오 베이가 항상 지킨다.
“넌 세상을 지켜, 난 너를 지킬게”
누군가를 비껴간 학교폭력은 또 다른 방관자를 향해 달려가고 그 방관자는 끊임없는 어둠을 뱉어낸다.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학교라는 공간이 그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바깥의 어둠을 통째로 들이마시거나 잔혹한 약육강식을 아이들이 몸소 느껴야 한다. 무한 경쟁 사회가 만들어낸 긴장감은 이런 모습을 만들어냈다. 영화 곳곳에 숨겨져 있는 중-국의 모습에 몰입감이 살짝 떨어지지만 이런 주제와 내용으로 개봉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싶었다. 무책임한 어른들, 변하지 않는 사회 속에서 아이들은 같은 어른이 되어 가겠지만 둘만은 서로를 마주 보고 울면서 또 웃고 서로를 지키며 무책임하지 않은 어른이 되지 않을까.
잔인하게 흑백으로 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오로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던 그때 소년 시절의 너희를 잊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