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가씨> 리뷰
영화 '아가씨'는 1부와 2부, 그리고 3부에 거쳐 막강한 외부의 요소와 그에 맞서는 두 사람의 이야기이다. 더운 여름 복숭아를 물어 달콤한 향을 혀로 느끼는 듯한 느낌이 든다. 본연의 여성상을 억압하는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랑의 감정을 드러내어 왜곡되지 않은 본능이 살아 숨 쉰다.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은 아가씨와 그를 노리는 백작은 그를 억압하고 남성들의 성적 판타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상징 자체로 만든다. 하지만 그에게 고용된 하녀 숙희를 만나면서 아가씨 주변의 모든 것들이 바뀌기 시작한다. 아가씨 사방에는 욕망 만이 솟구쳤지만 욕망 없는 순수한 눈으로 다가온 것은 오직 숙희, 숙희였다.
언제부터였을까. 코우즈키에 의해 정해진 언어와 행동 만을 내뱉던 인형이었던 히데코에게 거침없이 정제되지 않은 언어와 행동을 하는 숙희가 다가오면서 히데코의 세상은 변화를 맞이한다. 어쩌면 처음 본 순간부터 그들은 사랑에 빠질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염병, 이쁘면 이쁘다고 미리 말을 해줘야 할거 아니야." 히데코는 숙희에게 숙희는 히데코에게 서로를 속이려 하는 만큼 서로에게 흠뻑 빠져들고야 마는 그들의 마음이 뜨겁게 느껴진다. 특히 치통을 호소하던 아가씨의 치아를 숙희가 갈아주던 장면에서.
남자들에게 단지 복숭아처럼 느껴지는 아가씨를 복숭아가 아닌 히데코 그 자체로 바라보아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벚꽃나무에서 숙희는 아가씨를 구원했고, 아가씨를 구원함으로써 자신도 구원했다. "내 인생을 망치러 온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 숙희는 어느 시점으로 봐도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에 깊이 숨겨진 히데코의 마음을 파내어 숙희를 심었고 둘의 사랑이 더더욱 빛났다.
무지의 경계선을 넘어가는 지식을 가진 여러 사람들도 또 다른 착취를 만들어내어 무지의 횡포를 행한다. 누군가는 재산을, 누군가는 몸을 바라던 자들은 욕망에 삼켜지고 어떤 목적 없이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그 누군가만이 억압과 굴레(장갑에 끼워진 반지)를 동시에 집어던지며 하나가 된다. 아름다운 것은 참으로 잔인하지만 후반에 들어서면서 그 잔인한 것이 소거되며 진정한 아름다움을 합치며 더욱 아름다움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