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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Oct 18. 2022

현재에만 느낄 수 있는 행복을 향해.

영화 <티켓 투 파라다이스> 리뷰

줄리아 로버츠 그리고 조지 클루니라는 이름만으로도 보러 갈 이유가 충분한 영화 <티켓 투 파라다이스>는 <맘마미아 2!>를 연출했던 올 파커 감독의 새로운 작품이다. 10월 12일에 개봉한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이지만 딜콤살벌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두 베테랑 배우가 만들어내는 연기의 케미가 이 영화의 주요 이야기의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며 보다 많은 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풀리지 않을 것 같았던 문제들이 조금씩 풀리며 또 다른 의미를 뻔하지만 따뜻하게 풀어나간다.



운명 같은 사랑을 느꼈던 데이비드와 조지아는 서로가 없는 지금을 살아가고 있다. 그때와 전혀 다른 상황이지만 그들은 딸 릴리와 연관된 일이 아니면 대면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대형 로펌 입사를 앞둔 딸이 발리에서 운명의 남자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해 오게 되고 항상 의견이 맞지 않았던 두 사람이 의기투합하게 되고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비행기에 올라타게 된다. 이들은 과연 결혼을 막을 수 있을까.



'나'가 아닌 '타인'을 중심으로 한 삶은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릴리 또한 자신의 목표가 아닌 부모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갔던 터라 목표를 이루고 나니 찾아오는 허탈함을 견딜 수 없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릴리가 발리로 떠났고 새로운 세상을 만났으며 그곳에서 느낀 것들을 통해 처음으로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그것이 부모님이 원하지 않을지라도 릴리는 그 사랑을 멈추고 싶지 않다. 사랑을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지만 릴리가 마주했던 건 자신이 기존에 누렸던 모든 것들과는 정반대에 있는 삶이었다.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에서의 자유보다는 자신이 앞으로 살아갈 사회에서의 자유를 택한 것이다.



현실과 상황은 성격을 드러내고 그들은 자연스레 반대가 되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 상황을 겪었기에 짧은 기간의 만남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시간도 감정도 변하지만 변하는 것 앞에서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늘 앞에 있는 것에 충실하며, 언제 찾아올지 모를 미래 때문에 현재의 행복을 누리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들이 사랑의 말보다 상처의 말을 꺼내어 긴 불행을 겪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고 서로를 위해 지금 건넬 수 있는 사랑의 말을 꺼낼 때다. 좋은 건 뒤로 미루는 게 아니다.



우리는 왜 운명적인 사랑에 끊임없이 빠져드는 걸까.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은 환상에 뒤덮여 있어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아름다운 것 또한 삶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순간,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진심을 다한다면 당신이 건넨 이 티켓이 정말 '파라다이스 행' 티켓이 바뀔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만 단번에 찾아오는 화해가 존재할지는 의문이다. 영화관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과 배우들의 연기에도 곳곳의 빈 공간을 메우지는 못하기에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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