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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Dec 07. 2022

당신을 잊어서는 안 될 지금 이 순간.

영화 <너와 사랑한 시간> 리뷰


사람을 사랑하는 데에는 어떤 단어도 어떤 수식어도 어떤 조건도 필요치 않기에 기억은 머릿속에서 잊혀도 감정은 가슴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사라지는 기억과 잊히지 않는 사랑의 감정을 그대로 바라보는 순간을 그린 영화 <너와 사랑한 시간>을 소개하려 한다. 명확하지 않은 기억과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사랑이 교차하며 가슴을 뜨겁게 울릴 시간이 영원히 지속될, 매일 기억을 잃어도 매일 사랑에 빠질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나면 기억을 잃는 남자 류아오는 주변의 흔적을 더듬어 현재의 자신을 되찾는다. 그렇게 기억을 돌이키고 나면 정해진 스케줄대로 움직이며 일상을 살아간다. 그리고 치료를 위해 간 곳에서 심리치료사인 쉬싱웨를 만나게 되고 혼란스러움으로 가득했던 그의 마음은 상실을 잊어버린 듯 그에게 빠져든다. 시작과 동시에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잊지 말아야 할 이 사람을 자신의 머리와 가슴에 새긴다. 과연 류아오는 이 사랑을 지킬 수 있을까.



반면, 상담가의 금기인 내담자와 사랑에 빠지게 된 쉬싱웨는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류아오와 거리를 두려 한다. 하지만 함께하는 순간이 길어지며 서서히 빠져드는 마음을 멈출 수는 없었다. 류아오의 기억을 알면서 시작한 관계여서일까 모든 시련을 견디고 나서부터는 사랑을 전개하는 속도가 빨라진다. 빨라질수록 견고 해지는 마음속 그가 자신을 계속해서 기억해주길 바랄 뿐이었다.



두 사람의 사랑을 공유할 하나의 곡이 영화 상영 내내 귓가를 맴돈다. 짧은 시간이라고 할지라도 결코 얕지 않은 두터움이 계속해서 사라지는 기억을 덮쳐온다. 여러 만겁을 지나도 다시 돌아올 거라고 믿는 그 신뢰가 살아가게 한다. 끊임없이 반복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지치지 않는 대신에 아픔을 공유하지 않는다. 전반부가 류아 오의 시선으로 채워져 있다면 후반부는 쉬싱웨의 시선으로 채워져 있다. 그에 따른 애절함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후반부의 갑작스러운 전개는 울컥함을 불러일으켰으나 작품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떨어뜨려 아쉬움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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