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리뷰
우리의 삶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스마트폰은 너무 당연한 존재다. 휴대폰의 본 기능이었던 전화의 기능을 넘어 금융, 업무, 소통을 비롯한 많은 것들을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되었다. 스마트폰 하나만으로도 때에 따라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만큼 생활 속의 개인은 더욱 스마트폰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개인 정보가 빼곡히 담겨있는 스마트폰, 그 덕분에 번거롭지 않을 수 있지만 그 편리함이 가져다주는 편안함이 악용되는 순간을 맞이한다면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현실 가까이 파고든 일상의 공포를 그린 영화 '단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를 소개한다. 넷플릭스에서 2월 17일 공개되어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한 개인이 그로 인해 자신의 일상 전체가 뒤틀리게 된 순간을 그렸다.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마트폰.
예전의 휴대폰 기능과는 달리 모든 순간을 기록하는 활동들을 통해 스마트폰의 기능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나미 또한 그 기능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으로서 항상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어느 날 밤, 나미는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게 되고 그것을 습득한 준영이 스파이웨어를 설치하여 돌려준다. 너무 당연하게도 그 사실을 모르는 나미는 다시 일상을 살아간다. 그 모습을 스마트폰을 통해 지켜보고 있던 준영은 그녀에게 접근하기 시작한다. 쉽게 연결되는 만큼 쉽게 끊어지는 스마트폰의 기능을 이용하여 피해자들의 sns를 비롯한 취미, 인간관계, 직장 등을 파악하여 접근했고 피해자의 삶을 고립시켜 생명까지 빼앗은 수법을 나미에게도 적용하며 그녀의 생활을 침범한다. 그렇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정보가 유출되고 있다는 소름 끼치는 사실을 꿈에도 모르던 나미는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야 그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 조금씩 갈라지기 시작하는 일상을 되찾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려 하는 나미에게 돌아온 말은 증거를 찾아오라는 말 뿐이었다. 그는 해결하기 어려운 일들에 놓인 나미는 과연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 공포에도 끊임없이 닥쳐오는 편안함.
어떠한 이유로도 타인의 삶을 침해하고 생명을 해치는 일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악의를 가진 누군가의 손에 들어간다면 나의 일상이 위협받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장담은 금물이다. 그런 순간을 연출한 영화의 상황이 다소 극단적으로 흘러가지만 충분한 경각심을 심어준다. 마치 2021년에 개봉했던 영화 보이스의 메시지가 생각나기도 했다. 이미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버린 스마트폰은 불안감이 편리함을 이기지 못한다. 이 영화를 보고도 아마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끊임없이 스마트폰의 편리함을 이용하고 있을 것이다. 설령 그 편안함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쉽게 놓칠 수 있는 소중함을 잃지는 말아야겠다.
공포의 극대화, 속도감의 박살
일본 소설을 토대로 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일본판으로 이미 개봉을 한 바 있다. 그와 다른 점을 비교하며 볼 수 있어 흥미롭고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일본판에서는 범인을 추리하게끔 유도했다면 한국판은 처음부터 범인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가까워질수록 불안감이 더해지지만 피해자인 나미는 그 사실을 꿈에도 모르는 모습이 더욱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극의 전체 분위기에 실제로 일어날지도 모를 일상이 깔려 있다 보니 더욱 공포스럽다. 대조되는 상황에 현실감이 더해지며 소재 자체가 인상적이지만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일부 등장인물의 이해되지 않는 행동(사설 수리점, 폰을 바꾸지 않는 주인공, 많이 부족한 형사 등등)이 개연성을 망치고 극의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긴장감을 가득 주었던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가 상당히 아쉽다. 그럼에도 극본의 아쉬움을 달래는 건 역시 배우들의 연기다.